학교 수업과정을 마을교사들과 학생들이 연극으로 재구성해 공연

【충북·세종=청주일보】괴산 최준탁 기자 = 충북 괴산군 송면중학교(교장 김봉겸)와 송면마을교육공동체인 ‘솔멩이골마을교사협의회(대표 엄희진)’가 운영한 융합교육과정이 결실을 맺는다.

송면중학교는 2017학년도부터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 라는 주제로 마을어르신 전기문 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는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온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관점을 갖고 그 분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나누려고 하는 송면중학교의 수업 활동이다.

전교생 30명이 마을 어르신을 찾아가 뵙고 그분들이 들려주는 지난 삶의 이야기를 기록한 결과물을 책으로 엮어, 2017학년도에는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 2018학년도에는 "눈 오는 날 메주 할머니"를 펴냈다.

송면중학교의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 활동을 눈여겨 본 ‘솔멩이골마을교사협의회’에서 연극으로 만들 것을 제안하였고, 연극동아리를 구성하여 6개월 동안 준비했다.

‘솔멩이골마을교사협의회’는 괴산증평행복교육지구 사업 운영 주체인 ‘괴산어울림’의 송면 지역 활동 마을교사 단체이다.

연극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는 송면중학교 학생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뵈며 인터뷰 했던 수업 소감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김은희 마을학교 선생님이 대본을 완성하고 연출하며 마을교사 3분이 1학기 동안 지도했다.

송면중학교 학생들, 학부형, 교사, 마을 풍물패 등 30명 정도가 참여해 매주 월요일 저녁마다 구슬땀을 흘리며 일궈 낸 결실이다.

주인공을 맡은 유예윤(2학년) 학생은 “실제로 인터뷰했던 할머니의 이야기 부분이 연극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뜻깊게 느껴졌고 연습하는 동안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살아오신 이야기들이 뭉클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본을 완성하고 연출한 김은희 마을학교 선생님은 “우리 송면 지역의 아이들이 이렇게 뜻깊은 활동을 한 것이 대견해서 연극으로 꾸며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쓴 아이들이 글뿐만 아니라, 몸으로 그분들의 삶을 느끼고 공감하게 하고 싶었다. 몇몇 학생이 아닌 마을 전체가 함께 하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 어설프지만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준비하고 챙기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각자의 능력은 부족하고 보잘 것 없지만, 함께 모여 힘을 합치고 머리를 맞대면 풍족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적극적으로 해준 아이들, 선생님들, 마을주민들, 무엇보다 책의 주인공인 어르신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마을교사 협의회 대표인 엄희진 마을학교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이 마을이 어떤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이들이 알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리고 마을과 학교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마음과 힘을 합치는 과정들이 우리 마을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고 밝혔다.

마을 어르신 전기문 쓰기를 지도했던 송면중 김명희 교사는 “교사로서 더없이 행복한 경험이었다. 아이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글을 쓰고, 그것을 재주 많은 마을 선생님들이 연극으로 엮어 이끌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공동체로서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경험한 행복한 시간들이었다”고 전했다.

김봉겸 송면중학교 교장은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제로 구현한 귀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고생한 사람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14일 괴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솔멩이골 마을연극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는 1시간 정도 진행되며 마을 어르신들의 깜짝 출연도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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