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제로 마을 만들기”, “우리 동네 싹쓰리 챌린지”
다양한 주민 홍보 등 주민 참여로 차이나는 청정지역으로 변화 이끌어

【청주일보】 박창서 기자 = ▲ 한때 ‘쓰레기 몸살’ 앓던 복대2동, 주민들 스스로 해결 노력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은 고층 아파트 대신 단독주택과 좁은 골목길이 빼곡히 자리 잡은 동네다.

1990년대 초 도시계획사업으로 마을이 조성된 후 점차 구도심화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골목마다 쓰레기 불법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 복대2동은 한때 진한‘쓰레기 몸살’을 앓았다. 

뿐만 아니라 충북대학교 주변으로 새롭게 원룸촌이 형성, 대학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쓰레기 불법투기와 분리배출 미이행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전체 인구수 대비 노인 인구수가 많은 복대2동의 특성상 종량제 봉투를 통한 쓰레기 배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영향도 있다. 

행정복지센터에는 매일 골목마다 마구 버려진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민원 전화가 빗발쳤고, 취약지역 월 1회 청소와 종량제 배출 홍보 등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쓰레기 불법투기 근절’이라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결론 끝에, 복대2동은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응식)가 중심이 돼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쓰레기 제로(Zero) 마을 만들기" 사업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 "쓰레기 제로(Zero) 마을 만들기" 추진, 시작과 끝엔 주민들이 있었다.

2020년 9월, 주민자치위원회가 4개 직능단체와 합동으로 무단투기 쓰레기 근절 대책 간담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복대2동은 "쓰레기 제로(Zero) 마을 만들기"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갔다. 

같은 해 10월부터 복대2동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시민자율감시단으로 참여해 쓰레기 불법투기지역 집중 단속기간 중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야간 단속을 실시했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마을 환경정비를 주도했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결과 그 성과는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점검․관리․홍보를 이어나간 덕에 쓰레기 불법투기 취약지였던 10곳 중 7곳은 쓰레기 없는 청정지역으로 거듭났다.

복대2동 행정복지센터는 2020년 11월과 2021년 6월에 청정지역으로 변화한 지역 7곳에 대해 ‘복대2동 청정지역 선포 및 현판식’을 개최해 쓰레기 제로(Zero)를 위해 함께 고군분투한 주민들에게 큰 성취감을 안겨줬으며 현재 매주 금요일 마다 현장을 점검하며 지속 관리하고 있다.

 

▲ 잘 버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재활용’, 2021. 재활용품 수집 경진대회 최우수동으로 선정

청주시는 종이팩, 폐형광등, 폐건전지 등의 재활용품을 모아 화장지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복대2동은 어린이집, 학교, 공동주택, 상가 등에 재활용품 교환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그 결과 2021년 12월 기준 총 8.1t(종이팩 5.4t, 폐건전지 0.8t, 폐형광등 1.9t)의 재활용품을 수집해 2021년 재활용품 수집 경진대회 최우수동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자원순환형 사회구축과 자원 재활용 문화를 확산시키게 됐다.

 

▲ 생각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로, 호소문 등 효과적인 홍보도 한몫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생각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복대2동은 올바른 쓰레기 배출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쓰레기 배출 절대 금지’등 강압적이고 획일화된 문구는 처음 마주했을 때 잠깐의 경각심을 줄 수는 있지만 막상 그 효과는 미비했다.

복대2동 행정복지센터는 호소문 형식의 현수막을 제작, 색다른 홍보 방안을 모색했다.

이 길을 매일 지나다니는 초등학생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어른들에게 삐뚤빼뚤한 글씨로 전하는 부탁의 글은 차마 그곳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주민들이 이뤄낸 성과를 홍보하는 것 또한 중요했다.

복대2동 행정복지센터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이뤄낸 변화에 대해 짧은 홍보 동영상을 제작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패러디 형식의 유쾌한 홍보 동영상은 복대2동의 직능단체원과 청주시청 직원들 모두에게 공유해‘차이나는 깨끗한 마을 복대2동’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꼭 맞는 "우리 동네 싹쓰리 챌린지" 큰 호응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각 동의 통장들이 한 곳에 모여 환경정비를 하던 방식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복대2동 통장협의회(회장 권영숙)는 SNS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릴레이 챌린지 방식을 청소에 적용했다. 

"우리 동네 싹쓰리(Three) 챌린지"로 설명절을 맞이해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통장들이 매일 반장 등 3명씩(Three)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인증사진을 촬영한 뒤 직능단체 SNS에 공유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실시간으로 청소 챌린지 참여 현황을 공유하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대면 시대에 꼭 맞는 새로운 방식의 청소 활동은 마을 구석구석 환경 정비에 톡톡한 효과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복대2동 박종선 동장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행정력과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는 생각보다 굉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대2동은 쓰레기 불법투기 근절을 위해 쏟아 부었던 노력과 성과를 마중물 삼아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주민들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일구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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