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인파이터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 vs 아웃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라 -무하마드 알리

(1)8체급 석권한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57승2무5패 38KO)...
(2)47전 전승(26KO)의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
(3)5월 3일 낮 12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
(4)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

무하마드 알리라는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만든 것은 인종차별이라는 차별대우였다. 흑인이 갈 길이란 어쩌면 권투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사각의 링 안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 단순히 자전거 도둑을 혼내주려던 계획은 결국 큰 포부로 바뀌게 된다.

파퀴아오다 마찬가지다, 가난한 필리핀의 민중이 할 일은 권투였다. 한국도 배고픈 시대때는 복싱이 최고의 스포츠였다.

파퀴아오(미국 식민지였던 필리핀 영웅)
필리핀 내전을 멈출 정도의 필리핀 영웅이다. 이번 시합에 필리핀 정부는 TV, 선풍기 빼고는 모두 꺼라며 정전 사태 등을 우려해 초비상 사태에 들어갔다. 필리핀 작은 섬 민디나오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12살에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며 어려운 생활을 했다. 단돈 2달러를 벌기 위해 복싱을 시작한 파퀴아오는 1998년 WBC 플라이급 타이틀을 따내고,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치 프레디 로치의 지도하에 승리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체급을 올리면서 8체급을 평정한 놀라운 기록의 보유자다. 상대의 펀치를 맞으면서 들어가 전광석화같은 연타로 상대를 누르는 인파이터 스타일 복서다. 왼손 잡이

메이웨더(미국)
'복싱 명문' 출신. 아버지와 두 삼촌이 모두 복서였던 메이웨더는 이들의 영향으로 복서를 시작했다. 링 전체를 활용하는 전형적 아웃복서다. 상대가 힘이 떨어지면 그때부턴 봐주지 않고 달려들어 KO를 뺏아냈다.최근엔 판정으로 승부를 거는 경향이다. 안면에 펀치를 맞지 않아 복서답지 않게 '프리티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른손 잡이

서로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라, 이럴 경우 발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게 주목할 점이다. 파퀴아오의 특징은 스피디한 연타다. 10연발까지 나가는 연타가 흉내낼 수 없는 그의 무기다.

현재 파퀴아오는 내구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나이도 나이고 체급을 많이 올리면서 그렇게 되었으나 일단 내구력에서는 메이웨더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너무 얌전한 스타일이라 글쎄다.

대한민국에서 복싱의 인기는 7080시절의 이야기로 박제돼 있다. UFC가 인기를 모으면서 격투기 스포츠의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이번 대결 대전료 합계가 무려 2,698억 원에 다다르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복싱의 인기는 UFC와 레벨 자체가 다르다.

어린 시절 프로레슬링과 복싱은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였다.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홍수환, 박찬희, 김태식, 김환진, 김철호 등이 세계 챔피언에 오르면서 한국 복싱 인기의 씨앗을 뿌렸다면, 그 씨앗은 80년대 중후반 장정구와 유명우에 이르러서 화려하게 만개하였다.

박종팔, 김지원 (영화감독 김지운의 친형) 등이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면서 복싱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복싱의 인기는 급격하게 사그라졌다.

헝그리 스포츠의 이미지와 늘 위험을 달고 살았던 복싱이란 스포츠의 특성으로 인해 점점 복싱에 입문하는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어, 이제 한국 남자 복싱의 경우 세계 챔피언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이 대한민국 복싱에 새로운 전환점의 불씨를 조금이나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국내든 국외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면 그만큼 그 스포츠에 대한 인지도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저작권자 © 청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