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세종=청주일보】 남윤모
【충북·세종=청주일보】남윤모 본부장 = 신하의 기준잣대인 삼강오륜은 중국 전한(前漢) 때의 유학자 동중서(董仲舒)가 공맹(孔孟)의 교리에 입각해 삼강오상설(三綱五常說)을 논한 데서 유래돼 중국, 우리나라에서 기본적인 사회 윤리로 존중돼 왔다.

그중에 삼강은 군위신강·부위자강·부위부강으로 가부장제도와 전제군주하의 대표적인 사상(思想)과 예(禮)로 알려져 왔다.

신하는 세계 대부분의 역사에서 황제나 임금 또는 군주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예를 취하는 것이 충(忠)이며 예의 지신으로 충신의 표상으로 서술된다.

한나라로 중국을 통일한 유방을 거부하고 산에서 고사리를 뜯어 먹다가 굶어 죽은 백이와 숙제를 우리는 충을 지키다 살신성인 한 위인으로 후사가 들은 서술하고 있다.

현대에서는 백이와 숙제는 충실한 신하가 아니라 융통성 없고 무한정 어리석고 분위기 파악할 줄 모르는 고문관으로 표시되며 출세는 고사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삼강과 배치되지만 백성을 살리기 위해 오명을 뒤집어쓴 중국 오대 시대에 한림학사(현 국무총리)를 지낸 풍도(馮道, 882~954년)라는 인물이 있다.

풍도(馮道)는 당나라가 쇠락하자 지방토호들의 창궐로 생긴 5대 십국으로 중국 역사상 최대 혼란기인 907년부터 960년까지 53년간 역사상 최다인 다섯 왕조 10명의 군주를 섬겼다.

오대 십국기간인 당나라 말기 오랜 전란으로 농토가 황폐해져 군량이 부족해지자 인육을 먹기 시작했으며 백성들을 나포해 군량으로 삼는 일이 많았다.

군량인육을 대표적으로 사용한 진종관이라는 장수의 군대는 행군할 때면 큰 수례에다 소금에 절인 사람의 다리를 실어 식량으로 각 부대에 공급했다.

이런 끔찍한 시기에 탄생된 중국의 5대(후량, 후당, 후진, 후한, 후주) 전제왕조는 예의와 교양보다는 패악적인 군대의 힘으로 폭정을 휘두른 암흑기로 재상인 풍도는 자신의 영달과 명예를 뒤로하고 백성을 위해 살길을 모색한 실리주의로 평가되고 있다.

풍도(馮道)는 일부 사가들에 의해 백성을 위하는 점도 있지만 살아남기 위해 아첨을 일삼은 염치없는 신하로도 표현돼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극도의 혼란시기에 다섯 왕조를 섬기며 오명을 뒤집어쓰고 백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중국 재상 풍도(馮道)도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할 곳이 현재 우리나라 정치판이라고 비유하는 식자층들도 있다.

현대는 소신을 지키고 살아가면 사회적 적응력이 떨어져 왕따가 되며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분위기가 대세다.

이런 탓에 부모들은 자식에게 튀지 않고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살고 설령 그것이 사회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도 절대 관여 하지 말 것을 은연중에 교육을 받고 자란다.

이런 가정교육을 하는 대다수 학부모도 간혹 TV에서 정치인들의 언행 실수나 불미스런 일이 생기면 앞뒤 가리지 않고 갖은 욕설과 비난을 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다.

정치권 역시 올바른 소신보다 모략과 계략을 일삼아 패거리를 형성하고 그 패거리 내에서도 왕따 등 사회나 교육현장에서 나타나는 일상적인 병리 현상을 즐겨 사용한다.

내년 4월 12일 제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삼권분립이 무너져 의원 천국으로 변한 입법기관의 임명직 장관들의 적절치 못한 행위에 대해 여론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신하(臣下)는 도덕관념에 따라 예의(禮儀)와 염치(廉恥)를 처세의 옳고 그름으로 평가 했지만 현대에서는 패거리와 개인의 영달을 얼마나 노력했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위상과 위치가 정해지고 있다.

정치판의 생성에 책임이 있는 우리 백성들마저 선거철이 되면 언행일치가 안 되는 투표결과로 표리부동한 정치판이 생산되고 있다.

정치개혁은 법조항을 개정한다고 정치가 바로서지는 않는다. 정치인과 국민의 의식이 개혁돼야할 시점은 아닌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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