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대형 참사 일어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마지드 알하람-·'성스러운 사원')

(1)이슬람 최고 성지-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마지드 알하람-·'성스러운 사원')
(2)증축공사용 크레인 강풍에 넘어져 성전 안 신자들 참변
(3)정기순례 때 몰려들 인파 압사 막으려다 되레 사고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Grand Mosque·마지드 알하람) 증축공사 현장에서 11일 대형 크레인이 무너져 10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고가 발생일은 금요 예배(주마)가 열리는 날로, 21일 시작될 정기 성지순례(하지.Hajj)를 앞두고 세계 각지에서 무슬림이 몰려든 상황이라 인명피해 규모가 컸다.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로 성지순례 의식은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다. 성지순례객은 대성전 주위를 7바퀴 돈 뒤 인근 미나계곡으로 옮겨 기도를 하고 아라파트(에덴동산) 평원으로 옮겨 기도하는 등의 절차를 따른다.

성지 순례 참사
2006년 미나계곡 360여 명 압사
2004년 하지 240여 명 사망
최악의 참사 1천426명이 목숨을 잃은 1990년 발생.

하지 때 몰려드는 인파로 이미 여러 차례 압사사고를 겪은 사우디 정부는 한 번에 22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그랜드 모스크 규모를 40만㎡ 늘리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2년 전 시작된 공사는 올해 하지 전에 완료될 예정이었다. 사우디 정부는 2013년 하지 때 310만 명의 신자가 몰리자 그랜드 모스크 출입구를 넓히고 한가운데 있는 성소 카바신전에 손을 대는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고 당부하며 사고 방지책을 강구했다.

공사는 사우디 최대 건설업체인 사우디빈라덴그룹이 맡고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이 가문 출신이지만 축출당했다.

그랜드 모스크

이슬람의 발상지 메카를 대표하는 종교시설이다. 무슬림은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기도할 때 카바(입방체라는 뜻의 아랍어)를 향해야 한다.

쿠란(이슬람 경전)은 기독교는 물론 이슬람에서도 숭모하는 첫 예언자 아브라함(이슬람권에선 이브라힘)과 그 큰아들 이스마엘이 알라의 계시에 따라 최초의 성전을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곳이 바로 현재 카바의 위치라고 전해진다.

따라서 카바를 중앙에 품은 메카 대사원은 무슬림에겐 매우 큰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

현재 사우디 국왕의 공식 호칭이 '두 성지(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라는 데서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이후 7세기 무렵까지 메카가 교역의 중심지가 되면서 다신교가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알라의 뜻에 따라 지어진 카바는 각지에서 오는 여러 상인이 섬기는 신상을 보관하는 시설로 변질된다.

예언자 모하마드는 당시 카바를 관장하던 기득권층인 쿠라이시 부족을 물리치고 630년 메카로 귀환하면서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이들 신상을 우상이라며 모두 파괴하고 이슬람의 중심지로 삼는다.

대사원이 있는 아라파트 평원은 예언자 모하마드가 마지막 군중 연설을 한 곳이기도 하다.

메카 대사원으로 성지순례하는 것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다. 신앙고백, 라마단 단식 등 다른 의무 4가지와 달리 반드시 행할 필요는 없지만 건강과 경제적 여건이 되는 한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한 번 메카 대사원에서 성지순례를 하고 싶어 한다.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대 모스크다.

대지 면적이 35만7천㎡로 축구장 50개 넓이에 해당한다. 사우디 왕가는 2007년 110억 달러를 들여 2020년까지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넓이를 40만㎡로 넓히고, 미나레트(첨탑)을 2개 더 세우는 이 공사는 해마다 증가하는 성지순례객의 안전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사우디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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