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세종=청주일보】 김흥순 글로벌 인간연구원 원장
【충북·세종=청주일보】글로벌 인간연구원 원장 김흥순 = 방울새(oriental greenfinch)의 석과불식(碩果不食)

비행중에 소리를 내면서 울며, 번식기에는 수컷이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목을 좌우로 흔들며 소리를 낸다.

요즈음 세태를 둘러보면 내년에 다시 올 새 봄을 아예 잊어버린 채, ‘나부터 약한 놈것 빼앗아 먹기“에 혈안이 되어 씨앗조차 남겨두지 않고 먹어치우려 욕심을 내는 족속들이 보인다.

...언제까지 자기만 큰 것 먹겠다고 아귀다툼으로 세월을 보낼 참인지 모를 일이다.
이번 겨울도 여지없이 춥고 배고플 것이다. 그래도 다시 올 따뜻한 새 봄을 그리며 벽장 속에 고이 감추어둔 ‘알차게 여문 씨갑씨 봉다리’만은 고이 지키면서, 삭풍과 눈보라를 참고 견뎌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내가 참고 견뎌서 얻게 되는 후일의 혜택은, 실은 내가 아닌 내 자식이 맛나게 먹을 것인즉, 부모에겐 그보다 더 고맙고 더 즐거운 보람은 진정 없기 때문이다.


주역에서 공자는 “碩果不食”(석과불식: 큰 열매는 먹어 치우지 않는 법이다)이라 하여, 우리들의 상식적 경제 감각과는 다른 가르침을 내려주시고 있다. 공자는 秋收의 의미를 “利”와 “義”로써 단정하고 있다.

“곡식(禾:벼)을 칼(刀)으로 잘라 거두는 일(禾+?=利)”이야말로 최고의 다스림(利天下事業)이고, 진정한 권력의 행사(날카로움)이며 만백성의 이로움(利益)이다. 이것이 곧 공동체 살림살이를 위한 正義의 실현이다.

인간사회에서 이 일을 감당하는 일꾼이 다름 아닌 칼(권력)을 가지고 다스리는 지도자다.

지도자에게 주어진 제일의적 책무는 사회구성원의 삶 자체가 공동 사회에 유익한 영양분이 되는지, 아니면 쓸모없는 쭉정이 노릇만 하는지를 엄중하고도 냉정하게 가려내는 正邪-是非-善惡의 판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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