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탁란")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되었는데, 프레보스트 씨가 비밀을 잘 풀어 주었다.

뻐꾸기를 관찰해 보면, 암뻐꾸기는 적어도 네 개에서 여섯 개의 알을 낳는 습성을 갖고 있는데, 알을 한 두 개 낳을 때만다 꼭 교미를 한다.

그러나 뻐꾸기가 모든 알을 직접 품는다면 교미 전에 먼저 낳은 알 한두 개는 품어 주지 못하는 동안 썩어 버릴 것이다. 아니면 교미하여 알을 낳을 때마다 한두 개씩 각각 부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뻐꾸기는 아주 짧게 머무는 철새이기 때문에 계속 알을 품고 있을 시간이 없다. 뻐꾸기는 이렇게 여려 차례 교미한 후 한두 개씩 주기적으로 알을 낳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양부모가 돌보게 한다는 것이다

새가 제 둥우리를 짓지 않고 다른 새의 둥우리에 산란, 포란(抱卵) 및 육추를 그 둥우리의 임자에게 위탁하는 습성. 위탁하는 새를 탁란조라고 하며, 두견이과(두견이 · 뻐꾸기 · 벙어리뻐꾸기 · 매사촌)와 오리과 등 5과의 약 80종이 있다.

두견이류의 알은 숙주의 알과 색 · 무늬가 매우 비슷하다.

예컨대 두견이는 숙주인 휘파람새와 비슷한 초콜릿색의 알을 낳으며, 매사촌은 숙주인 쇠유리새와 비슷한 푸르스름한 알을 낳는다.

여러 종류의 숙주에게 탁란하는 뻐꾸기와 벙어리뻐꾸기는 같은 종이라도 숙주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의 알을 낳는 계통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두견이가 없는 지방에서는 벙어리뻐꾸기가 휘파람새의 둥우리에 초콜릿색의 알을 낳는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탁란조는 숙주가 없는 틈을 타서, 그 둥우리에서 알을 1개 또는 몇 개 물어내고, 몇초 동안에 자신의 알을 1개 낳는데, 보통 숙주의 알보다 먼저 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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