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세종=청주일보】 남윤모 본부장

【충북·세종=청주일보】 남윤모 일요신문 취재국장, = 억지 춘향은 변사또가 춘향이에게 억지로 수청을 들게 강요 했다는 설에서 유래가 됐지만 우리 철도 역사에 있는 억지춘양역 과도 동일한 억지의 뜻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한국표준국어대사전에 억지 춘향은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뤄지는 경우”라고 뜻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철도에 에 대한 비사 중 코미디 같은 일화를 차지하고 있는 억지 춘양역도 억지 춘향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늘 회자 되고 있다.

억지 춘양역은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의왕리 자연부락 운곡에 위치해 있다. 이 춘양역을 만들기 위해 철도를 Ω자로 건설해 춘양면을 감싸 돌고 지나가는 궤적으로 건설돼 우리나라 철도 철도역사에 남아 있다.

경상북도 영주와 강원도 강릉을 연결하는 영동선 1955년 7월1일 개통된 억지 춘양역은 일제시대 설계로 철도공사가 진행되다 폭우로 유실돼 중단됐고 625동란이후 건설이 재개됐다.

철도 공사가 재개되자 당시 집권당 자유당 2,3,4대 민의원이며 원내총무로 권력의 실세였던 다선 의원인 故 정문흠의원에 의해 정치권의 힘으로 본래는 철도역 계획이 없던 춘양면으로 철도를 Ω자로 휘어져 들어오게 만들어 졌다는 설이 유력하게 들려온다.

또 다른 설은 춘양면에서 나는 소나무 과인 춘양목을 실어 나르기 위해 철도를 휘어돌아가게 만들었다는 설도 있지만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철도선이 휘어졌다는 설도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억지춘양역은 한때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나무 적송인 춘양목과 인근에서 생산되는 석탄의 운송역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퇴색돼 현재는 무궁화호3편과 관광열차만이 정차하고 있다. 정치권과 지역의 지나친 이기주의의 산물인 억지 춘양역은 님비정신과 우리만 잘되면 어떻든 상관이 없다는 지역의 이기주의가 만들어낸 패거리즘의 사욕의 산물로 현재도 남아 있다.

정치권의 힘 있는 실세가 힘으로 밀어붙인 철도정책 오류는 막대한 국고 낭비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두고두고 철도역사에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충청권은 청주 오송역에서 불과 19.7km 떨어진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가 국토교통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충청권 정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종역은 국토균형발전을 주장하던 故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씨가 세종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집권당인 자유당 원내총무에 의해 진행된 억지 춘양역과 달리 민주화 열풍으로 여야의 구분이 불분명해진 작금의 정치에서 20대국회는 여소야대로 야당의 중진의원에 의해 세종역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KTX오송역이 세종시 관문역으로 국비 5조 3773억 원이 투입됐고 국가결정을 믿고 투자한 시·도비가 2887억 원에 달하며 민자 투자 금액만 5조 4781억 원으로 결국 KTX 세종역 신설은 오송역의 기능을 약화시켜 국민혈세 11조가 낭비 되는 꼴이다.

오송역 신설, 오송역 진입도로, 호남고속철도(오송~광주송정) 신설을 위한 철도 인프라 구축에 국비 총 4조 2304억 원과 시·도비 349억원이 투입되었고, 세종~오송(BRT)도로 3034억원, 오송~청주공항 도로 696억원, 오송~청주 연결도로 552억원, 오송~조치원 연결도로 72억원 등 오송 도로망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비 총 4354억 원이 집행됐다.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된 배경에는 세종시에서 KTX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을 해야 하는 정부 중앙공무원들의 행정 편리주의의 묘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정치권이 있고 또, 세종역 신설 타당성 용역이 세종시에 입주한 국토교통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와 세종시의 중간기점인 KTX오송역의 역할 증대에 기여한 요인 중 하나는 세종시에 입주한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이용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KTX역을 보유하고 있는 충북과 충남공주시는 신행정 수도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충북은 부강면 일대를 편입시켰고 공주역이 있는 공주시도 공주 일부 지역을 세종시에 편입시켜 신행정수도인 세종시의 요건을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에서 신설이 결정되면 억지 세종역으로 이미 건설돼 이용되고 있는 KTX 오송역과 공주역의 위상과 가치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억지춘양역도 따지고 보면 정치권의 힘의 논리와 공직자들의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 근시안적인 행정과 지역민들의 님비정신이 합작으로 빚어낸 참사로 기록돼 지금까지 남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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