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신화와 성경에 나오는 여인들입니다. 신화의 두 여인은 모두 호기심에 이끌려 상자를 열어보고 모두 파멸의 과정을 걷고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큰 것을 이루려고, 더 많은 것을 생각하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오로지 ‘하느님께서 기억하시는 자비’(루카 2,54 참조)에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판도라(Pandora)
재앙의 근원 퍼뜨린 여인입니다.
태초 세상에,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여자인간을 만들라고 했고, 판도라라는 여자인간이 탄생하였습니다.

제우스는 판도라의 탄생을 축하하며 상자를 주었고,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를 주었습니다. 판도라는 신 프로메테우스의 동생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어느 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결국 상자를 열고 맙니다.

그 상자안에는 온갖 욕심, 질투, 시기, 각종 질병 등이 담겨 있었으며, 이것들은 판도라가 상자를 여는 순간 빠져나와 세상 곳곳으로 퍼졌습니다. 평화로웠던 세상은 금세 험악해지고 말았습니다.

판도라는 깜짝 놀라 급하게 상자를 닫았으나 상자 안의 나쁜 것들은 이미 전부 빠져나온 뒤였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있었던 희망은 빠져나가지 않아서, 사람들은 상자에서 빠져나온 악들이 자신을 괴롭혀도 희망만은 절대 잃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판도라의 항아리'라고 합니다. 번역을 잘못해, '판도라의 상자'라고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서(205페이지)는, "판도라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모든 선물을 받은 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의 뜻을 거역하고 인간들에게 불을 훔쳐다 주자 그 대가로 인간들에게 재앙을 내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는, 헤파이스토스(기술.공예자이자 대장장이)에게 여신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만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헤파이스토스가 여자를 빚어내자 다른 신들은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저마다 여자에게 선물을 주거나 자기가 지닌 재능울 불어 넣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단박에 판도라가 겉보기엔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하지만 마음속에는 거짓을 품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에피메테우스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홀짝, 반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였습니다. 이때, 제우스는 그들 부부에게 결혼 선물로 상자 하나를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상자를 받아서 안전한 곳에 고이 간직하거라. 하지만, 미리 일러두건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것을 열어 보면 안 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에피메테우스는, 사랑에 흠뻑 빠진 나머지 제우스가 주는 선물을 받지말라는 프로메테우스의 경고를 잊고 상자를 받아 집 한구석에 숨겨 두었습니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판도라는 상자 속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였고 에피메테우스를 졸랐습니다. 그러나, 에피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다며 완고하게 거절하였습니다.

판도라는, 에피메테우스가 나가고 없는 사이에 상자를 열었습니다. 상자를 열자, 증오, 질투, 잔인성, 분노, 굶주림, 가난, 고통, 질병, 노화 등 장차 인간이 겪게 될 온갖 재앙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지막, 상자에 남은 것은 '희망'이었습니다.

그 뒤로, 인간들은 갖가지 불행에 시달리면서도 희망만은 고이고이 간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프시케(Psyche)는 로마신화에서 큐피드와 사랑을 나눈 공주입니다.

그리스어로 ‘영혼’ 또는 ‘나비’를 뜻하며, 영어로는 사이키로 읽지요. 프시케는 어느 왕국의 세 공주 가운데 막내로서 미모가 빼어나 미의 여신 비너스(그리스신화의 아프로디테)의 질투를 받았습니다.

비너스는 아들인 '사랑의 신' 큐피드(그리스신화의 에로스)에게 프시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사람의 품에 안기게 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러나 큐피드는 프시케의 미모에 반해 부부가 되었습니다. 큐피드는 프시케에게 완전한 어둠 속에서만 만날 수 있으며, 자신의 모습을 보려고 하면 영원히 헤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한편 동생을 시기한 두 언니는 프시케에게 남편이 괴물일지도 모르니 밤에 그의 얼굴을 확인해 보라고 부추겼습니다. 마음이 흔들린 프시케가 등불을 밝히고 살펴 보니 침상에서 잠자는 사람은 바로 아름다운 사랑의 신이었습니다. 이 때 등불의 기름이 어깨에 떨어져 잠에서 깨어난 큐피드는 프시케의 불신(不信)을 꾸짖고는 떠나버렸습니다.

프시케는 남편을 찾아 각지의 신전(神殿)을 돌아다니다가 비너스가 있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비너스는 프시케에게 여러 종류의 곡식이 섞인 곡식 더미를 하룻밤 사이에 한 알씩 가려 내라거나, 황금으로 된 양털을 가지고 오라는 등의 시련을 주었습니다.

비너스는 프시케가 갖가지 시험을 통과하자 하데스의 아내이자 지하세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의 처소로 가서 아름다움이 담긴 상자를 가져 오라고 시켰습니다.

상자를 손에 넣은 프시케가 호기심에 상자를 열자 그 안에 들어 있던 죽음의 잠이 프시케를 뒤덮었습니다. 이 때 큐피드가 나타나 프시케를 구출하고 주피터(그리스신화의 제우스)에게 어머니 비너스를 설득하여 노여움을 풀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주피터는 비너스에게 이들의 결합을 설득하였고 마침내 비너스도 둘의 결혼을 허락하였습니다. 프시케는 신들의 음료인 넥타르를 마시고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생명을 얻었으며, 큐피드와의 사이에서 희열을 상징하는 볼룹타스라는 딸을 낳았습니다.

'영혼의 고통을 견뎌내고 사랑의 희열을 얻는다'는 이 설화는 많은 민담에서 주제로 다루어졌는데, 고대 로마의 작가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의 '변형담'에서 가장 완전한 형태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프시케는 미술 작품에서는 흔히 나비의 날개를 가진 형상으로 묘사되며, 정신병을 뜻하는 psychosis 또한 프시케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교회는 새해를 시작하는 첫 날인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면서 동정녀 마리아가 낳은 아기 예수가 참 하느님 아들이심을 기념합니다.

새해 아침을 여는 오늘, 우리는 여드레 동안 경축하던 성탄 팔일 축제를 마감하면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냅니다.

복음 말씀대로 아기 예수님은 태어나신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으시고, 천사가 일러 준 대로 ‘예수’(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는 뜻)라고 불리게 됩니다.

루카 복음의 전체 말씀은 바로 이 아기 예수님을 통하여 드러난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예수님께서 유다 민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만인을 위하여 오신 분, 곧 구세주이심을 힘주어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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