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치권 불신 고조…정치개혁 요구 거세질 듯, 불출마 반사이익 어느 당이 유리 할까?

▲ 【충북·세종=청주일보】 반기문 전 총장
【충북·세종=청주일보】김정수 기자 = 충청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반기문 총장이 국내 정치에 적응 못하고 결국은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그동안 언론과 정치계는 반총장에 대해 보이지 않는 마타도어와 교묘한 전략으로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반총장에게 구시대 정치인의 식상한 구태 정치의 틀을 따라 올 것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반총장은 그동안 국민의 정서와 다른 친이 세력들에 의해 주변이 휩싸이면서 그가 지닌 상품적인 가치를 떨어트리고 결국 중도 하차 하게 됐다.

특히, 탄핵 소추를 위한 촛불의 귀착점이 대선과 정권교체라는 정치성향으로 물꼬가 바뀌면서 순수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의 민심이 움직여 시위가 형성돼 불타올라 정치권이 시위에 가담하면 용두사미(龍頭蛇尾)격으로 끝난 시위가 대부분이듯이 탄핵촛불도 국민들의 의도와는 달리 민생 현안을 뒤로하고 조기대선 경쟁에 불을 지르는 단순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이 지적하는 권력구조 개편이나, 김영란 법의 현실적 보강, 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국회의원 겸직 금지 등은 아예 거론하지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이 바라는 개헌에 대해서 일부는 준비된 대선주자라는 이유로 개헌 자체를 무시하는 발언을 해도 누구하나 올바로 지적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현재 시론이다.

정치 역학 관계상 준비된 대선주자는 이미 故 김대중 대통령,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등이 주장했고 국민을 실망시킨 747의 MB(이명박 전 대통령), 現 박근혜 대통령도 준비된 대선주자라는 점을 선거에서 주장했다.

아이러니컬하게 잘 준비된 대선주자가 정권을 잡으면 국민과 국가는 더 어려워지는 상반 관계가 존재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분석이 어려운 지경이라고 식자층들은 지적하고 있다.

어렵게 대선주자를 냈던 충청권은 반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패닉상태에 빠졌고 현재 충청권의 민심은 이에 대한 반발심리가 흐르는 등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갑자기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상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도 반총장 중도하차는 이로울 게 없다는 것이 정치 관계자들의 분석이 대부분이다.

충북은 향후 반총장의 중도하차에 티끌만한 원인이라도 제공한 대선주자와 해당 정당은 반발심으로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선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충청권은 반총장에 대한 동정론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선에 관계된 정치권은 여론의 향배를 유심히 관찰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반총장을 지지하며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던 충청권의 박덕흠의원과 경대수의원, 이종배의원, 권석창의원등이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알려졌고 충북도의회 일부 탈당을 추진했던 의원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4·12 괴산군수 재보선이 진행되고 괴산군은 현재 반총장에 대한 동정론과 기존정치권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어 향후 선거에 민심이 어떤 모습으로 표출될지 주목되고 있다.

반총장의 중도하차로 문제인, 이재명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괴 현상에 대해 정치 관계자들조차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 정치사에 없었던 현재의 진보주자들의 선두그룹 유지 정치구도에 대해 국민들은 어떤 판단을 할지 정치관계자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다음은 반기문총장 사퇴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1월12일 귀국한 이후 여러 지방 방문하여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을 만나고 민심을 들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또한 종교사회학계 및 정치분야의 여러 지도자들을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만난 모든 분들은 우리나라가 정치·안보·경제·사회의 모든 면에 있어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오랫동안 잘못된 정치로 인해서 쌓여온 적폐가 더 이상은 외면하거나 방치해 둘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들을 토로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로 인한 국가리더십의 위기가 겹쳤습니다. 특히 이러한 민생과 안보, 경제 위기 난국 앞에서 정치 지도자는 국민들이 믿고 맡긴 의무는 저버린 채 목전 좁은 이해관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많은 분들이 개탄과 좌절감을 표명했습니다.

제가 10년 간 나라 밖에서 지내면서 느껴왔던 우려가 피부로 와닿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세계를 돌면서 성공한 나라, 실패한 나라를 보면서 그들의 지도자를 본 저로서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히 고려해왔습니다.

갈갈이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협치와 분권의 정치문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린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저는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저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저 자신에게 혹독한 질책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제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심경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과 그간 제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신 분들, 그리고 저를 도와 가까이서 함께 일해온 많은 분들을 실망드리게 된 점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과 비전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유아독존식의 태도도 버려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우리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지난 10년간에 걸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헌신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가정에 부디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청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