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이해가 되지 않는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폭풍우의 나라 필리핀이 가뭄에 시달린다는 뉴스는 믿기지 않는 뉴스다.

2016년 4월 필리핀에서 가뭄대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을 향해 경찰이 실탄을 발포해 3명이 숨진 사건도 있었다. 필리핀 남부 북 코타바토 주에서 농민들이 가뭄으로 굶주리고 있다며 정부에 쌀과 보조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농민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농민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경찰관 20여 명을 포함해 50여 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먹을 게 없어서 쌀을 달라고 했는데 경찰이 시위대에 총을 쐈다고 비난했고 주 정부와 경찰은 농민들이 불법 시위를 벌였고 시위대가 먼저 폭력을 썼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극심한 가뭄 때문에 벼와 옥수수, 바나나 등을 기르는 영세 농민들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필리핀 경제가 2016년에 활기찬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필리핀 경제기획부 장관이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6.0%~7.0%를 성장률 목표 구간으로 잡았다. 지난 7년 간의 평균 성장률은 6.3%였다.

지난해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 정부로부터 활력 있는 경제를 넘겨 받았다. 그러나 현재 투자자들은 7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새 대통령의 마약 전쟁과 그의 변덕스러운 언행에 눈치를 보고 있다.

필리핀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는 기후와 대통령, 미국 새 정부의 정책이다.

필리핀은 가뭄 및 강력한 태풍과 같은 극단적 기후에 노출되고 있다. 미국 새 정부의 정책 변환도 성장 가도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페르니아 경제기획 장관은 필리핀이 '중상위 소득 국가' 지위를 곧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1인당 소득이 8000달러를 넘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 반도 못 미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또 현재 2200만 명인 빈곤층 인구 중 600만 명을 2022년까지 빼내 차상위 계층으로 올려놓을 계획이다. 필리핀 총인구는 1억400만 명이다.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정부의 국내 일자리 우선 압력에 굴복해 콜센터와 같이 필리핀에 아웃소싱한 일을 거둬가면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웃소싱 일을 하는 기업의 세금 수입은 필리핀 국민총생산(GDP) 10% 정도를 차지한다.

필리핀의 대미 수출은 GDP의 4%를, 미국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국내 송금은 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경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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