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잘해보려고 했던 일이 빠그라진 날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죠."

2003년 3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국 지검 평검사 40명과 공개토론이 열린 날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계급장 떼고 대화의 장을 가졌다. 국민담화를 요란하게 하지도 않았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국민이 싫다면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자세를 낮춘 대통령에게 악랄하게 덤벼들던 검새들. 조금 찾아보니, 아주 좋은 자리에 오르셔서 잘 나가고 계시는 중이다.떡검, 떡찰, 뭐 이런말은 국민적 용어고, 과거는 "검사스럽다" 라는 빈정의 말이 유행어였다.

내용의 중심에는 검찰의 인사와 관련한 관행의 준수여부에 대한 검찰의 공격성 이의제기와 현행 인사관행 및 검찰 수뇌부의 신뢰성 문제를 거론하는 노무현이 있었다.

평검사들은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법무장관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인사"에 반발했고 이에 노무현은 "현행 인사위원회는 인사대상자들이 위원으로 위촉되어 있고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대상자들 또한 과거 군 정권 및 기타 불미스러운 정치적 사건에 깊은 개입의혹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사용해 현행 관행을 따르지 않고 인사를 할 것이며 추후 공정한 인사제도를 다시 확립하겠다고 응수했다.

"민주화를 향한 기나긴 투쟁과 성취의 과정에서 이 땅의 많은 교수들, 학생들, 지식인들 그리고 시민들은 투옥되고 고문당하고 많은 것들을 잃었다.

그러나 과연 검사들은 그 과정에서 어떤 기여를 했는가?

나는 검사들이 그러한 외압에 저항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있다해도 얼마나 있을 것인가?

오히려 검사들은 이 땅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투옥하고 잡아가두고 고문하는 실무를 담당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 사람들이 현재 검찰의 수뇌부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래서 지금의 검찰 수뇌부를 믿을 수가 없다. 그들은 개혁의 대상이지 결코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나를 믿어달라. 개혁하겠다.

여러분들이 만들어 달라는 인사위원회, 정말 잘 만들어서 인사에 외압 안느끼고 공정한 수사할 수 있게 해주겠다. 그러나 이번 한번은 내 직권데로 개혁의 첫 단추를 꿰게 해달라" -노무현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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