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무원칙과 변칙이 원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대외정책이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있다.

"한국 정말 괜찮은거냐? 미국에서 보기에 곧 전쟁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라는 교포들 이야기가 교포신문에 나오는 모양이다.

매년 찾아오는 계절처럼,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봄이 되면 북한의 정례적인 반발에 대응해 한미의 군사대비태세 강화로 한반도는 으레 '전쟁설'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는 시각이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여전했지만, 대응격인 미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신정부 출범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여러차례 반복하고 있고,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정권과는 정반대인 ‘톱다운(top-downㆍ하향식)’ 방식으로 채택된 새로운 대북 정책을 토대로 항공모함 전단 배치 등 우발적 군사충돌도 불사하는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옵션을 준비해 둘 것을 안보팀에 지시했다고 말해 거듭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 신호를 내비쳤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을 가진 불량 정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선택방안(full range of options)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호주로 향하던 중 긴급하게 한반도 해역으로 방향을 돌린 칼빈슨 항모 전단에 대해서는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압박 요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거절하는 결과를 낳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취해진 이 결정이 트럼프 정권의 새로운 ‘대북 옵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정권이 최근 확정한 대북 정책이 좋게 말하면 ‘유연성’, 나쁘게 말하면 ‘변칙ㆍ예측불가능’을 전제로 작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는 것은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6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또 괌 앤더슨 기지에 있던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5대를 다음달부터 6개월 동안 일본 도쿄도 요코다 기지에 배치한다.

최근 미국 NBC방송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 간판 앵커인 레스터 홀트가 지난 2일 부터 4일 연속 한국에서 생방송으로 오산 미군기지, 비무장지대(DMZ),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 취재를 통해 생방송한 것도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4월에 김일성 생일, 또 북한군 인민군 창건일 등 여러 가지 정치 일정이 있다는 점과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에 대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북정책은 국방장관ㆍ국무장관ㆍNSC보좌관 등 핵심그룹(PSGㆍPrincipal Small Group)이 대통령 의중을 토대로 방향을 정하면 각 부처 실무진이 상황마다 실행 계획을 정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하향식’ 결정 방식은 전문성을 토대로 실무진이 초안을 작성한 뒤 차관보급이나 장관급에서 사후 추인하는 과거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트럼프 정권이 무원칙ㆍ변칙의 ‘트럼프 독트린’을 대 시리아 미사일 공격으로 첫선을 보인데 이어 항모 전단 파견으로 대북 압박에도 적용시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표를 찌른 시리아 공격으로 김정은 정권과 대북 압박에 소극적인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외교적 변칙 플레이가 계속되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캐서린 힉스 부소장
“변칙과 불확실성은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하다”

적성국이 의도를 잘못 파악해 예상 밖 강경 대응에 나서면 오히려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도 예측불가능이란 점, 한국은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공석이고 선거기간이란 점
전쟁터는 한국이고 피해는 한국인이 본다는 점

핵심-미국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군부(軍部)와 방위산업체 사이의 블록으로, 군산공동체(軍産共同體)라고도 한다. 미국의 대통령 아이젠하워(Dwight David Eisenhower)가 1961년 1월 17일의 퇴임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거대하고 음험(陰險)한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은 군산공동체라고도 할 수 있는 위협"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다.

아이젠하워는 이 군산공동체가 부당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해 주목을 받았는데, 이후 이 군산복합체는 냉전 시대에 군비 경쟁에 전력하던 미국의 체제를 비판하는 용어로 주로 사용되었다. 즉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이면에는 군산복합체의 전쟁 음모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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