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스승의 날과 카네이션의 희비교차

5월 15일 올해 스승의 날 만큼 상징적인 사건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 탄생일을 기념해 만든 날이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공간이 광화문이고, 광화문 광장을 지키는 상징적 인물이 세종대왕이다.

5월 특수를 누렸던 카네이션의 가격이 올해는 오르기는커녕 대폭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을 앞둔 4월부터 밀려들던 주문은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해보다 출하물량을 줄였는데도 가격은 25% 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화훼농가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수요가 급감했다고 말한다. 5월 초 장기간의 황금연휴에 카네이션을 찾는 이는 더욱 줄었다. 카네이션에 먼지가 쌓였다.

스승의 날의 상징적 식물이 카네이션이다.
그런 카네이션이 김영란법으로 화훼농가와 선생님에게는 미움의 꽃이 됐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면서 맞이한 스승의 날에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두 명의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이 지났으나 제도해석의 문제로 고 김초원, 이지혜 기간제교사의 순직 인정이 아직 안 됐던 논란을 끝내고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며 유족 위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노동 동일댓가가 필요한데 꽉막힌 공무원과 제도는 그것을 불허했다.

“이들 두분의 교사의 순직을 인정함으로써 스승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다 하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공무 수행하다 사망한 공직자의 경우 정규직, 비정규직 등 신분과 관계없이 순직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내용은 감개무량하다.

4.16연대, 전교조 등이 참여하는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이지혜 선생님 순직 인정 대책위원회’는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경우 기간제라는 이유만으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두 분 선생님은 가장 빠져나오기 쉬운 세월호 5층 객실에 있다가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갔고 결국 구조되지 못한 채 숨졌다. 담임선생님으로서 정규직 교사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가르쳐왔고, 죽음의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했던 분들이다. 그 어떤 이유로도 두 분의 죽음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순직 인정을 촉구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고 김초원 교사는 2학년3반, 고 이지혜 교사는 2학년7반 담임이었다.

사실 카네이션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보내며 성모 마리아가 흘린 눈물의 흔적에서 핀 꽃이라 한다. 15세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카네이션을 든 성모>를 그렸고, 16세기 산치오 라파엘로도 같은 이름의 작품을 남겼다. 모두 마리아가 한 손으로는 아기 예수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카네이션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카네이션은 마리아가 아기 예수에게 베푸는 모성애의 상징이다.

(1)옛날 로마에 소크니스라는 관을 만드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는데, 그녀의 솜씨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났기 때문에 늘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동업자들은 끝내 그녀를 암살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폴로 신은 그의 신단을 항상 아름답게 꾸며 주던 그녀를 불상히 여겨, 그녀를 작고 붉은 꽃으로 변하게 했다. 그꽃이 카네이션이다.

(2)미국 웹스터마을의 쟈비스부인은 천성이 자애롭고 다정해서 동네 어린이들 가운데 모르는 아이가 없을만큼 존경을 받았다. 그들은 모두 쟈비스 부인을 마치 어머니처럼 따랐다.

갑자기 쟈비스 부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학생들은 그 어머니를 추념하기 위해 교회로 모였는데, 그의 딸 안나는 자기집 뜰에 핀 하얀 카네이션꽃을 한아름 안고와 돌아가신 어머니 영전에 바치게 되었다.

매년 이런 행사가 계속 되면서 결국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따랐고, 1908년에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이 날을 어머니날로 정하고 잔치를 베풀었다.

그 후 미국 의회에서는 5월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식으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 날은 어머니가 살아계신 사람은 붉은 카네이션을, 어미니가 계시지 않는 사람은 흰 카네이션을 다는 풍습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안나 쟈비스라는 여인이 어머니의 추모식에 카네이션을 바친 것이 계기가 되어 1914년 미국 의회에서 매년 5월 둘째일요일을 '어머니날'로 공인한 후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었다.

붉은색 카네이션의 꽃말은 사랑·존경, 분홍색은 열애, 흰색은 추모를 뜻한다. 어버이날에 붉은 카네이션을 부모님의 가슴에 달아드리는 전통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20세기 초 미국 필라델피아의 아나 자비스라는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 추모식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에게 나누어주며 어머니의날 제정을 촉구한 것이 출발이다.

1914년 토머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의날로 정했다. 살아 계신 어머니에게는 붉은 카네이션을 선물하고, 돌아가신 어머니 무덤에 흰 카네이션을 놓는 전통의 시작이다. 한국에서는 1930년대 기독교 단체에서 5월 둘째주를 부모님 주일로 지켜왔으며, 1958년 정부는 5월8일을 ‘어머니날’로 정했다. 이어 1973년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하는 어른, 노인들을 공경하자는 취지의 ‘어버이날’로 거듭났다.

‘스승의날’에도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선물한다.
스승을 존경하는 한국 문화의 산물이다.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사은의 선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는 기사가 실린 것으로 보아 ‘카네이션 선물’은 스승의날 제정과 함께한 것 같다.

카네이션( Carnation)
꽃말(사랑과 존경, 건강을 비는 사랑)
카네이션은 원래 지중해 연안에 자생하던 패랭이과(석죽과)의 다년초로, 기원전 3백년경 "다이안서스(Dianthus)"라는 이름으로 재배되었다.

이것이 학명(Dianthus caryophyllus L.)으로 불리우고 있다. 카네이션의 속명(屬名)은 'Dianthus'인데, 다이안서스는 "쥬피터의 꽃"이란 의미다.

카네이션(carnation)의 원래 이름은 '엔젤'이다. 엔젤은 네델란드 이름 'Anjelier'에서 유래하였다. 오늘날에는 이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카네이션'으로 불리게 되었다.

영명인 '카네이션'이란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있다. 카네이션이란 이름이 라틴어 carnalis에서 유래한 것으로 "육색(肉色), 음탕함" 을 상징한다.

carn은 육욕적인이란 뜻으로 이꽃의 원종(原種)이 붉은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카니발을 "사육제(謝肉祭)"라고 하는 것도 이 일례다.

이와는 다르게 카네이션을 옛날에는 coronation이라고도 불렀는데, 이것이 cornation으로 바뀌어지고 마지막에 카네이션(carnation)이 되었다는 설명도 있다. 이것은 화관의 모양이 왕관(crown), 즉, corona (옛 로마에서 전공을 세운 상으로 준 것)처럼 '왕관 모양의 꽃'이라는 의미로 이러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꽃으로 화관, 즉 코로나를 만들어 제우스 신의 제사에 사용한 것을 볼수 있는데 이는 이꽃을 신성시 하여 제우스 신에게 바쳤다고 한다. 고대 로마사람들도 이꽃을 "flos Jovis"라 하여 애호(愛好)하였다.

flos는 영어 플라워에서 유래한 것으로, 로마인들이 카네이션을 Jove's flower라고 부른 것이다. Jove는 로마신화의 주신(主神), 즉 쥬피터인 것이다.

카네이션은 왜 어버이날의 상징이 되었을까?
1910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웹스터 마을에 26년간 일요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했던 자비스 부인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부모가 없는 마을 어린이들을 친자식처럼 보살피며 늘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사랑하라"고 가르친 그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열린 추도회에서 그녀의 딸 안나가 카네이션 한 송이를 영전에 바치며 어머니의 가르침을 되뇌었다.

이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이 깊은 감동을 받아, 자비스 부인에 대한 추모의 뜻을 기리는 운동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카네이션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어버이날의 심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카네이션이 어버이날에 사랑받는 이유는 비단 과거의 미담으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카네이션은 계절과 관계없이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작으면서도 아담하진 않은 특유의 모양과 향기가 사람들에게 은은한 매력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에서는 카네이션 즙을 '우울수'라고 해 우울증을 낫게 하는 민간약으로 사용했다고 하니 카네이션의 사랑과 치유, 보듬음의 의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의 어버이날(어머니날)?

어버이날은 한국의 고유한 기념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다.

어버이날은 영국과 그리스에서 사순절(그리스도교에서 부활절 전에 행해지는 40일간의 재기)의 첫날부터 넷째 주 일요일까지 부모님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풍습에서 유래하였다.

미국은 자비스 부인의 기일인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일본 등도 같은 날을 어머니(부모님)의 사랑을 기리기 위한 날로 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날짜는 각 나라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어버이날과 어머니날은 통화량이 다른 때에 비해 약 20% 이상 증가하고, 선물 구매자들이 급증해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에 이은 3대 쇼핑 대목으로 꼽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을 기념하는 선물과 풍습은 각 나라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가장 이색적인 풍습을 지닌 나라는 그리스다.

매년 1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한 그리스는 여성들의 가사 활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없애고, 자유를 주자는 의미로 남자들이 집안에서 육아부터 가사까지 도맡아 하는 전통이 있다.

이집트는 전국 28개 성에서 한 명의 최우수 어머니를 투표해 1명을 선출하는 것이 관례다.

다수의 나라에서는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케이크나 초콜릿을 카네이션과 함께 선물하며 가족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프랑스, 영국 등도 이러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한국도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초콜릿이 선물로 각광받는 추세다.

카네이션(Carnation)
1840년 프랑스에서 4계통이 육성되고 그 후 영국, 미국 등에서 개량이 되어 화색, 꽃의 크기, 꽃잎수 등이 개량되어 원예종으로서 온실절화용 계통이 발달되었다. 지중해연안에 자생하던 Dianthus속 식물에서 육성된 여러해살이 화초로서 화색이 선명하고 다양하다. 상대적 장일식물로서 장일(낮의 길이가 12시간 이상)에서 개화가 촉진된다.

빨간색(어버이 날)- 건강을 비는 사랑

분홍색 - 당신을 열애합니다. 거절

노란색 - 당신을 경멸합니다.

흰 색 - 나의 애정은 살아있습니다.

흰색(어버이날) - 죽은 어버이를 슬퍼하다.
혼합색 - 사랑의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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