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담쟁이-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개인이나 사회적인 문제 그리고 정치나 경제에서의 민주화 문제 등은 벽이 될 수 있다. 이런 벽들을 대할 때, 인간은 의외로 담쟁이처럼 약한 존재가 된다.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담쟁이는 덩굴손이라는 나약하지만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그 벽을 타고 오른다. 혼자가 아니면 여럿이 한 번으로 안 되면 계속해 도전하는 것이 담쟁이다.
결국 그 벽을 점령하고 타고 넘어간다.

민주화 운동이나 예전의 독립운동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독재와 강대국의 강력한 힘 아래에 절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그 절망의 벽을 타고 올라간 결과, 부족하지만 그래도 오늘날처럼 많이 민주화가 되었고 독립국가가 됐다.

그런 정신이 없는 민족은 이미 망했거나 아직도 다른 민족에 흡수된 나라가 많다. 개인적으로도 높고 힘든 목표라 해도, 부단히 기어오르는 정신이 있으면 어느덧 온 벽을 다 덮을 수 있고 또 어떤 나무보다 멋진 모습을 펼칠 수 있다.

담쟁이는 인간 세상의 영원한 '대자보'다.
"거짓말할 줄 모르고 정직한 분이고, 혹 거짓말할 때는 얼굴에 표시가 나니까 정직하게 답변해 달라"
"국민 시인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국민들 아픔 달래주는 시를 써서 성과도 있었지만 성실한 의정 활동으로 초대 장관후보자로 지명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등 덕담이 오고가는 가운데 농지법, 교통법 위반과 더불어 도 후보자의 과거 전교조 활동 이력, 북한 방문 이력 등과 관련해 야당의원들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청문회에 앞서 제기됐던 고조선 등에 대한 역사관 문제와 관련해선 "제가 유사(類似)역사학을 추종해서 동북아 역사지도 사업을 중단시킨 것이 아니"라면서 "역사 문제는 학문적 연구와 토론을 통해 밝혀야 할 문제이며, 정치가 역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역 의원 25명이 청문회에 나섰으나 낙마한 사례가 한 번도 없다. 도 후보자 역시 '현역 프리패스'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약 9시간 30분간에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자신을 돌아볼 기회였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낙연 총리와 마찬가지로 청문회를 통해 지난날 자신의 행적을 성찰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도 후보자

“저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고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청문회 준비 과정이 제가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다. 살면서 빈틈없이 챙겨야 하는데 놓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은 국민께 죄송스러운 면도 있다.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고 통과된다면 책임 있게 균형 있게 일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여러 가지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성심성의껏 설명하려고 했는데 다 설명됐는지 모르겠다. 의혹으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충실한 답하려고 노력했다."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건 어느 부분’이냐?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교통문제나 이런 것은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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