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1)한국인 각계각층에 자존심이 걸린 쌀
(2)풍년이 들어도 걱정, 흉년이 들어도 걱정
(3)쌀이 언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나
(4)쌀재고, 쌀개방, 쌀생산 등 모든게 고민

트럼프는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3일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잠재적 참사'로 규정하며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최근에는 취임 100일을 맞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종료하는 행정명령 서명 직전까지 갔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 등 상대국 정상을 비롯한 안팎의 전방위적 만류로 먼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선회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한미 FTA 재협상 내지 종료 관련 공식 통보를 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한미정상회담을 맞아, 이미 모든 FTA 협정의 재검토를 명령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기초해 사실상 재협상을 기정사실로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특유의 '미치광이 이론(the Madman Theory)'에 따른 협상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구사한 이 전략은 이는 상대에게 미치광이처럼 비침으로써 공포를 유발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을 말한다.

그가 30년 전인 1987년 출간한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공개했던 협상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상대방과 갈등 상황에 부닥치면 먼저 협상의 지렛대로 '최악의 상황'을 제시해 엄포를 놓음으로써 위기를 조성한 뒤에 실리를 챙기는 방식이다.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 상황을 봐도 트럼프 행정부는 극단적으로 나가지는 않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나 유럽연합(EU)과는 새로운 양자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한미 FTA는 개정하고 중국과의 투자협정은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유산 중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는 탈퇴했지만, 범대서양무역투자협정(TTIP)이나 중국과 양자 투자협정은 되살린다는 방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미FTA는 재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지만, 최근 북한문제로 인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간 무역마찰은 한미동맹이 약화했거나 불협화음이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개정의 정도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수 없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에서 특정 시장 접근양해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동차시장의 원산지규정이나 배출기준, 그동안 FTA에서 제외됐던 쌀시장, 금융서비스시장에서 국경을 넘어선 데이터 흐름 관련 규제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환율조작을 방지하는 의무조항도 요구할 수 있다.
PIIE는 "한국의 새 정부에게는 한미FTA 재협상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면서 "미국 측이 자동차와 쌀시장의 새로운 쿼터와 환경이나 노동, 공기업 관련, TPP에서 차출한 규정 도입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측의 요구가 한국에서 강력한 반미감정을 불러일으킬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면서, 최근 북한 문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FTA에 대한 개정 열의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PIIE 제프리 쇼트 선임연구원은 "한미FTA 재협상은 한국의 수입정책에 작은 개정과 TPP 수준의 새로운 외환 규정 도입에 그치고 핵심 협의 사항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한미FTA 앙코르 상연이 있겠지만, 짧고 조화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PIIE는 한미FTA가 발효된 지 5년이 지났지만,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무역규모는 당초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은 증가하지 않았지만, 한국으로부터의 상품수입은 20%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지난해 대한 상품수지 무역적자는 277억 달러에 달했다. 대신 미국의 2015년 기준 대한 서비스수지 흑자는 90억 달러였다.

이같이 한미FTA로 인해 대한 수출규모가 늘지 않은 것은 이 협상이 발효되기까지 시간을 끌면서 한국이 잇따라 다른 국가들과 FTA를 체결하면서 한국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졌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이 더뎠기 때문이라고 PIIE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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