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사계절 늘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윤선도의 〈오우가〉 중 ‘죽(竹)’에 실린 노래다.

.
생물학적으로 보면 '외떡잎에다 부름켜가 없는 탓에' 분명 대는 나무가 아닌 풀이다.

벼와 비슷한 식물이다.

대는 벼과 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나 되며 주로 동남아 등의 더운 곳에서 번성하고 무성하다. 여러해살이 식물인 대는 무엇보다 꽃 모양이 벼꽃을 닮았다.

대나무는 꽃이 핀 다음에 꺼림칙스럽게도 졸지에 깡그리 죽어 버리는데 그것을 '개화병(開花病)' 또는 '자연고(自然故)'라고 한다. 종류에 따라서 30년, 60년, 100년 주기로 일어난다.

중국 대나무는 꽃에 빨간 열매가 맺히니 그것을 죽미(竹米)라 하는데 봉황이 먹었다고 전해진다. 대나무의 생명력은 끈질겨서 일부가 살아남으면 몇 년 후면 끝내 대밭을 다시 일궈 놓고 만다.

모죽의 기다림이 여기서 나왔다.
대나무 중에 최고로 치는 ‘모죽’은 씨를 뿌린 후 5년 동안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싹이 나지 않자가 5년이 지난 어느 날 손가락만한 죽순이 돋아나 주성장기인 4월이 되면 갑자기 하루에 80cm씩 쑥쑥 자라기 시작 해 30m까지 자란다

왜 5년이란 세월동안 죽은듯 자라지 않았던 것일까?

의문에 의문을 더한 학자들이 땅을 파보았더니 대나무의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10리가 넘도록 땅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다.

5년간 숨죽인 듯 아래로 아래로 뿌리를 내리며 내실을 다지다가, 5년 후 당당하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마치 물이 끓기까지 변화 없는 모습을 계속 유지하다가 갑자기 끓기 시작하는 것처럼 모든 사물에는 임계점이 존재하며 여기에 도달하면 폭발적 성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많은 사람들은 참으로 쉽게 포기를 한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에는 포기를 모른다는 사실이 있다.

그들에게는 실패와 고생을 거듭해도 분명 성공할 날이 올 거라는 긍정적 기대로 차곡차곡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있었다. 지금의 시간이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고 확신 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발전은 없고, 언제나 제자리걸음이라고 생각하여 포기하고 싶을 때 ‘모죽’이 자라기 전 5년과 100℃ 물이 끓기 전의 순간이라 생각하고, 이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다면 ‘모죽’처럼 쑥쑥 자라고, 100℃의 물처럼 끓기 시작 할 것이다.

대나무의 어린순을 죽순이라 하며 우후죽순(雨後竹筍)은 비 온 뒤에 여기저기에서 무럭무럭 솟는 죽순처럼 어떤 일이 일시(一時)에 많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503호의 일이 그랬다.

하루에 무려 50cm가 넘게 자라는 놈도 있다,

대나무는 여러 재료로 쓰인다. 곰방대, 대빗자루, 죽통, 대젓가락, 퉁수, 피리, 대금, 활, 대자, 주판, 대소쿠리, 대고리, 대바구니, 대광주리, 목침, 대삿갓, 담배통, 귀이개, 이쑤시개 등등 여기에 다 쓰기가 버거울 정도다.
더위피하는 데는 대나무가 최고다.

대통에서 몇 번을 걸렀다는 소주, 황토로 아가리를 막고 아홉 번을 구워 낸 죽염, 죽창, 죽마, 죽부인, 죽장 등 대나무와 뗄레야 뗄수없는 생활이다.
.
한국에서 생산되는 대는 크게 보아 왕대, 조릿대, 해장죽, 이대 등 넷으로 나뉜다.

왕대는 추위에 약하여 중부 이남에만 살고, 모든 죽세공은 이것으로 만든다.

조릿대는 전국의 산허리 아래에 숲 속 가득 깔려 나 있어서 쌀을 일 때 쓰는 조리나 복조리 등을 만드는데 쓰이며, 해장죽은 중형으로 중부 이남에 분포하고 부채나 낚싯대를 만드는 데에 쓰인다.

마지막으로 이대는 산기슭에 모여 살며 낚싯대, 부채, 발, 화살, 담뱃대 등을 만든다.

대나무 밭은 방풍은 물론이고 산사태를 막는다. 그리하여, 경남, 산청, 단성 등지의 마을에서는 동네마다 뒤편에 빙 둘러 대나무 병풍을 둘렀으니, 대숲 속에 조가비 같은 고만고만한 집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모습은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마을 풍경이다. 왕대의 북방 분포 한계선인 추풍령을 지나 남으로 내려가면 이런 풍광이 더 자주 눈에 띈다.

옛날에는 대나무가 제법 비쌌는데 요새는 그것도 아예 외국산에 밀려 헐값이라 한다. 때문에 모름지기 사람이나 물건이나 다 때를 잘 만나야 한다.

대나무는 벼와 비슷한 식물로 그 꽃도 벼꽃과 유사하다.

대나무는 꽃이 핀 다음 모두 죽어버리기도 하는데 이것을 개화병 또는 자연고라고 한다. 대나무에 꽃눈이 생기면 고사하기 전에 빨리 벌채하는 것이 낫다. 개화병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영양설과 주기설 두 가지가 모두 거론된다.

저작권자 © 청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