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벨기에 이프르에서 세계 1차대전 당시 '파스샹달 전투' 10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최악의 전투는 베르됭 전투, 솜 전투, 파스샹달 전투다

파스샹달 전투는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중 1917년 7월 31일부터 동년 11월 6일까지 벨기에의 파스샹달이라는 곳에서 대영제국, 프랑스 제3공화국의 연합군과 독일 제국군 간에 벌어진 전투로 1914년부터 1918년까지 5번 동안 계속되는 이프르 전투 중에서 제3차 이프르 전투를 가리키는 이름이기도 하다.

베르됭 전투, 솜 전투 같은 소모전의 극치를 달리는 네임드급 전투에 가려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전투는 아니지만 파스샹달 전투도 만만찮은 인계의 지옥도였다.

평범한 초원이던 파스샹달 지역은 3년 간의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수렁으로 변했다.

병사들은 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나무 판자로 길을 만들었고. 그곳으로 끊임없이 포탄이 날아들었다. 포탄을 피하기 위해 병사들은 길 옆의 진창으로 뛰어들었고 적지 않은 수가 빠진 진창에서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

죽지 못한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신음과 비명을 질렀고, 구덩이 속으로 차오른 물들은 부상자, 때로는 운이 없는 몸이 성한 병사들까지도 익사시켰다. 그리고 살아남은 병사들은 그 신음소리를 들으며 상당히 괴로워했다.

파스샹달 전투의 상당수의 행방불명자들이 이렇게 포탄 구멍이 속에서 익사한 자들이 차지했다. 그리고 연이은 포격으로 시체들을 갈아 엎고 또 그 위에 전사자와 부상자들이 쓰러져 죽어가는 인외마경으로 변했다.

유럽의 전쟁과 양귀비꽃(poppy)

11월 한 달 간 영국 전역은 양귀비꽃으로 덮인다. 온 국민이 가슴에 양귀비꽃을 달고, 운동선수들은 꽃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다.

`1918년 11월 11일`은 4년 4개월 간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이다.

독일이 영국에 항복했고, 그 날 오전 11시에 영국 전역은 축포를 쏘며 승전기념식을 연다. 영국의 국화(國花)는 장미지만 양귀비꽃은 영국인의 자부심이다.

양귀비열매는 아편 원료인데, 19세기 영국이 아편전쟁에서 두 번씩이나 중국 대륙을 이겼다. 그리고 제1차세계대전과 양귀비꽃은 특별한 일화를 남겼다.

1915년 봄 플란더스 들판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양측 진영은 참호속에 몸을 숨기며 대치했다. 잠시 전투가 소강상태에 들어갔을때, 참호 밖으로 목을 내밀고 들판을 바라보던 헬머 중위는 갓 피어난 양귀비꽃을 보고 그만 마음을 뺏겼다.

무심코 몸을 내밀어 꽃을 만져보는데, 독일 저격수가 그를 쏘았다. 그의 시신은 양귀비꽃이 만발한 들판에 묻혔다.

존 맥크래 중령은 “플란더스 들판에 양귀비꽃이 피었네/줄줄이 서 있는 십자가 사이로”로 시작돼 “우리는 영영 잠들지 못하리/플란더스 들판에 양귀비꽃이 자란다 해도”로 끝나는 시를 바쳤다.

이 시는 언론에 발표돼 국민을 감동시켰고, 한 교사는 종이꽃을 만들어 팔아 전쟁고아를 구호했는데, 이 운동은 불길같이 번져갔다.

영국인들은 다투어 꽃값을 기부했고, 여왕도 꽃을 사서 가슴에 달았다. 1914년에 시작된 제1차세계대전은 이렇게 감동적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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