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1)모두가 반대해도 민주당만 입 닫아
(2)정치권·시민사회, 과학인들까지
(3)적폐청산 개혁대상을 예산 20조 관리 임명

문재인 대통령이 '황우석 사태'의 관련 책임자인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치권과 시민사회, 과학인들까지 나서 박 교수의 임명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박기영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황우석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직을 내려놨던 인물이다.

박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꾸려진 '황금박쥐'의 핵심 멤버이기도 했으며,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에 참여한 적이 없음에도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의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과학기술인들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9명과 과학기술자 60명은 9일 오전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오늘 긴 겨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 변화를 꿈꾸던, 과학기술인들의 절망을 본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했다.

혁신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오히려 그 이름은 과학기술인들에겐 악몽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인들은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서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황우석 사태가 마무리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등장한 인터뷰에서 황우석을 여전히 두둔하는 모습만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인들은 "2016년 11월 4일 우리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그런 우리가 촛불 시민혁명으로 들어선 새 정부에 대해 이런 비판의 글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이 너무도 슬프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를 심각하게 재고하길 아픈 마음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각계 각층의 반발이 일고 있지만 여당인 민주당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8일 원내대책회의, 9일 최고위원회의, 박기영 교수 임명 후 진행된 민주당의 모든 논평에서는 박기영 교수에 대한 입장을 찾아볼 수 없다.

박기영씨는 물러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박기영(朴基榮)
1958년 10월 4일 ~
생물학자, 정무직공무원
순천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역임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되었다.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재직 당시, 나중에 논문 조작으로 밝혀진 2004년 황우석 교수팀의 사이언스 논문에 기여한 사실이 없는데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결국 황 전 교수의 논문 조작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2006년 초 불명예 퇴진하여 순천대 교수로 복직했다.

2001~2003년 순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영향평가·윤리적 고찰'이라는 세부과제 수행 명목으로 황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 5000만원을 지원받은 점 등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특히 황우석 교수가 연구 윤리에 위배되는 난자 매매 등을 시인했을 당시에도 "비윤리적 난자 확보와 무관하다"고 주장해 파문을 키웠다.

이른바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 멤버로 황 교수의 줄기세포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 차원의 후원을 주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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