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 김흥순= 위아래 모두 공직에 기강이 없고 썩었다.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은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깨끗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부패하면 아랫사람도 부패하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취임 첫날 휴가제출,빵셔틀, 법인카드 사용 등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하 식약처)가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구설에 시달리더니 이번엔 급기야 ‘빵셔틀(빵 심부름)’ 의혹까지 제기됐다. 식약처는 ‘허위보도’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지만, 연이은 논란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들어 도마 위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정부부처는 아마도 ‘식약처’가 아닐까 싶다.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파문, 여기에 식약처를 이끌고 있는 류영진 처장을 둘러싼 의혹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이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 상당수가 최근 5년 동안 근무시간을 이용해 외부 강연을 하고 14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외부 강연을 통해 ‘용돈벌이’에 나서 업무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공무원은 이 과정에서 허위보고를 하거나 수천만원씩 돈을 받았다가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도덕성 논란이 나온다.

국회에서 식약처로 부터 제출받은 ‘직원 외부 강의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식약처 직원들은 외부에서 총 6141건의 강의를 했다.

외부 강의를 신고한 직원 수는 해마다 300∼400명 수준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외부 강의 747건 중 718건(약 96%)이 평일 근무시간인 월∼금요일에 집중됐다.

최근 5년간 직원별 강의료 수입 현황을 보면 1000만원 이상이 7명에 달했다. 보건연구관 A씨는 총 89회의 외부 강의에서 2882만원을 받았다. 기술서기관 B씨는 117회 강연에 나가 2222만원의 부수입을 올렸다.

특히 A씨의 경우 식약처에 제출한 겸직허가 신청서에는 “강의는 토요일 오전 9∼11시여서 근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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