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1)천하대세는 합쳐지면 나눠지고, 나눠지면 합쳐진다.
(2)유럽은 전쟁, 선거로 분리 독립 바람
(3)문제는 경제력과 기회주의
(4)기득권 자신들끼리만 잘살자 역사적 자존심 자극
영국-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운동
벨기에 -남북 분리 독립운동
이탈리아-남북 분리독립 기운
스페인-바르셀로나 독립운동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에스텔라다(카탈루냐 독립기)`를 흔들며 카탈루냐주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인간탑 쌓기를 하며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음달 10월 1일 실시될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스페인 정부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독립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자치정부 경제부청사를 급습한 스페인 경찰에 항의 시위를 하며 주민투표 찬성 스티커와 독립 깃발 등을 놓은 경찰 차량 주위에 모여 서 있다.

이날 스페인 경찰은 주민투표 준비를 하던 경제차관 및 관료 14명을 연행하고 주청사 곳곳을 압수수색했다.

내전의 비참함은 작가 조지 오웰이 자신의 경험담을 기록한 <카탈로니아 찬가(En)attendant Godot>에 나온다.

스페인 내전이 낳은 걸출한 문학작품들을 들라면,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더불어 조지 오웰의 이 책, <카탈로니아 찬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카탈로니아 찬가>는 보다 직접적이다.

내전이 소설의 '배경' 뿐인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경험이 소설의 내용이고 '혁명과 전쟁' 자체가 주인공이다.

오웰은 1936년 겨울부터 37년까지 통일노동자당의 민병대로 참전해 프랑코의 파시스트 군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스탈린을 등에 업은 공산당이 연대를 깨고 도리어 무정부주의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당은 트로츠키주의자로 몰려 공격받았고, 결국 프랑코가 득세하는 결과만을 낳았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그 혼돈의 도가니에서 가까스로 탈출하여 목숨을 건진 오웰이 억울함을 항소하고자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민병대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자신들이 뒤집어 쓴 오해는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 말하기 위한 책이다. 오웰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날 것 그대로 적힌 11장은, 그래서, 간혹 부록으로 돌려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스페인 내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읽을 수 없는 책인가? 역사책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지루한 책인가? 그렇지 않다. 추위와 곤궁 속에서 전쟁의 허랑함을 끝없이 되묻는 작가의 독백은 놀랍게 생생하다. 더우기 (신랄하게) 유머러스하다. 바로 그 때문에 이 책이 '문학'으로서 살아남지 않았겠는가.

1936년에 오웰은 스페인 내전 발발 소식을 접하고 아내와 함께 스페인으로 가서 통일노동자당 산하의 의용군에 들어간다. 특별히 그 정당의 노선에 공감해서라기보다는, 파시즘에 맞서 싸우는 대의명분이야 마찬가지이니 어디라도 상관없지 않느냐는 순진한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스페인의 좌파 세력 간에는 심각한 알력이 있었고, 소련의 배후 조종을 받는 스페인 공산당은 통일노동자당을 줄곧 음해 및 탄압하던 중이었다. 오웰이 총상을 입고 후방으로 돌아온 직후, 마침내 통일노동자당이 불법화되면서 관련자에 대한 체포가 시작된다.

아내와 함께 가까스로 스페인을 탈출한 오웰은 자신의 의용군 체험담과 아울러 스페인 공산당에 대한 고발을 담은 문제작 <카탈로니아 찬가>(1938)를 발표한다.

조지 오웰은 사회주의자였지만 결코 맹목적으로 그 대의에 동조하진 않았다.

다만 물러터진 민주주의나 썩어빠진 제국주의보다는 차라리 사회주의 쪽이 파시즘의 확산 방지에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쪽을 지지했을 뿐이었다.

오웰은 사회주의자로 자처하면서도 항상 사회주의의 약점을 지적할 수 있었다.

그는 무엇이든지 한쪽이 아니라 양면을 모두 보려는, 나아가 여러 관점에서 보려는 비판적 사고방식을 견지했다.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선 스페인 민중을 위해 의용군이 된 것도 그 때문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편의 단점이나 자신의 실패를 눈감아주지 못한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당신이 스페인 내전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이렇게 자문하고 나서 오웰은 씁쓸하게 대답한다.

그저 “식량만 축냈을 뿐”이라고.
"나는 스페인에 처음 왔을 때, 그리고 그 후 얼마 동안도, 정치적 상황에는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알지도 못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만 알았지, 어떤 종류의 전쟁인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왜 의용군에 입대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파시즘과 싸우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하여 싸우냐고 묻는다면 '공동의 품위를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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