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최후의 만찬은 산타 마리아델레 그라치 수도원의 식당 벽면에 그려진 벽화로 레오나르도다 빈치가 밀라노에 거주하던 마지막 무렵인 1495년에서 1948년 사이에 제작되었다.

<최후의 만찬>은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한 독특한 기법 때문에 이 그림은 빠른 속도로 훼손 되었는데 여러번에 걸쳐 섬세한 복원 작업을 시도했지만 작품의 원래 색깔은 살리지 못하고 전체 색상이 어둡게 되었으며 표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최후의 만찬의 프레스코 기법

전통적인 벽화는 회벽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그 위에 색을 칠해서 급하게 완성해야만 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장시간에 걸쳐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를 원했는데 <최후의 만찬>역시 세밀하게 작업하려고 색을 칠해 놓은 벽이 다 마른 후 다시 덪칠을 하는 정교한방법을 사용했다.

그 방법은 템페라와 유화를 혼합한 새로운 물감이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벽화는 쉽게 변질된다는 사실을 그 당시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최후의 만찬은 이미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생존해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최후의 만찬이 이렇게 빨리 변형된 원인은 프레스코 기법의 원인도 있지만 근본 원인은 습기 때문이라고 한다.

1796년 나폴레옹 군대들이 이탈리아를 점령했을 때 벽화가 있는 수도원을 마구간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습기가 많아 썩기 시작한 벽을 보수 공사하면서 원작을 많이 손상시키게 되었다.

그리고 1943년 2차세계대전 중에는 공중 폭격의 유탄에 맞아 식당 자체가 무너지기도 했는데 사려깊은 수도장이 벽화 위에 천을 걸쳐 파편을 어느 정도 막아주어 훼손을 조금은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수난을 당한 최후의 만찬은 벽에서 떼어지고 캔버스에 옮겨져 습기와 차단을 시켰는데 1977년 이후부터 보수 작업과 청소작업을 단행하면서 5백년 동안 쌓였던 먼지와 곰팡이 그리고 보수 작업을 하면서 덧칠한 오일 등을 깨끗이 청소함으로서 원작의 화려한 색과 생동감이 있는 인물들의 개성 등이 되살아났다.

하지만 대대적인 작업을 통해 원래 색깔을 찾았다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원본에 없는 색을 덧칠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이런 작업을 거친 '최후의만찬'은 현재는 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이 가지고 온 공해, 먼지 등을 유리로 된 방에서 기계로 털고 그 다음 방에서 신선한 공기를 다시 공급 받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과학적인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참고자료
템페라기법
안료를 물과 달걀 노른자에 개서 그리는 기법으로 매우 쉽게 마른다.그래서 화가들은 색을 칠할때마다 전에 칠한 물감 위에 덪칠을 해야 한다.

유화
염료를 호두나 아마 기름에 개서 사용하는데 건조 속도가 매우 느려 장시간에 걸쳐 작업을 해야 한다.
템페라에서 유화로
1400년대까지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던 템페라 기법은 달걀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즉 안료 가루를 물에 탄 다음 그것을 다시 달걀과 섞어 쓰는 방식인데 주로 달걀 노른자만을 사용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템페라로 색칠한 면은 거의 동일한 색상으로 칠한 것 같은 효과를 냈다.그래서 1400년대 화가들은 더 다양한 색과 단계적으로 변하는 색의 효과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달걀보다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면 더 많은 색상을 얻을수 있으며, 색의 농도 조절도 더욱 정확하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플랑드르의 유화방식은 1400년대 중엽에 이탈리아에 전해졌다.

최후의 만찬 작품 설명
'최후의 만찬'은 유월절(과월절)을 기념하려고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모인 장소에서 제자들 중 한명이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고 알린 후 성체 성사를 했던 일화를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주제를 나타내고 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배반자가 누구인지를 나타냄과 동시에 배반의 소식을 듣고 놀라는 제자들의 반응도 잘 표현하고 있다.

제자들은 예수에게 " 제가 배반할 것인가요? 주님 "하고 묻고 있으며 배반자가 누가 될 것인지 모르는 제자들은 자신만은 무죄라는 표정으로 서로에게 질문하면서 웅성이고 있다.그 동안에도 예수는 움직임 없이 고요하게 앉아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이러한 모습으로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표정과 행동으로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는 인상학을 연구했던 레오나르도는 사람의 성격과 나이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정과 행동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제자들이 서로에게 묻는 장면들을 만들어서 동일한 사실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표현한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다양한 만큼 사람들의 행동도 여러 가지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무대위의 배우를 다루듯 레오나르도는 만찬장에 제자들을 적절히 배치했다.

특정적인 배치 방법은 드라마틱한 순간을 강조하기 위해 제자들을 세사람씩 한 그룹으로 결속시키는 방법으로 배치를 했는데 세 사람과 다음 사람의 그룹을 어떤 인물의 팔이나 제스처로 다음 그룹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예수를 중심으로 좌우 여섯명의 제자를 연관시켜 감정이나 동작, 제스처 등 극적 효과를 높이는 기능을 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예수가 희생되기 전날 저녁 열두제자들이 느꼈던 기분을 다시 느낄수 있도록 했다.

구성효과
중세시대의 최후의 만찬 장면은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장면에서 시작해 예수가 무덤에 묻히는 장면으로 끝나는 예수의 희생 여정을 일부분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1400년대 후반부터 최후의 만찬 장면은 작품의 독립적인 주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이 소재는 수도원에 있는 식당의 한 벽면을 모두 차지할 정도로 중요성을 띠게 되었다.
그런데 이 최후의 만찬은 주제가 지니는 중요성 이외에도 놀라운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식당의 건물 구조를 고려해 그린 것이기 때문에 레오나르도가 이 작품을 만들때 바닥에서 4미터 높이에서 스케치를 했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작업한 높이인 4미터에서 최후의 만찬을 바라보면 그림의 중심에 있는 예수의 머리 부분으로 원근선이 모아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보다 휠씬 낮은 위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실제 공간과 그림 속의 공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똑같이 받는데 이와 같은 신기한 효과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림의 장면을 사람들이 무대를 보는 것처럼 구성했기 때문인데 그림을 경사지게 그려 식탁의 윗면을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원근선을 조정해 깊이감을 주었다.

또한 수도원의 식당 왼쪽에 있는 실제 창문에서 빛이 비추는 것처럼 처리해 그림 속 장면을 더 실감나게 표현했다.

최후의 만찬을 감상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점은 식당에서 수도원장이 앉는 맨끝자리인데 그 자리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실현한 이중의 효과가 있다.

이중의 효과
첫째 - 식당의 건물구조와 최후의 만찬속의 건물 구조가 일치>해 수도원에서 식사하는 사람이 마치 예수와 12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듯한 효과이다.둘째 - 만찬장의 식탁 위에 놓인 빵과 포도주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무대적 구성의 효과.

최후의 만찬장 인물의 앉은 순서
그림의 왼쪽부터 차례대로 정렬,<바르톨 로메오> <큰 야고보> <안드레아> <베드로> <유다> <요한> <예수> <작은 야고보> <토마> <필립보> <마태> <유대> <성 시몬>
인물들의 특징
1) 바로톨 로메오
만찬 식탁 맨 끝의 식탁에 두 손을 짚고 몸을 지탱해 서 있다.
2) 큰 야고보
요한의 큰 형 야고보는 팔을 펴서 베드로의 어깨에 손을 대고 있다.
3) 안드레아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는 유다 뒤에서 열 손가락을 펴서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는데 두 손을 들어 관찰자를 향해 손바닥을 보이고 있는것이 마치 자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멀리하려는 듯 행동하고 있다.
4) 베드로
성질이 급한 베드로는 요한의 어깨를 잡고 누가 배신자인지 물어보려는 듯 일어서고 있는데 베드로의 오른손에 식사 때 쓰는 칼을 쥔 채 앞에 있는 가롯 유다의 옆구리를 본의 아니게 건드려 유다는 놀라 앞으로 팔꿈치가 넘어지고 있다.
5) 유다
예수 외에 유다만이 이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데 어둡게 그려진 유다는 유일하게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다만 베드로의 칼에 옆구리를 본의 아니게 건들린 것에 조금 놀랍다는 듯 앞으로 넘어지면서 소금 그릇을 엎지르는데 이 장면이 멋진 긴장 효과를 내고 있다.
6) 요한
요한은 예수의 오른쪽에 앉아 식탁 위에 손을 가지런히 놓고 베드로의 이야기를듣고 있다.(다빈치 코드라는 소설이 등장하면서 요한이 아니고 마리아 막달레나라고 주장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이지 실제로 신빙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습작을 보면 알겠지만 여자를 그리기 위한 습작은 아닌것 같다.)
7) 예수
자연스럽게 보이는 예수와 제자들의 위치도 실은 레오나르도가 치밀하게 계획하여 배치한 것인데 제자들은 자신만은 무죄라는 표정으로 서로에게 질문하며 웅성되고 있지만 그 동안에도 예수는 움직이지 않고 고요히 앉아 있다.
8) 작은 야고보
그리스도의 왼편에 예수의 용모와 제스처를 닮은 동생 야고보가 양쪽팔을 벌리고 비극을 예감한 듯이 공포스럽게 앉아 있다.
9) 토마
의심 많은 토마는 야고보 뒤에서 검지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설마 나는 아니죠? 라는 듯이 머리를 가리키고 있다.
10) 필립보
레오나르도는 필립보를 매우 슬퍼하는 모습으로 그렸는데 가슴에 두 손을 모으고 자신의 순결을 주장하고 있다.
11) 마태오
마태오는 두 동료에게 얼굴을 돌리고 그리스도 쪽으로 두 손을 뻗은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식탁의 가장 자리에 앉아 있는 두명의 제자를 바라보고 있다.
12 ) 유대
작은 야고보와 동생 유대의 갑작스런 사태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손으로 식탁을 짚고 다른 손은 식탁을 내리칠 듯이 들어올리고 있다.
13) 성시몬
식탁 맨 끝에 앉은 성 시몬은 대단한 위엄을 보이고 앉아 있는데 옆에 앉은 유대와 같은 날에 순교해 같은 날 기념하고 있다.
* 기타 최후의 만찬
< 최후의 만찬, 도메니코 기를단다요, 1480년작, 피렌체의 온니산티 성당>,기를단다요의 최후의 만찬은 11명의 제자들은 예수와 함께 앉아 있고 배반자 유다는 격리되어 반대편에 앉아 있다.
<최후의 만찬, 안드레아 델 카스타뇨.1450년작, 피렌체 산타 아폴로니아 성당 >카스타뇨의 <최후의 만찬>역시 유다의 모습을 따로 격리 시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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