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1)540만원 짜리 골프채 선물
(2)21차례 정상회담
(3)모든 일 아베중심으로
(4)점에서 선을 만들고 입체를 만드는 일본
(5)미국 외교 위에 중국 시진핑 초청까지 성사 큰 그림 그려

“일본은 귀중한(treasured) 파트너이고 중요한(crucial) 동맹국이다.” “인도-태평양에서 자유롭고 주권이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의 국기를 볼 때마다 긍지를 느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아시아 5개국 순방의 첫 방문지인 일본 도쿄의 요코타 주일 미군기지에서 일본을 추어올리며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내용적으로 아베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코타 기지 연설을 통해 미-일 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북한에 대한 경고 등 세가지 중요한 언급을 모두 이끌어냈다.

아베 정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부터 치밀하게 트럼프와의 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그가 살고 있는 뉴욕 트럼프타워에 찾아가 54만엔(540만원)짜리 골프채를 선물로 줬다.

아베 총리는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도쿄 올림픽 때 골프 경기가 열릴 예정인 사이타마현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 지난 2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이어 두번째 골프 외교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계 여론이 차가울 때 아베 총리가 공을 들인 것이 이후 전화회담까지 합쳐 20차례 정상회담(직접 회담 4차례·전화회담 16차례)을 할 정도로 밀월관계를 이룰 수 있는 물꼬를 텄다고 일본에서는 평가한다.

유럽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본 내 여론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무관심하다는 점도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밀착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이 됐다.

과거에도 ‘론-야스’(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밀하다는 뜻에서 나온 말)처럼 양국 정상의 친밀한 개인관계가 부각된 적이 있지만,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만큼의 밀월관계는 없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미·일을 옭아매려는 것은 ‘미-중 빅딜’에 의한 외교적 고립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지만,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냉각된 중-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협상 카드 성격도 동시에 띠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도 장기적으로 대중 견제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협상에 대비한 ‘몸집 키우기’ 측면도 있다.

일본은 12월 도쿄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내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일까지 성사시키려는 의사를 여러차례 밝히고 있다.

당대회 이후 권력을 강화한 시진핑 주석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동아시아 정세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한·중·일 3국에서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보다는 한-중-일 관계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하는 흐름으로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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