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적폐 수사 데드라인 -문무일 검찰총장 5일 기자간담회
(0)‘적폐 청산’ 수사 장기화 문제점 지적
(1)검사 80명 5개월 매달린 적폐수사 11월말까지 끝내려다 올해말까지
(2)내부서도 피로감 호소
(3)본연의 임무 종사하기 기대, “파견검사들 12월 중순부터 복귀"
(4)내년엔 민생 수사에 집중
(5)특활비 등 진행상황 판단 필요
(6)MB 관련 수사 새해초까지 이어질듯
(7)피의자 영장 기각 등 악재 여권의 반발 등 변수 많아
(8)연내 종결 회의적 시각
(9)내년도 월드컵, 올림픽, 지방선거, 개헌 등 고려

거침없던 6개월의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다)”이다.
그런데 검찰개혁이 됐나? 중요범죄자가 구속됐나?

국민은 아리송하다.

“국민들만 피로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검찰 내부에도 피로감이 쌓였다”며 “검찰이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그동안 검사 생활을 하면서 이런 식의 수사는 본 적이 없다”며 “국정원에서 의뢰를 받은 수사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정권이 바뀌면 또 이런 일이 반복될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문 총장의 작심 발언 검찰 내부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이 더 이상 가만히 있다가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을 감안했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 총장이 청와대와 국정원 중심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내부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의 ‘데드라인’을 정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불가피하게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전국 일선 검찰청의 우수 검사들을 차출해 적폐 청산 수사에 투입하면서 누적된 조직 내부 불만도 문 총장 발언 배경 중 하나다.

문 총장은 “수사에 한시적으로 파견됐던 검사들을 이달 중순부터 수사가 마무리되는 순서대로 원 소속청으로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관계자는 “문 총장 말씀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수사팀에서 특정 인물을 정해놓고 수사를 한다든지 시한을 박아놓고 수사를 할 수는 없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총장의 발언이 국내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격화될 정치 싸움에 검찰은 끼어들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적폐 청산 수사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국정 농단 사건 수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문 총장은 이처럼 수사가 1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 공방에 휘말리면 향후 검찰 개혁 논의 등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횡령 의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해선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내년 초까지 수사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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