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쪽지예산'으로 나라를 흔드는 일부 국회의원들

청주일보l승인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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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예산안 계수 조정 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역구 관련 예산 요청을 쪽지에 적어 건네는 것을 쪽지 예산이라 한다.

쪽지시험, 쪽지대본 등 뭔가 급히 치를때 쓰는 말이다.

쪽지예산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역구 관련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회의 도중 쪽지로 부탁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상임위에서 예산 심사가 끝나고 넘어오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수 조정 소위가 진행되는데, 이 단계에서 등장하는 것이 쪽지예산이다.

즉, 국회의원들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여야 간사 또는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들에게 자신의 지역구에서 벌이는 특정 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반영해 달라는 민원을 적은 쪽지를 보낸 후 이 쪽지가 반영된 예산을 말한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부탁을 하기도 해 카톡예산, SNS예산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국민혈세를 밀실에서 나눠 먹은 이들이 있었으니, 일명 '소소위'(국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보류안건심사 소위원회)에서 막판 계수조정을 한 구캐의원들이다.

각당에 골고루 퍼져있다.
특히 절정의 '쪽지예산' 스킬을 유감없이 발휘한 인간도 있다.

이에 언론은 일제히 회초리를 들었다.

'밀실', '야합', '적폐', '구태', '흥정', '협박' 등 날 선 기조로 '쪽지예산'을 밀어 넣은 의원들을 비판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쪽지예산'은 자랑거리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쪽지예산'이 의원들의 자랑스러운 훈장이 되는 배경에는 지역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지역만 발전하면 장땡'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게 사실이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 언론의 비판에도 '쪽지예산'에 매달리는 이유다.

그러니 어느 의원이 '쪽지예산'으로 얼마를 챙겼다는 비판은 그 지역에서는 칭찬이다. '쪽지예산'으로 비판받는 의원들은 언론의 회초리를 즐긴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통설이다.

오히려 '쪽지예산'을 욱여넣지 못한 의원들이 무능하다는 푸대접을 받는 현실이다.
대책이 필요하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지역구 의원은 예결위원에서 배제해야 한다,

소소위 회의는 공개회의로 진행하고 모든 기록을 남겨야 한다
쪽지 주고 받은 자들은 예산법 방해 혐의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

다양한 대책이 이미 많이 있다.
국회의 성찰과 결단만 남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넘어가는 분위기다.

물론 '쪽지예산'이 100% 악(惡)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예산을 지역구 의원이 챙긴다는 차원에선 '용서할 수도 관행'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돈이 어디서 왔느냐'다.
대표적인 예가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문제다.

예산은 파워게임이다 보니 힘없는 곳 예산을 난도질해 노략질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아동수당은 내년 7월부터, 기초연금은 내년 4월부터 지급하기 위해 1조1천억원과 9조8천억원의 예산을 각각 편성했으나, 야당 측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이용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지급시기를 9월로 늦췄다.

아동수당은 4천억원, 기초연금은 7천1백억원이 삭감됐고, 정부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들은 빈손으로 수개월을 기다리게 됐다.

문재인 정부 보건.복지.고용 세 분야의 예산은 당초 146조 2천억원이었지만, 최종 통과된 예산에서는 1조5천억원이 삭감된 144조7천억원이었다. 반면 SOC(사회간접인프라 사업) 예산은 애초 계획보다 1조 3천억원 늘었다.
이런 변화에 쪽지예산이 단단히 한몫했다는 추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예산안을 살펴보면 일부 유력 의원들의 쪽지예산이 다른 의원들에 비해 매우 적거나 없는 의원도 있었다. 칭찬하고 싶은 대목이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구에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염려돼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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