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이다.
쉽게 말해 우리 어머니, 누나, 내 딸이 투쟁으로 얻은 여성의 날이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단체들이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최근 확산하는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밝힌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110개 여성단체 지도자들과 정·관·학계 주요인사 등 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들이 미투 지원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각종 성폭력 철폐를 위해 앞장설 것을 결의한다.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미투지원본부도 발족을 선포한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한국공법학회, 한국심리학회, 한국여성변호사회 등이 참여해 피해자에게 법률, 심리치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 여성의 전화는 지난해에 이어 광화문, 대학로, 신촌, 강남역 일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장미 배포 캠페인을 벌인다. 올해에는 성폭력 저항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상징하는 하얀 장미와 함께 미투 지침을 담은 카드, 폭력 피해상담과 사법제도 이용 등이 담긴 안내서도 나눠줄 예정이다.

한국YWCA연합회는 오후 1시30분부터 회원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명동 거리를 행진하며 성폭력 피해 고발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와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장미와 미투 운동 동참을 뜻하는 검은색, 보라색 의상으로 성폭력 근절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현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폭력·성차별 피해에 대해 말하는 '3·8 샤우팅' 행사를 4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데 이어 이날 전주 경기전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여성폭력 없는 사회를 위해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할 점을 말하는 '말하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여성의 날 3시 조기 퇴근 시위'를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 100대 64로 벌어진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를 1일 노동시간인 8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들이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라는 의미로 벌이는 운동이다. 참석자들은 이후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세계여성의날은 1908년 미국의 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조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된 국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여성의 날이 된 이유? 빵이냐 장미냐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섬유 노동자 1만 5천여명이 뉴욕서 생존권과 참정권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이다.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차 여성운동가대회에서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제트킨의 제창에 따라 결의하였다.

미국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요구했던 생존권과 평등권.

굶주림을 의미하는 '빵'과 권리를 의미하는 '장미'
언제나 투쟁은 배고픔과 권리장전이다.

여성들의 연대 투쟁했던 그 사건이 있었기에 오늘날 여성의 자유와 지위는 향상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숙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한국
1984년부터 매년 3월 8일을 전후해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전국여성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국여성대회를 개최, 기념식과 여성축제, 거리행진, 여성문화제 등의 행사를 한다.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당면요구에 대한 확인 결의 및 단결, 소외되어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 형성, 여성고용·실업문제 해결 등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예를 들어 1994년과 1998년에는 고용안정과 사회적 평등, 1999년에는 고용안정과 조직확대, 2000년에는 여성노동자 조직확대와 비정규직 여성 권리확보 등을 주제로 전국 또는 한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하루 빨리 이 숙제들이 풀려 남성과 여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세계 여성의 날(국제부녀절-International Women's Day)
매년 3월 8일,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리는 날이다.

원래는 사회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에 의한 정치적 행사로 시작된 이 날은, 현재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 속에 녹아 들어간 상태이다. 1910년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와 클라라 체트킨에 의해 제안되었다.

몇몇 국가에서 이 행사는 원래의 정치적 색채를 잃고, 어머니날이나 밸런타인 데이처럼 남성의 여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행사로 전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세계 여성의 날은 여전히 여성의 자유, 여성의 참정권, 인권 등의 정치적 문제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으며, 국제적인 여성들의 투쟁에서 이어지는 정치적, 사회적 자각을 잘 드러내주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국가가 3월을 봄의 시작으로 여김에 따라, 세계 여성의 날은 봄철의 첫 번째 축제로 치러지기도 한다.

산업 혁명과 시민 혁명으로 인해 서유럽 세계가 자본주의 체제로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여성들의 지위는 기존 사회와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 이제 집안에서 가사 노동만을 담당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체제의 노동자 계급의 일원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는 여성들에게 남성보다 가혹한 조건을 요구했고, 여성 노동자들의 불만이 1857년 미국의 뉴욕 시에서 처음으로 폭발한다.

이때 방직, 직물 공장에서 일하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저임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일으켰고 이는 곧 경찰에게 공격받고 해산되었다.

2년이 지난 1859년 3월, 이 여성들이 최초로 그들의 노동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이후 1908년 2월 28일 미국에서 여성들의 또 한번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때 15,000명이나 되는 여성 노동자들이 근무 시간 단축, 임금 향상, 투표권 등을 요구하며 뉴욕 시로 행진했다.

1910년 제2인터내셔널의 노동여성회의에서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체트킨(Clara Zetkin)과 알렉산드라 콜론타이로부터 매년 같은 날,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장하는 '여성의 날' 행사가 제안되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1911년 3월 19일에 첫 번째 '세계 여성의 날'이 치러지기로 결정된다. 1848년 3월 19일은 프러시아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가 프랑스 2월 혁명의 영향을 받은 노동자 계급의 봉기 움직임에 위협을 느끼고 여성 참정권 등을 약속한 날(이 약속은 봉기의 위험이 사라지자마자 취소되었다.)이었기에 이 날로 결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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