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괴물이 된 권력을 고발하는 게 ‘미투’다.

가증스런 두 얼굴의 종자들이 문제지, 여성과 남성의 싸움이 아니다

‘완장’ 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크고 작은 권력들은 법(규칙), 예산, 인사, 결재권 등 통제 시스템을 통해 힘을 발휘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투’에서 드러난 성폭행이나 성추행처럼 약자의 빈틈을 가차 없이 파고드는 더럽고 저열한 속성이 바퀴벌레를 닮았다.

‘미투’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한 성폭력이 아니다.

우월한 지위와 권력을 무기로 성(性)마저 갑질의 도구로 삼는 특권의식이 낳은 악질 범죄다. 아주 슬프게는 범죄의 생명까지 잉태하게 한다.

가해자의 더러운 씨앗을 가진다.

이보다 더한 악질 적폐는 없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건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비밀이 없어야 한다
◇공짜 점심이 없어야 한다
◇용서도 없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남녀차별 등 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
◇투명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다함께 더불어 의인이 돼야 한다.
◇범죄에는 햇빛이 최고다. 드러나야 범죄를 멈춘다.

권력형 성폭행이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법조계, 교육계, 종교계까지 이것은 전사회적인 범죄다.

모두 그 분야에서 크고 작은 권력을 휘두르는 일그러진 완장들이다.

이제는 저급한 권력형 성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

이를 위해 양성평등을 실현할 법적·제도적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전통적인 위계질서의 재편도 필요하다.

특권과 반칙의 ‘완장문화’를 걷어내고 소통과 공감, 평등이라는 새 시대 가치관을 반영하는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서야 한다.

요즘 직장 내에서 ‘미투’ 역풍으로 여직원과 가급적 대화하지 않고, 카톡으로 지시하는 등 과도하게 여성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과도한 경계를 ‘펜스 룰(Pence Rule)’이라 뷰른다.

펜스 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002년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 인터뷰에서 “아내 이외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해 유래했다.구설에 오를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내 이외 다른 여성들과 개인적인 교류나 접촉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느 유명인이, 어느 정치인이 성폭력 사건에 휘말렸느냐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단 '미투'가 우리사회를 혁신하는 진정한 사회운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냉철한 생각과 판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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