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세종=청주일보】‘향수(鄕愁)’의 작가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제30회 정지용문학상’에 김광규 시인(77)의 ‘그 손’이 선정됐다.박수은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박수은 기자 = ‘향수(鄕愁)’의 작가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제30회 정지용문학상’에 김광규 시인(77)의 ‘그 손’이 선정됐다.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고 지용제가 주관하는 ‘정지용문학상’은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지용제 행사 중 하나로, 정지용 시인의 뒤를 이을 작품성과 문학성이 뛰어난 시를 매년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이근배 예술원 부회장, 유자효 지용회장, 신달자 시인 등 7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심사를 맡은 김재홍 문학평론가 겸 백석대 교수는 심사평에서 “‘손’이라는 시어를 통해 자신의 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또 다시 새로운 운명의 길, 새로운 출발을 향해 떠나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잘 표현해냈다”고 말했다.

김광규 시인은 1941년 서울에서 출생해 1975년‘문학과 지성’여름호에 〈유무〉·〈영산〉·〈부산〉·〈시론〉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제1회 녹원문학상, 제4회 편운문학상, 제11회 대산문학상, 제19회 이산문학상 등을 다수 수상하는 등 단순하면서도 깊은 울림의 시세계로 현재까지 높은 평가받고 있다.

시상식은 다음달 12일 오후 4시 옥천 구읍 상계공원 특설무대에서 제31회 지용제 행사와 함께 치뤄질 예정이다.

다음은 김광규 시인의 ‘그 손’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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