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초승달은 이슬람교에서 유일신 ‘알라’의 상징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의미로 본다면, ‘진리의 시작’을 의미한다. 깜깜한 그믐이 지나고 처음 떠오르는 달이 바로 초승달이다. 그 옆에 샛별이 있다. 이슬람의 초승달은 우리가 말하는 그믐달이다. 그믐달과 초승달은 지구의 위도에 따라 다르다.

이슬람교에서 마호메트가 알라 신(하느님)으로부터 최초의 계시를 받을 때 초승달과 샛별이 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하느님의 진리가 인간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초승달을 징표로 중시한다

영어로 초승달은 점점 증가한다는 ‘crescent’에 ‘moon(달)’을 붙인 합성어다.

이슬람 국가 다수의 국기에 초승달이 새겨진 연유도 여기에 있다. 오스만제국이 초승달과 별을 사용한 국기를 사용한 후 오스만의 후신 터키를 시작으로 남쪽으로는 지중해를 넘어 튀니지·알제리·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로 퍼졌고 동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과 파키스탄 등 서아시아로 확산됐다.

초승달 자체를 신으로 숭배하는 것은 아니다.

이슬람교 종교적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동 국가들이 모하메드의 출현으로 이슬람문화권이 되기 전에 분명 유일신 알라가 아닌 다신교적 문화 아래 있었다. 그때 중동에선 달을 신성시 여기며 달의 신을 섬겼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모하메드라는 종교지도자가 출현했을 때도 당시의 풍습과 종교였던 달의 상징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융화 되어진 거라 생각한다.

이슬람의 성도 메카에 들어선 세계 최고층 시계탑(알베이트 클락타워) 꼭대기에도 초승달 조각이 새겨져 있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를 흔히 ‘비옥한 초승달 지대’로 부른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팔레스타인과 이집트·이라크·소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이 마치 초승달 모양 같다고 해 미국 역사학자가 그런 이름을 붙였다.

종교의식에도 초승달이 빠질 수 없다.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은 이슬람력 기준으로 아홉 번째 초승달이 뜨는 시점에 시작해 다음 초승달이 뜰 때 끝난다.

이슬람력의 제9월. 아랍어로 '무더운 달'이라는 의미다. 이슬람의 무함마드 사도가 쿠란을 계시받은 달이기도 하다.

2018년도 라마단은 5월 17일부터 6월 16일까지다.

이슬람에서 무슬림이 지켜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다

달 동안은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해야 한다.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것.
담배나 성관계도 해가 있는 동안은 금지된다.

금식의 시기는 매년 각 나라의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공지하는 시간에 따라 지켜지는데, 이는 이슬람력이 음력이기 때문에 달의 움직임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오전 6시~오후 6시까지 금식의무가 요구된다.

단, 건강상 이유로 병자나 임산부, 모유수유나 생리 중에 있는 여성, 어린 아이들은 제외된다. 이 중 어린이의 경우 일반적으로 7~8세에서 최대 13세가 기준이다.

물론 성장기때는 일정 정도는 봐주는편으로 보통은 아침부터 점심때까지만 단식하거나 며칠씩만 정해서 단식한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은 라마단때 놀 시간이 늘어난다고 쾌재를 부른다고. 다만 가정에 따라서는 적응이 안되면 커서 더 힘들어진다고 초등학생들도 해질 때까지 단식시키는 경우도 있다.

사막을 여행하고 있다던가 하는 등의 끼니를 거르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사람들도 제외된다. 2005년 10월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대지진으로 무려 7만여명이 죽었을 당시에도 라마단을 지키는 이들이 있어서 부상을 크게 당하고도 약을 먹지 않았다.

이를 본 터키 구조 팀이 "당신 그러다가 죽으면 자살이다. 이슬람에서 가장 강력히 금지하던 게 자살 아닌가?" 라고 설득하고 나서야 비로소 약과 구호식품을 먹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이들도 해당되는데 스포츠선수들도 해외 리그에서 활동 시 굶은 상태로는 경기에 임할 수 없기 때문에 예외를 둔다.

해외에 체류하는 이슬람 국가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고향에서는 노동 일정 자체가 라마단에 맞춰지지만 해외 공장은 라마단에 맞춰져 있지 않아서 보통은 라마단을 지키지 못한다.

더군다나 정신노동이면 사정이 낫지만 대다수가 육체노동직에 종사하는 만큼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면서 일하면 진짜 사람 죽는다.

가끔 꿋꿋하게 지키려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보통 하루도 못 버티고 포기한다. 사실 이슬람 국가에서도 육체노동자는 라마단에서 제외시키는 경우는 많다.

물도 안 마시면서 고단한 육체노동을 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생계를 포기하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런고로 군인도 라마단의 금식 의무에서 제외된다. 생리 중인 여성도 제외되는데, 단 나중에 빠진 기간만큼 보충해야 한다. 우주 비행사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라마단 기간 중에 학교시험이 치러지지 않고 시험기간도 되도록이면 라마단을 피하기 때문에 시험이 치러지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드물지만, 마지못해 시험이 치러지거나 라마단 기간이 시험기간과 겹쳐지면 수험생들도 금식이 면제되는 경우도 있다.

시험이 치러지는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라마단 금식을 지내게 되면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청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