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옥수수의 계절이다.

대학과 학벌에 한이 맺혔는지 요새 유행하는 옥수수 이름은 대학찰옥수수와 강원도 지역의 찰옥수수다.

학명은 Zea mays L.이다. 옥수수는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한 남아메리카 북부의 안데스산맥의 저지대나 멕시코가 원산지인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 나라에는 중국으로부터 전래되었다.

따라서 그 이름도 중국음의 위수수(玉蜀黍)에서 유래한 우리식 한자어다.

옥수수(Zea mays L.)는 우리나라에서 지방에 따라 옥시기·옥숙구·옥수시·옥쉬이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 밖에 강냉이·강내이·강내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옛부터 불려오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옥촉태(玉蜀泰), 포미(包米), 포곡(苞穀), 진주미(珍珠米) 및 옥미(玉米)등으로 불려 왔으나 최근에는 옥미(유미로 발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영어로는 Corn, Maize, Indian corn 및 Turkey corn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와같이 옥수수가 각나라, 각지역별로 이름이 다양하게 불리어 지고 있는 것은 재배역사가 그 만큼 깊고 재배분포가 널리 퍼져 있음을 의미하며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화곡류(禾穀類) 식량작물에 속한다.

그리고 사탕 옥수수라는게 있다.

초당 옥수수가 덜 알려졌을 때 불리던 별칭이다. 당시 별명은 사탕 옥수수 외에도 ‘설탕 옥수수’, ‘마약 옥수수’, ‘노란 옥수수’ 등 많았지만 이제 초당 옥수수로 정리됐다.

‘제주도에서 여름 한때 잠깐 나는 희귀한 옥수수’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초당 옥수수가 새삼 옥수수 시장의 다크호스가 됐다.

초당 옥수수는 확고한 팬덤을 가진 인기 옥수수로 자리매김했다. 초당 옥수수 팬들은 농가를 찾아내 저마다 ‘단골 농가’를 갖고 매해 여름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인기 농가에선 봄 파종 때부터 이미 그 해치 초당 옥수수 예약 판매를 내걸고 순식간에 ‘완판’ 한다. 18브릭스(1브릭스는 100g 당 당분 1g) 정도는 훌쩍 넘는 화려한 단맛(대부분의 과일보다 당도가 높다)과 치아만 닿아도 과즙이 튈 정도로 수분 가득(수분 함량이 무려 90%선) 아삭아삭한 식감은 분명 이목을 끄는 면이 있다. 샛노란 색도 매력 만점이다.

실제 초당 옥수수 농사는 2013년 8헥타르, 2014년 63헥타르, 2015년 33헥타르에 불과했던 제주도의 노지 옥수수 재배 면적은 ‘김나영 효과’ 이후인 2016년 101헥타르로 껑충 뛰어올랐다. 2

2017년에도 181헥타르로 또 두 배 가까운 성장을 했다. 초당 옥수수는 온도에 민감해서 폭염 전, 그리고 장마 전에 수확해야 한다. 기후가 온난해 초당 옥수수와 생태가 잘 맞는 제주도가 초당 옥수수 주산지로 단숨에 자리 잡았다.

앞서 이야기했던 찰옥수수, 대학찰옥수수는 발전이나 퇴보없이 건재하다.

옥수수 전체 재배 면적이 급감한 2000년대 이후 큰 변화가 없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강원도가 5,498헥타르로 옥수수의 절대 아이콘 위치를 지키고 있고 그 뒤로 3,138헥타르를 경작하는 충북이 안정적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 경기, 경북 순으로 옥수수를 꾸준히 키운다.

옥수수에서 초당 옥수수가 진보라면 찰옥수수는 수줍은 보수다.

묵묵히 의리를 지키지만, 결집력은 약하다. 찰옥수수야 워낙 철 되면 알아서 어디서나 팔기 때문에 나오면 나오는가 보다, 하는 정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것은 마치종(馬齒種)으로 씨알이 크고 끝이 말 이빨처럼 움푹 패었는데 소출은 많으나 대부분 연질부로 되어 식용에 알맞지 않다.

경립종(硬粒種)은 씨알이 굵직하고 대부분 각질부(角質部)로 되어서 식용에 알맞다.

폭렬종(爆裂種)은 씨알이 잘고 각질이 많으며 튀겨 먹기에 알맞다. 감미종(甘味種)은 당분이 많고 연해서 간식용으로 좋다. 연립종(軟粒種)은 연질녹말로 되어 있어 식용으로 좋지 못하다.

연감종(軟甘種)은 연립종과 감미종의 중간성질이다. 나종(糯種)은 녹말이 거의 아밀로펙틴(amylopectin)으로 되어 있어 찰옥수수라고도 하는데, 간식용으로 좋다. 유부종(有稃種)은 씨알의 하나하나가 껍질에 싸여 있는 원시형이다. 또, 옥수수는 잡종강세가 현저해서 1대 잡종의 품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찰옥수수도 전 세계를 놓고 보면 초당 옥수수 못지 않게 희귀한 존재다.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정도만 찰옥수수를 먹고, 이외 지역은 모두가 단옥수수를 길러 먹는다. 우리에겐 찰옥수수가 지겹도록 당연하지만, 밖에 나가면 평양냉면처럼 어디에도 없어 고국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한국의 맛’이다.

찰옥수수, 단옥수수, 초당 옥수수는 옥수수의 종류다.

다 같은 옥수수라고 하기엔 서로 너무나 다른 특징을 가진다.

찰옥수수는 찰밥의 찰진 맛을 내는 아밀로펙틴이 90% 가량을 차지하는 옥수수다. 껍질이 얇을수록 좋고, 속이 단단하게 차있다. 왁시 콘(Waxy Corn)이라고 하고, 옥수수 알이 둥글고 단단한 모양을 하고 있다. 찰옥4호, 일미찰, 미백2호, 연농1호(대학찰) 등 흰색 찰옥수수 품종과 흑점찰, 얼룩찰1호, 흑점2호 품종 등 국내 육성 품종이 주로 재배된다. 색에 따른 맛 차이는 없다.

단옥수수는 한 마디로 통조림 옥수수, 스위트 콘(Sweet Corn)이다.
단 맛이 있고, 채소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수확 후 수분을 잃으면 볼품 없이 홀쭉해지는데, 이는 통조림 옥수수에 항상 물이 채워져 있는 이유다.

1970년대 이후 미국 품종들이 한국에 소개됐지만 우수한 찰옥수수 품종이 개발되면서 점차 시장 중심에서 밀려났다.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손범영 박사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2012년엔 찰옥수수가 1만6,828헥타르 재배된 데 비해 단옥수수는 고작 173헥타르 재배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품종으로는 구슬옥, 고당옥, 고당옥1호 등이 있는데 구슬옥은 흰색과 노란색 알이 섞여 있어 예쁘다.

초당 옥수수는 단옥수수가 열성 변이를 일으켜 생겨난 돌연변이다.

덜 익었을 때 옥수수가 가진 당이 전분화되며 옥수수다운 옥수수가 되는 것인데 초당 옥수수는 딱하게도 이 대사작용을 잘 하지 못해 당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덕분에 달고 맛있다. 앞서 말했듯 수분이 하도 많아서 수확 후 반나절만 지나도 바람 빠진 풍성처럼 쭈글쭈글하게 쪼그라든다. 강릉의 초당 두부와는 전혀 관계 없고, 超糖, 즉 ‘매우 달다(Super Sweet)’는 뜻의 초당이다.

옥수수를 살 때는 대까지 껍질 안에 감싸져 있는 것이 좋다. 우리가 사먹는 옥수수는 종류 불문하고 일부러 맛 없게 파는 것처럼 보인다.

옥수수는 줄기에서 떨어진 순간부터 노화에 박차를 가한다. 수분이 날아가고, 당이 부지런히 전분화되며, 그 결과 맛이 없어진다.

경매와 도매 등 유통 단계를 다 따르자면 마트나 백화점 등 소매 단위에 이르러선 사나흘이 흘러 있고, 맛이 다 빠진 상태가 된다.

특히 초당 옥수수는 조금만 더워도 푹 쉬어버리기도 한다.

초당옥수수는 먹을 만한 한계가 3일이고, 단옥수수는 5일에 불과하다. 농가에서 수확 후 저녁에 바로 택배를 발송해 다음날 도착하도록 해야 한다

농가와 직거래로 먹는 옥수수가 제맛이다.

농가와 직거래하지 않고 편안하게 집 근처 마트에서 맛있는 옥수수를 고르려면 시원한 매대, 냉장고에 보관된 옥수수를 고른다.

푹푹 찌는 야외에 방치된 옥수수는 금물이다.

껍질과 수염을 말끔하게 정리해 팩에 포장해둔 옥수수도 피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편할지는 몰라도 맛이 떨어진다.

옥수수가 껍질에 감싸여 있어야 수분도 유지되고 온도 변화에도 덜 영향 받는다. 껍질은 두텁게 싸여있을수록 좋다.

옥수수는 펭귄의 다리처럼 대(줄기)가 껍질 안에 감싸여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대개는 대 부분을 꺾어 내고 대에 붙은 껍질을 벗겨 알맹이만 감싼 형태로 유통된다.

기왕이면 이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유통한 옥수수가 낫다.

유통되는 동안에도 대로부터 수분과 영양을 조금이나마 공급받아 맛이 유지된다. 해외 수퍼마켓에선 옥수수 코너 옆에 쓰레기통을 두어 대와 껍질, 수염이 모두 제거되지 않은 옥수수를 그 자리에서 직접 정리해 알맹이만 가져가도록 해놨다. 수퍼마켓 입장에서도, 소비자 입장에서도 번거로운 일이지만 이래야 맛이 좋기 때문이다.

아니면 아예 쪄서 냉동한 제품의 맛이 나을 때가 많다. 집에서 옥수수를 먹을 때도 바로 쪄서 냉동시켜 두면 맛을 보존한 채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조리할 때는 되도록 삶지 않고 찌는 것이 좋은데, 특히 초당 옥수수는 꼭 쪄먹어야 한다.

한국 옥수수의 역사는 우수한 1대 잡종 마치품종으로 황옥23호, 수원19·20·21·29호 등이 있으며, 감미종으로는 골드크로스반탐이 많이 재배된다.

생산량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으며, 1988년의 경우 10만 5859t에 달하였다. 옥수수는 산간지방에서는 주식이 되기도 하고, 평지에서는 간식으로 이용된다.

특히, 생산량이 많은 강원도의 경우에는 강냉이밥·강냉이수제비·강냉이범벅과 같은 주식 뿐 아니라 옥수수설기·옥수수보리개떡과 같은 별식 등 옥수수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묵은 강원도의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 제분을 해서 빵·과자·물엿·술을 만들며 녹말로는 포도당·주정·방직용풀 등을 만든다. 기름을 짜서 쓰기도 하고 마가린을 만들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마른 암술대를 이뇨제로 사용한다.

옥수수의 특징

*옥수수는 재배하기가 비교적 쉽다.
*옥수수는 토양을 청결하게 해준다.
*옥수수는 토양을 별로 가리지 않는다.
*옥수수는 이용가치가 높다.
*옥수수는 경제성 있는 작물이다.
*남북통일을 대비하여야 한다.

현재 한국에 수입되고 있는 식량작물 중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 것이 옥수수 알곡이다.

막대한 외화를 낭비해가면서 국내 수요량을 가격은 싸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수입 옥수수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강원도 산간지나 도시근교의 휴경지를 이용한 옥수수 재배가 이루어진다면 어느 정도나마 수입대체가 가능하다.

주곡중의 하나로 옥수수를 이용하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더 많은 지역에 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만 식량안보적 차원에서 강대국들로 부터의 수입대체를 이루고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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