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베이비 파우더와 난소암의 연관성을 두고 다투는 소송에서 미국 미주리 주 법원 배심원단이 존슨앤 존슨에 약 47억 달러, 우리 돈 5조 3천 250억 원을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고 미국 방송이 보도했다.

배심원단은 존슨앤 존슨은 난소암에 걸린 여성 등 22명에게 보상적 손해배상으로 5억 5천만 달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41억 4천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존슨앤존슨의 베이비파우더, 샤워투샤워 등 활석 함유 제품과 관련해 미국에서 제기된 9천여 건의 소송 배상액 중 가장 큰 액수라고 CNN은 전했다.

존슨앤존슨 측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미국의 세계적 제약회사. 본사는 뉴저지 주 뉴브런주윅에 있고, 우리나라에도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유한회사, (주)한국존슨앤드존슨, 존슨앤드존슨메디칼, 한국얀센의 4개 별도 법인으로 진출해 있다. 타이레놀(한국얀센), 존슨즈 베이비케어, 뉴트로지나, 아큐브 등의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바로 그 공룡기업인 존슨앤존슨의 베이비 파우더를 쓰다 암에 걸렸다며 40대 남성 스티븐 란조가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 (punitive damages) 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손해를 끼친 피해에 상응하는 액수만을 보상하는 전보적 손해배상제도(우리나라의 경우)와는 달리, ‘있을 수 없는 반사회적인 행위’를 금지시키고 그와 유사한 행위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국가가 처벌의 성격을 띤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다.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에 있어 가해자의 악의적 또는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비난에 기초하여 처벌적인 성격의 제재를 가하고, 나아가 장래에 있어 유사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위하여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한국에도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들이 개개의 소송에서 작은 금액만을 손해배상하도록 한다면 이눔들은 소비자의 소송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의하여 막대한 손해배상을 하게 되어야만 사전에 정신차리고 조심할 것이다. 이게 법경제학적인 결론이다.

당장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이 어렵다면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에 있어서는 위자료라도 대폭 상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기업의 횡포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재벌 등 대기업들이 노동자들이나 소비자에게 한 짓을 생각해봐라!

사실 잡아가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더 무섭다.

최초 징벌적 손해배상
1763년 영국의 ‘Huckle v. Money 사건’(불법행위로 얻어지는 이익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초과한다는 계산 아래 징벌적 배상을 인정한 최초의 사건)에서 처음으로 그 용어가 등장했는데, 이후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주로 영미법계 국가로 파급돼 사용되고 있다.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는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도 나오고 고조선 팔조금법에도 나온다.

그 시절 피해자가 입은 손해의 몇배를 배상하라 라는 형식으로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하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을까.

1997년작 ‘레인메이커(The Rainmaker)’ 와 2000년 작품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가 기억에 남는다.

레인메이커는 인디언 부족의 기우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행운을 가져다 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요즘은 액션 배우로 탈바꿈한 맷 데이먼의 풋풋한 20대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거대보험사를 상대로 신출내기 변호사가 소비자의 권익을 찾기 위하여 법정 투쟁을 벌이는 영화다. 다른 법정 영화와 달리 긴박한 논쟁은 없지만 프란시스코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답게 잔잔하게 몰입시키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존 그리샴 원작이니 어느 정도 각본의 기대치 충족은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좀 더 오락적 요소가 가미되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줄리아 로버츠 주연이라서 이름값에 맞게 지루할 틈 없이 2시간이 흘러간다. 대기업의 환경오염에 대항하는 줄거리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영화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인 에린 브로코비치는 실존 인물이며 줄리아 로버츠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이 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도입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닌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몇배의 돈이 제대로 보장되고 소비자의 피해가 구제될지 지켜볼 일이다.

추가적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기업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다시 소비자에게 떠넘기지나 않을까도 관심사다.

현대형 소송으로 인권 보호 측면에서도 순기능이 커고, 불법행위 사전억제 위한 공익적 목적도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중국도 도입하는 등 이미 국제적 추세다.

한국만 도입을 늦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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