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1회용 컵의 역사

1회용 종이컵은 1907년 휴그무어라는 청년이 자판기 사업을 하는 친구를 돕기 위해 발명했다. 우정이 돈을 벌게 해 준 아름다운 이야기다.

당시 자판기에 유리컵을 사용했는데, 유리컵이 너무 자주 깨져서 자판기 사업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휴그무어가 왁스와 플라스틱으로 코팅되어 물에 젖지 않는 태블릿 종이로 만든 것이 1회용 종이컵이다.

1회용 종이컵이 발명되자 미국 민간보건 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사무엘 크럼빈 박사는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구하는 길은 오직 1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 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회용 종이컵은 편리함과 위생이라는 장점때문에 사용이 확대되어 왔다.

`가볍고, 깨지지 않는 음료 자동판매기 용기' 그 필요성이 1회용 종이컵을 발명한 근원이다. 미국 하버드대 재학생 휴 무어가 `깨지지 않는 것? 종이로 컵을 만들면 되겠다. 하지만 종이는 물에 젖으면 바로 찢어져 버리지. 어떻게 하면 찢어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마침내 물에 쉽게 젖지 않는 종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화학성분이 첨가된 `태블릿 종이'다.

대량생산에 의해 불티나게 팔려 나간 종이컵의 진화는 가속화됐다. 아이스크림을 담는 `1회용 종이 그릇'을 넘어 의료용기로 발전했다. 미국 민간보건연구소의 사무엘 크럼빈 박사는 무어의 종이컵의 가치를 놓고 `위대한 발명'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발명의 날'에 현대인의 생활을 편리하게 바꿔준 발명품 10가지에 꼽혔을 정도로 각광받았다. 그 `1회용 컵'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마침내 철퇴를 맞았다.

단속이다. 오늘(1일)부터 매장 내에서 `1회용 컵'을 사용하면 과태료 5만~200만원 이하가 부과된다.

게다가 국회에 1회용품 사용자제 안내문 부착 의무를 법률로 상향하는 등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결국은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한 과유불급이다.

1회용 컵은 문화의 탄생, 성장, 죽음을 가장 잘 보여준다.

잔(盞)이자 컵(Cup)이다.

사가(史家)들은 이를 `인류문명의 시원'이라 말했다. 음료 섭취를 위해 먹거리를 보관하기 위한 기본 용기다.

용도·재질에 따라 잔(棧), 작(爵), 배(盃), 완(碗), 우(盂) 등으로 일컫는 데서 알 수 있듯 쓰임새 역시 무궁무진하다. 찻잔을 놓고 삼라만상을 논했는가 하면, 술잔 없는 제사상은 상상조차 어렵다.


이제 지구와 인류를 위해 1회용 컵은 모든 조직과 나의 편리성으로부터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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