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 김흥순 = 가을학기 졸업생은 2월에 졸업하는 학생들과 달리 이런 저런 개인사정으로 휴학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9월에 졸업을 하게 된다. 남자 대학생들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학하면서 코스모스 졸업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을학기 졸업생들은 취업에 있어 상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지원자의 자격요건에 있어 ‘4년제 대학 졸업생 또는 2월 졸업예정자’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학기 졸업예정자에겐 지원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이를 두고 한학기를 더 휴학해 2월에 졸업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라거나, 기업에서 실시하는 수시모집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될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것이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가을학기 졸업생들에게 취업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채용정책은 개선돼야 한다.


거의 재해 수준이나 다름없는 8월의 혹서 속에 각 대학교의 코스모스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졸업을 축하해야 하는 날 앞날을 예고하듯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코스모스 졸업
신( 神)이 가장 먼저 습작으로 만든 꽃 코스모스와 취직을 못해 코스모스 졸업을 하는 학생들의 처지가 어딘지 닮았다.

옛날 아주 아주 먼 옛날, 천지를 창조한 신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꽃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신은 솜씨를 모두 발휘해 꽃을 만들긴 했지만, 처음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라 마음에 쏙 들게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만들어 보는가 하면, 꽃 빛깔도 이런 색 저런 색으로 물을 들여 보기도 했다.

"이 꽃은 너무 약한 것 같아, 이건 너무 색깔이 짙어..."

하지만 꽃이라면 아무래도 힘있는 것보다는 어딘지 가냘프고 약해 보이는게 나을 거라 결정하고, 이번에는 그 모양을 전체적으로 약하고 허리가 하늘거리게 만들었다.그리고 꽃 빛깔도 그모양과 어울리게 흰색, 분홍색, 빨간색, 자주색 등으로 칠해 보았다.

이렇게 하여 신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만들어 놓은 꽃이 바로 <코스모스>였다.그렇게 신이 정성을 쏟은 꽃이기에 코스모스는 더없이 자유스럽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이 꽃에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최초로 붙인 사람은 1700년경, 당시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 식물원장 '카마니레스'라는 사람에 의해서다. 이 코스모스의 원종은 지금도 멕시코 고산지대에 분포하고 있으며 코스모스가 고산식물이란 것도 신과 가까워지려는 삶이려니와 그 청초한 아름다움이 신께서 보시기에 합당한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코스모스는 쓸쓸히 가을길을 가는 나그네를 반기는 대표적인 가을꽃이다. 지금은 시도 때도 없이 피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뭔가 부족해 보이고 약해보인다.

'코스모스'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그 자체 속에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를 의미하며, 코스모스의 꽃말은 꽃의 생김새와 이미지에 걸맞게 "소녀의 순정"이다.

코스모스는 멕시코 원산으로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말 이름은 '살사리꽃'이다. 꽃은 6월∼10월에 걸쳐 피고 두화는 지름이 약 6cm 정도로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우리나라에 이 꽃이 들어온 것은 대략 1920년 경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된 후에 유럽을 거쳐서 우리나라로 전래되었다고 전한다.

꽃의 모양과 색과 향이 합쳐진 꽃의 기운을 이용해 병을 고친다는 중국의 전통적 화요법에 의하면, 코스모스는 심신이 지쳤을때 특효가 있는 꽃이라 한다. 가을철에 기온이 섭씨 15도 안팎으로 내려가면 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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