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마스크로 얼굴가리고 거리 잡초 제거하는 분은 누구?

▲ 【충북·세종=청주일보】충북 보은군 보은읍 연규찬씨가 아무 조건없이 주변 풀베기 환경 정화 봉사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남윤모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남유모 기자 =
“매일 아침이면 왠 할아버지 같은 분이 약통을 메고 거리를 누비며 땀을 흘리고 있는데 누군지 모르겠어요?”

최근 충북 보은읍에는 아침마다 약통을 메고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찾아 풀 약을 하며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18일 오전 8시 동문 주유소 앞에서 30여분을 기다리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 농약통을 메고 연신 보도블럭 틈마다 자란 풀에 약을 하고 있는 어르신을 만났다.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만난 화제의 주인공은 보은읍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연규찬 어르신이었다.

매일 아침마다 약통을 메고 거리를 누비는 이유에 대해 연규찬 어르신은“보은군에서 큰길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에는 잡초 제거를 잘해 깨끗하지만 이면도로나 사람 통행이 없는 곳에는 미쳐 신경을 쓰지 못해 풀이 많이 자라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작은 정성이지만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유에 대해서는“몇 년 동안 무공수훈자 보은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작은 일에 생색낸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아 환경정화 활동에 조그만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연규찬 어르신은 그동안 보은군청 입구,이평대교 주변, 청주-대전 우회도로 사거리,보건소,등기소 주변 등 3년 전부터 아침일찍 일어나 누구도 모르게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런 봉사활동 중에 농약통을 메고 아침일찍 물을 받자 농사짓는 사람인 줄 알고 호통을 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제는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는 줄 알고 "감사하다,수고하십니다" 며 먼저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도 생겼다.

그러면서 연규찬 어르신은“ 추석과 보은지역의 가장 큰 축제인 대추축제도 몇 일 남지 않았는데 보도블럭 틈사이로 풀이자라 모처럼 고향을 방문하는 출향인과 관광객들에게 깨끗한 고향을 보여주고 싶다”며 “농약도 친환경 농약으로 선택해 안전하다. 작은 힘이지만 힘이 닿는데 까지 틈틈이 환경정화활동을 펼쳐 깨끗한 거리를 만들어 다시찾고 싶은 보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연규찬 어르신은 베트남 전쟁에 두 번 참전해 국가로부터 화랑무공훈장을 수훈받은 역전의 용사이다.

또 보은에서 30여 년 동안 개인택시업에 종사하며 달리는 차안에서 생활이 어려운 산모가 출산기미가 보이자 자비로  청주병원에 입원. 퇴원까지 시키고 아이까지 챙기는 등 왕복 5회의 무료봉사를 하는 등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무공수훈자보은지회장을 역임해 보은군수 감사패를 수상했으며 보은군의회 의정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어려운 이웃돕기에 솔선수범해 나서는 등 살기 좋은 보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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