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행동은 말보다 목소리가 크다-탈무드

남북통일의 첫 걸음인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남북은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다음달 말에서 오는 12월 초 사이에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간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이날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은 철도·도로 연결 사업의 착공식 시기를 확정하고, 그동안 미뤄졌던 현지 공동조사 일정에도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남북은 경의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를 이달 하순부터 진행하고, 동해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다음달 초 착수한다. 남북은 이미 4·27정상회담 때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과 동해선 등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등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데 합의하고 후속 조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남측 인원과 열차를 투입하는 북측 구간 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지난 8월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행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불발됐다. 현재 정부는 유엔사에 공동조사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동·서해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 일정은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연장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조사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서해선 도로 공동조사 일정은 추후 문서교환 방법으로 확정키로 했다. 착공식은 도로·철도 부문을 함께 진행할지, 도로·철도 사업별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진행할지는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착공식은 일단 현지 조사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할 것 같다”며 “공동조사 진행이 빨리 되면 착공식은 본래 의미처럼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고, 아니면 일단 상징적인 행사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사는 남한 지역에서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미 간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동해선 철도 남측 단절 구간과 경의선 고속도로 남측 구간의 연결을 위한 사업 절차를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동해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 구간과 경의선 고속도로 남측 구간인 문산∼개성 구간으로, 총사업비는 동해선 철도 남측 구간은 2조3490억원, 경의선 도로 남측 구간은 5179억원으로 추산됐다.

국토부는 이들 구간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과 논의 중이다. 통일 전에는 북한 구간과 연결된 상태의 경제성 등을 분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예외를 둬야 한다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다.

남북교류협력에 관계되거나 국가 간 협약·조약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은 예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국가재정법 조항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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