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프랑스 노란조끼(Gilets Jaunes) 거위들

청주일보l승인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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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지금 프랑스에서 그 ‘거위’들의 반발로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이 그 분수령이다.

지난 1년간 유류세를 대폭 올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내년 1월에도 추가 인상 계획을 밝히자 시민들이 ‘노란 조끼’를 입고 저항하고 있다.

유류세는 역진세까지는 아니지만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내는 세금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간접세다. 간접세 징수율이 높은 나라는 참고로 해야 한다.

파리에서는 시위대의 화염병과 경찰의 최루탄, 물대포가 날아다니며 방화와 약탈까지 벌어지고 있다. 집권 초 80%에 달하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25%까지 급락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 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추가 인상폭과 시점을 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성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조세정책과 관련된 흔한 경구로 “거위털은 아프지 않게 뽑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방한용 구스다운을 만들기 위해 거위털(세금)을 뽑더라도 거위(납세자)가 안 아프게 해야 지속가능하다는 의미다.

프랑스 절대왕정의 전성기를 이끈 루이 14세 시절 재상 콜베르가 한 말이다.

콜베르는 악화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세특권을 누리던 가짜 귀족들을 솎아내고, 소금세와 포도주세 등도 올렸다. 대신 그는 농민과 비귀족들만 부담하던 재산세(타유세)는 삭감해 ‘거위’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책도 병행했다.

프랑스의 이른바 '노란 조끼'(Gilets Jaunes) 운동이 8일(현지시간) 전국에서 대규모 4차 집회를 벌인다.

지난달 17일 이후 네 번째 전국규모 주말 집회인 이번 시위에서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 등 대도시 중심가에서 폭력사태가 또다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해 당국이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노란 조끼' 정국의 분수령이 될 이 날 전국의 주요 집회현장에 지난주 시위 때보다 2만5천여명을 늘린 8만9천여명의 경찰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위가 가장 격렬한 양상을 띠는 수도 파리에는 샹젤리제 거리와 바스티유 광장 등 주요 지점에 경찰 8천여명과 함께 장갑차 십여 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파리 시위 현장의 경찰 장갑차 투입은 2005년 파리 인근 낙후지역의 폭동 사태 이후 처음이다.

장갑차들은 주요 건물을 보호하고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쌓으면 이를 밀고 진압경찰의 진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무부는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 중심가에 지난주 방화·약탈 사태에서처럼 극우·극좌 단체가 집결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대책을 강구 중이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7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일부 극단적 과격세력이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의 상점과 음식점들이 대거 문을 닫을 예정인 가운데, 다수 상점이 진열창 보호를 위해 나무 합판을 덧대는 등 과격시위에 대비했다.

8일 하루 파리 중심가의 오페라 가르니에 등 주요 공연장과 루브르와 오르세 등 박물관·미술관 다수가 문을 닫으며, 에펠탑도 과격시위에 대비해 폐쇄된다. 이날 전국에서 프로축구 경기 6경기도 연기됐다.

프랑스 최대의 포도주 소매체인 '니콜라'도 이날 예정된 와인 시음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프랑스의 연말 관광경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시장상인연합회는 연말 성탄 시즌을 맞은 프랑스 전역의 크리스마스 마켓의 고객이 예년보다 30∼40%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지난 6일 저녁 TF1 채널의 생방송에 출연해 자중을 호소하며 "국민의 구매력 증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유류세 인상 철회, 전기·가스요금 동결,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 유예 등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시위 참여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거주세 인하, 부유세(ISF)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 등 다양한 요구를 분출하고 있다.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가 끝난 뒤 내주 초에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에 항의해 지난달 17일부터 본격화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며 폭력 사태로 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파리에서는 샹젤리제 주변 상점이 대거 약탈당하고 다수의 차량이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으로 불탔다. 파리에서만 130여명이 다치고 400여명이 넘는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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