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우리들에게 국가란 무엇일까?

청주일보l승인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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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재난 시스템은 이번에도 ‘먹통’이었다.

이 정권의 트레이드마크는 ‘도덕성’과 ‘정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는 대통령의 취임사는 새 정부의 핵심 테제였다. 이른바 촛불정신은 정의의 은유였다. 그 정신을 내세워 적폐 청산이 국정과제 1호가 됐다. 결국 두 전직 대통령과 많은 사람들이 감옥으로 보내졌다. 전 정권의 비도덕성과 현 정권의 도덕성을 대조시키는 도덕적 순결주의 전략은 높은 국정지지율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작금 벌어지는 일은 전혀 딴판이다. 이명박근혜문정권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국가는 나쁘게 말하면 배타적 폭력을 가진 집단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야 일정한 영토와 그 영토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에 의해 다스려지는 사회 집단을 말한다.

국가의 3요소는 주권, 영토, 국민이다.

‘국가는 일정한 영토가 있고, 그 영토에 살고 있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공동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에게 국가가 있을까?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국가란 무엇인가? 플라톤(대화편)
국가란 무엇인가? 카야노 도시히토
국가란 무엇인가? 신봉승
정의로운 국가란 무엇인가? 권기헌

국가란 무엇인가.
누가 국가를 다스려야 하는가.
국가의 도덕적 이상은 무엇인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이상에 다가설 수 있는가
국가는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가?

우리에게 국가란 원래부터 있던 존재다.

우리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고, 우리의 국가는 ‘주권’을 가지며, 우리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이다. 학창시절에 우리가 배웠던 이러한 국가의 3요소는 사실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는 현대 국가의 특수한 예일 뿐이다.

폭력과 권력에 대해 지속적인 고찰을 해온 일본의 젊은 철학자인 저자는 국가의 본질을 알기 위해선 우선 그 개념과 탄생 과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고찰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국가는) 물리적 폭력 행사의 독점을 실효적으로 요구하는 인간 공동체”라는 베버의 정의다.

고대국가에서부터 현재의 국민국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영역 안에서 폭력을 독점해야만 국가가 성립한다는 정의는 변하지 않는다. 국가를 포함한 정치단체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다종다양하지만, 그 목적을 위해 폭력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국가를 다른 단체로부터 분리해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폭력의 독점을 실효적으로 요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나 단체의 폭력을 실효적으로 단속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란 우리가 생각하듯 주민이나 대중들의 협의에 의해 ‘설립’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란 그 지역에서 가장 강대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획득’되는 것이다. 즉 홉스의 사회계약론도 사실 따지고 보면 그 계약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강제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미 강대한 폭력을 축적한 절대자(리바이어선)가 먼저 필요하다.

국가와 폭력, 그리고 부(富)의 징수
국가는 폭력의 독점과 축적을 위해 폭력을 조직화(강대한 폭력의 행사를 위한 물적, 인적 자원의 활용)하고, 가공(폭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집단화하는 방식)하는데, 그러한 폭력을 통해 부(세금)를 징수한다. 다시 말해 국가란 독점한 폭력을 통해 부를 징수하고 그 징수된 부를 통해 더욱 강대한 폭력을 축적하는 순환운동이다. 이 운동이 국가의 성립을 떠받치고 있다.

어떤 국가를 원하는가?
국가는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수립하는 국가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 국가다. 국민을 국민이기 이전에 인간으로 존중하는 국가다. 부당한 특권과 반칙을 용납하거나 방관하지 않으며 선량한 시민 한 사람이라도 절망 속에 내버려두지 않는 국가다.

우리는 그런 국가에서 살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나는 소로가 말한 것처럼 “먼저 인간이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시민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런 국가를 만들 수 있고, 또 그런 나라에서 살 합당한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국가는 ‘기게스의 반지’ 즉 절대 반지다.
적정한 인구를 유지하며 검소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인간들이 분수를 넘어서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면서 전쟁을 일으켰으며, 전사와 생산자, 통치자가 점점 분화되었다.

그리고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맞지 않은 일을 원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즉 전사가 정치를 하면 전쟁을 자주 벌이게 되고 생산과 장사를 할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탐욕에 빠지게 되고 생산자가 나서게 되면 극도로 혼란이 벌어지면서 어리석게도 참주를 원하고 자신의 자유를 갖다 바치게 된다.

결국 정의로운 나라, 국가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자신의 자리에서 수행할 때 가능하며 지혜로운 자를 길러 내고 그 지혜로운 자가 사사로운 탐욕을 갖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갖는 국가만이 이상적인 국가라고 결론내린다.

대중이 충분한 숙고 없이 말만 번드르르한 정치가들에게 휩쓸리고 어리석게도 자유를 내맡기고 그 결과는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이러한 정치에 대한 비판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대부분이 교양 교육을 받는 현대에서 절제보다는 다양성이, 조화보다는 연대가 가능하지 않을지 생각해 보자.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를 자꾸만 떠올리게 되는 요즈음 더욱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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