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소탐대실(小貪大失) -북제 유주(北齊 劉晝) 신론(新論)작은 것을 탐하다 큰 손실을 입는다

국민의당 출신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당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4선 중진인 최재성 의원을 비롯한 반대파는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찬성파에서는 “의석수 2석이 의미 없는 것도 아니고 들어오겠다는 것을 굳이 막을 수는 없다”는 식이다.

지금 민주당은 촛불혁명으로 성장한 당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도 제 1당이고, 지방의회는 거의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SNS나 기타 여론에서도 야당보다 여당, 정부를 더 지지하고 도와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새 정치인들을 받아주는 것은 문제다

이용호·손금주 의원에 대한 문재인 지지자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손금주 의원은 민주당에 당적을 둔 적 없이 국민의당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한 전형적인 안철수 라인이다.

안철수 캠프의 수석대변인으로서 반문공세의 최전선에 있었던 손 의원을 민주당이 받아준다는 것은 향후 안철수를 따라 나갔던 이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친문파를 비롯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반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용호 의원의 경우는 더욱 문제다.
오랫동안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던 이 의원은 17대 총선때부터 남원지역 출마를 노렸지만 당내 경선에서 밀렸다.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 의원은 낙선했고,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후 꿈에도 그리던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반감으로 ‘녹색돌풍’이 불었을 때의 일이었다.

그랬던 이 의원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하자 민주당도, 평화당도 아닌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민심의 흐름을 주시하다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놓고 순전히 ‘금배지’를 달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복당 찬성파에서는 2석이 결코 적은 의석수가 아니라는 반응이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누적된 상태다.

여당이 자유한국당의 몽니에 끌려 다닌다는 비아냥부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당으로 탈당했다가 무소속을 경유해 민주당으로 복당하려는 ‘철새’ 정치인들까지 받아줄 경우, 지지자들의 반감이 한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

뭔가 다를 줄 알았더니, 결국 국민 목소리보다는 의석수나 금배지에 눈이 먼 똑같은 정치꾼들이라는 비아냥이 매서운 채찍으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문재인 청와대는 비서진 개편을 시작했다.

박근혜 청와대와는 달리 국민 눈높이를 충실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국민 눈높이를 위해 제살을 깎고 있는 와중에 민주당은 철새들을 모아 구태정치의 표상인 ‘헤쳐모여’로 몸집을 불리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여당의 행보를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평가할지는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대통령을 끌어내렸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2020년 총선까지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혜왕(惠王)이 촉(蜀)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계략을 짰다.

혜왕은 욕심이 많은 촉후(蜀侯)를 이용해 지혜로 촉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래서 신하들로 하여금 소를 조각하게 해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넣고 '쇠똥의 금'이라 칭한 후 촉후에 대한 우호의 예물을 보낸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들은 촉후는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진나라 사신을 접견했다.

진의 사신이 올린 헌상품의 목록을 본 촉후는 눈이 어두워져 백성들을 징발하여 보석의 소를 맞을 길을 만들었다. 혜왕은 보석의 소와 함께 장병 수만 명을 촉나라로 보냈다. 촉후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서 이를 맞이했다.


그러다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은 숨겨 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을 공격하였고,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로써 촉은 망하고 보석의 소는 촉의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후의 소탐대실이 나라를 잃게 만든 것이다. 이처럼 작은 것에 눈이 어두워져 큰 것을 잃는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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