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인공 강우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진행된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25일 인공 강우 물질을 뿌려 강수량 변화와 미세먼지 저감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합동 실험에 돌입한다고 23일 밝혔다.

경기 남서부 지역과 서해상 일대에서 시행되는 이번 실험은 기상항공기 ‘킹에어 350’에 인공 강우 물질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실험에서 기상청은 인공 강우 물질을 뿌린 뒤 구름과 강수 입자의 변화를 관측하고, 환경부는 이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다.


영어에서 인공강우 전문가를 ‘레인메이커(rainmaker)’라 부른다.

‘행운을 부르는 사람’ 혹은 ‘특정 분야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원래 레인메이커는 가뭄이 들었을 때 기우제(祈雨祭)를 드리는 아메리카 인디언 주술사를 부르는 말이었다.

레인메이커가 행운과 영향력의 상징이 된 이유는 이들이 드리는 기우제가 100%의 확률로 비를 부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

이들은 한번 기우제를 시작하면 황당하게도 ‘비가 올 때까지’ 계속 드린다.

이들의 기우제가 100%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에 와서 레인메이커는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비가 없는 하늘에 인공적으로 비를 만들어내는 인공강우 전문가를 레인메이커라고 부른다.

인공강우가 최초로 성공한 것은 1946년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 빈센트 섀퍼(Vincent Schaefer, 1906~1993) 박사는 안개로 가득 찬 냉장고에 드라이아이스 파편을 떨어뜨리자 작은 얼음결정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에 착안한 그는 실제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면 눈(얼음결정)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1월 13일 그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바크처 산맥 4,000m 높이로 올라가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렸다. 그리고 5분 뒤 구름은 눈송이로 변해 땅으로 떨어졌다.

현재 인공강우는 멕시코, 태국,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그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37개국에서 15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인공강우 실험 순서는 먼저 기상장비를 활용해 기온·습도·바람과 미세먼지 상황을 분석해 실험에 적합한 장소를 찾으면 기상항공기가 인공 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살포한다.

그 뒤 기상청은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통해 인공 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한다. 기상관측선이 해안 지역과 해양 상공의 기상을 관측하고, 환경부는 해상의 기상관측선과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 등에서 인공 강우 물질을 뿌리기 전부터 뿌린 이후까지의 대기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 관측한다.

그동안 기상청은 가뭄 해소의 방안으로 인공 강우 실험을 진행해 왔다.

2017년 기상항공기 도입 이후부터는 인공 강우 심화 실험을 통해 일부 지역 강수 증가 현상도 확인했다. 그러나 인공 강우가 실제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과 태국에서도 인공 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했지만, 공식적 성공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실험의 결과는 기상 분야는 26일 1차 발표된다. 최종 결과는 다음 달에 발표된다. 기상청은 올해 약 15회의 인공 강우 실험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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