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주검은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로 다른 말로 송장이다.

색검, 떡검, 스검, 그랜저검, 구찌 검, 알검 그 끝은 어딘가? 이제는 주검이다. 남의 음주운전을 징벌하고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검찰들이 술에 빠져 주검(酒檢)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폭탄주 원조는 검사출신 박희태라고 한다.
술에 해박했던 수주 변영로의 <명정(酩酊) 40년>을 보면 6살때부터 주구장창 술 마신 이야기가 나온다.

‘제임스 본드’는 거의 모든 작품에서 마티니를 마시는데, 주문은 “보드카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다. 보드카를 섞으니 더 맛있어 보인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니콜라스 게이지’가 분한 주인공 ‘벤’은 술 좀 적당히 마시라는 한 여인의 권유를 받고 “차라리 숨을 덜 쉬라고 하지”라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인다.

한국 사회는 술과 담배에 너무 관대하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환공(桓公)’이 술자리를 마련했다. 환공은 원샷을 했으나 ‘관중(管仲)’은 반만 마시고 나머지를 버리는 것이다.

이를 보고 환공이 물었다. “그대는 술을 반만 마시고 나머지를 버리니 그것이 예(禮)에 맞습니까?” 관중이 이렇게 답하였다.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오고, 혀가 나오면 말에 실수가 있게 마련이며, 말에 실수가 있으면 몸을 버린다 들었습니다. 몸을 버리느니 술을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한 것입니다.”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폴 베를렌’은 일생을 주사(酒肆)와 성당 사이에서 보냈다

취하자니 술집에 가야하고, 참회나 정죄(淨罪)를 위해 성당에 안 갈 수 없었다.

한때 시인의 왕 칭호를 받기도 했으나 저주받은 시인으로 살다간 그의 생을 술이 가로막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영화 <캐롤. Carol>은 시작과 동시에 담배 연기 자욱하고 시끌벅적한 술집 장면을 보여준다. 대여섯 명이 둘러앉아 술 마시는 탁자가 클로즈업된다.

한 청년이 말한다. “나는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술을 마셔!” 다른 참석자가 말을 잇는다. “나는 깨어있는 시간이 무서워 술을 마셔.” 영화는 동성애를 다룬다.

주취 감형 청원을 해주는 나라다. 심신미약이란다.

술 마시고 한 행위를 형법에서 심신 상실 내지 심신 미약(즉 의사결정이나 사리판단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책임능력이 없다는 것)으로 본다는 것인데, 미친 개소리다. 남의 가정을 파탄내는 가정파괴를 저지르고도 술타령이다.

요사이 술에 취한 검사들 이야기가 뉴스에 자주 나온다.

검사들의 음주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사들이 음주운전으로 잇달아 적발된 데 이어 부장검사급 간부 검사가 술집 직원과 다툰 끝에 별다른 징계 없이 검찰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A부장검사는 서울고검에 근무하던 2017년 11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직원과 시비 끝에 폭행 사건에 연루됐고, 지난해 말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A검사는 술집 직원과 시비가 붙어 쌍방 폭행이 이어졌고 양쪽 다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아 입건은 되지 않았다. 수원지검은 지난해에야 폭행사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형사입건이 되지 않은 사안이라 별도 징계를 내리지는 않았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중징계 사안이 아닌데다 피해자들의 진정이나 고소, 고발도 없는 상황에서 본인이 자발적으로 사표를 냈기 때문에 수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폭행 사건 상대방 직원 측은 당시 A검사가 해당 술집 여성과 2차를 나가자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일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그런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검찰은 현직 검사들의 음주운전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서울고검 소속 B검사는 지난 27일 오후 5시45분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다른 차량을 긁은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264%로 면허취소(0.1%)을 훌쩍 넘은 수치였다. 2015년 8월, 2017년 4월 두 차례 적발된 바 있어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삼진아웃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고검 소속 B검사도 지난 23일 오전 출근길에 접촉사고를 낸 뒤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다. B검사 역시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95%로 측정됐다.

역사 이래로 이어져 내려온 술의 신비한 마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라는 말처럼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정도의 절제된 음주가 필요한 때다.

술도 음식이다. 절제가 필요하다. 술에 취한 신앙인들도 너무 많다.
안먹겠다는 사람들에게 강권한다.
술먹을 때와 술 안먹었을 때 사람이 너무 다르다.

왜 성찬의 전례에 포도주가 들어가고, 첫 기적이 카나의 혼인잔치의 술이었을까?

탈무드에 그런 이야기가 약간 나온다.최초의 인류가 포도나무를 심고있었다.

그때 악마가 찾아와서 물었다.

"뭘 하고 있는거야?" "굉장한 식물을 심고 있지."

"처음보는 식물인데?"

"이 식물에는 달고 맛있는 열매가 나와. 이 열매의 국물을 마시면 아주 행복해져."

그러자 악마는 자신도 돕고싶다고 요청했고 동업자가 된 악마는 양, 사자, 원숭이, 돼지 네마리의 동물을 죽여 동물의 피를 거름으로 주었다.

포도주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술을 처음마시면 양처럼 온순해지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 지고,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를 부르고,
많이 마시면 토하고 뒹굴며 돼지처럼 추해진다.

이것이 악마가 인간에게 '처음내린 선물' 이다.

-탈무드 중-


건강하고 건전하며 멋들어진 술자리를 기대해본다.

술은 인간의 성품을 비추는 거울이다. - 아르케시우스 (그리스 철학자)
입술과 술잔 사이에는 악마의 손이 넘나든다. -J.F.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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