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법률가들을 모조리 죽여버리자-셰익스피어

청주일보l승인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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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법률가들을 모조리 죽여버리자-셰익스피어

이 나라는 한비자, 상앙의 법가주의 나라인 모양이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법학과 의학을 양대 축으로 하는 한국 엘리트 집단의 ‘정치 성향’에 대한 글을 올린 바 있다”며 “양승태는 구속됐지만, ‘양승태의 성향’은 아직 법정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이번 판결을 해석했다.

이어 전 교수는 “사람들의 ‘성향’으로 구축된 관행과 문화를 바꾸는 데에는, 최소한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긴 싸움을 예고했다.

사실 한국은 식민지 시대 권력이 지배하고 있다.
변호사와 의사 고시출신들에게 권력을 몰아주고 있다.

그들을 치외법권 지대처럼 만들어 떠받들고 있다.
잘난사람, 똑똑한 사람, 건들면 안되는 사람 등으로 우상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집단들이다.

법률가들의 정치는 바람직 하지 않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정치에 기여할 능력이 하등 없기 때문이다. 법률제정, 운용에 기여한다는 것도 착각이다.

국민 편에서 법을 제정하고, 수사하고, 운영하고, 재판하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렇다고 법률가들이 도덕적이거나 깨끗하기를 바라지 말라.

법률가들은 예수시절부터 욕을 먹었다.

법률가에 대한 비판은 역사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일어난다. 법이 정의와 진실보다는 권력과 이익을 편에 붙어서 날파리같은 행태를 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권력과 이익에 붙어먹으면서 말로는 정의와 진실을 외치고 뒤로는 기득권 편에서 특권을 보호해주는 이중잣대를 들이밀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것이 법률자본주의다. 사람을 인본주의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만드는 수단으로 법을 보는 것이다.

저주받으리라, 법률가여. 너희는 지식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가지고 너희 자신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사람들까지 막았다 - 예수(누가복음 11장 52절)

좋은 법률가는 나쁜 이웃 - 루터

법률가에 대해서 가장 강력한 비난을 한 사람은 아마도 셰익스피어라 생각이 된다.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쓰던 당시 런던은 법률가의 도시였다. 사법연수원에 해당하는 법학원에 기숙하는 예비법조인들은 셰익스피어극에 열광했다.

당대 극작가의 20%가 법학원 출신이었다. 셰익스피어도 법조타운 주변을 얼쩡댄 문학청년이었을 것이라는 논문도 다수 있다. 안경환 교수가 쓴 <법 셰익스피어를 입다>가 분석한 '헨리 6세'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맨 먼저 법률가 놈들을 모두 때려죽이자!" 시대적인 이유가 있다. 엘리자베스 치하 영국은 소송 폭주 시대. 연평균 100만건 이상의 소송에 400만명이 관련됐다.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재판은 공동체의 정의와 윤리적 일체감을 확인하는 주요 의식이자 시민의 여흥이었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희곡 『헨리 6세Henry IV』제2부 제4막 제2장에서 농민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우리가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법률가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일이다"

농민들이 무기를 들고 광장에 나와 혁명을 선언하고 나서 기득권에 복무했던 인사를 하나씩 잡아들여 즉석에서 재판을 벌인다.

케이드 : "자, 모두들 용감하여라. 용감한 그대들의 대장은 혁명을 일으킬 걸 선언한다. 그렇게 되면 이 나라에서 한푼에 하나 살 수 있던 빵을 세 개 이상 살 수 있게 되고, 서말들이 술동이가 아홉말들이 술도이가 될 것이다. 집에서 만든 묽은 술을 마시는 자는, 중죄로써 처단할 것이며, 나라의 토지는 공유지로 할 것이다. 칩사이드 홍등가에서는 내 말이 풀을 먹을 것이다. 왕이 된다면, 물론 왕이 되지마는..."

일동 : 왕 만세! 셰익스피어 전집2(사극편,정음사) 중에서

이 와중에 차탐이라는 자의 서기를 엠마뉴엘을 끌고 온다. 서기는 증서도 작성하고 법정 양식대로 글도 쓰는데, 농민들은 "놈들은 항상 서류 꼭대기에다 이렇게 쓴다. 그건 당신에게 불리하오"라고 한껏 조롱한다. 결국 서기는 붓과 먹통을 목에 달아 죽게 되는데, 법률가를 죽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붓과 먹통을 함께 죽인다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법률사무소 김앤장>를 쓴 장화식 씨는 한 강연회에서 김앤장의 변호사들에 대해서 소개를 했다. 그렇게 신사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깍듯이 대하고 말투 역시 교양이 넘친다고 했다.

그렇게 표정 하나 안 바뀌며 사람들의 인생과 생계를 간단히 끊어버리는 것이 그들의 실체다.

예컨대 핸드폰 문자 해고로 유명한 2004년 외환카드 노동자 정리해고 사건에서 휴대폰 문자해고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법적 효력이 있음을 자문해준 것이 이 변호사들이었다.

흥국생명 역시 2년 동안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1년 만에 400명을 정리해고 하도록 부추긴 것은 법률가들이었다. 협약을 어길 경우 벌칙이나 금전 배상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 것 역시 법률가들의 교양 넘치는 변호사들이었다.

폐암 환자들이 마지막 생명줄로 인식돼 온 아스트라제네카의 독점적 특허권을 완화해달라는 시민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복지부가 약가 조정을 단행하려 하자 이것을 할 수 없게 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아스트라제네카의 소송을 맡은 것도 법률가들이었다.

고객이 지불하는 수임료를 위해서라면 공공성이나 정당성은 헌신짝처럼 팽개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들을 맡고 잘난체 하는 것들이 법률가들이다. 때문에 저자는 이들을 '악마의 변호사'라고 불렀다.

법률가들이 재산이 늘었다는 것은 국민이 그만큼 인생을 저당자빟고 피고름을 쏟아냈다는 사실이다. 법률권력주의, 법률자본주의 무섭다. 감방이 비고 구속된 사람들이 해방을 찾을 때 세상이 행복해 지는 것이다.

2008년 08월 22일 경향신문 시론 <법치의 종말>

한국의 법치는 이제 종말을 앞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처음부터 내세우던 ‘법치확립’이라는 슬로건은 되레 법치 그 자체를 말살한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서부터 경제인 대량 사면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통제에서부터 무차별적인 시위자 연행에 이르기까지, 기관장 싹쓸이에서부터 언론장악 시도에 이르기까지 천박한 사이비 법치의 담론만이 횡행하면서 이 땅의 법치를 고사시키고 있는 것이다.

- 李정권 법전엔 권한의 법만 담겨 -

법치의 본질은 법을 통해 정부권력을 통제하고 이를 통해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함에 있다. 실제 ‘법치의 확립’이란 말은 정부가 국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니다. 문명사회에서의 그것은 국민에게 준법정신을 강요하는 것과는 관련이 별로 없다. 오히려 그것은 국민이 정부에 대하여 내리는 엄중한 명령이다.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법률을 만들고 이 법률로써 정부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바로 법치의 실체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런 법치를 전혀 알지 못한다. 그들의 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뜻대로 휘두르는 통로이자 수단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의 법전에는 오로지 권한의 법만이 담겨져 있다. (중략)

- 법위에 군림할땐 ‘저항의 대상’ -

최근 정치성을 띤 사건에 언제나 검찰이 나서는 것은 그 예가 된다. 과거 군사정부에서처럼, 정치적 반대 세력을 억압하고 대중의 정치참여를 차단하는 역할을 형사사법권을 장악한 검찰이 도맡아 나선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는 검찰의 비리수사 수준에서 은폐되어 버린다. 국민주권을 향한 촛불집회의 함성은 도로교통법 위반과 집시법 위반이라는 형사법의 문제로 왜곡된다.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사이버민주주의는 명예훼손과 불온표현이라는 범죄의 수준에서 조롱된다.

정치의 문제가 형사법의 수준으로 왜곡되고 이를 정치검찰과 정치사법이 뒤처리하는 과거의 전철이 민주화를 외치는 이 순간에도 새삼 반복되고 있다.

이 나라는 정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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