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馮道(풍도)의 舌詩(설시) -입을 조심하자.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로다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安身處處牢(안신처처뢰)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중국 풍도의 유명한 설시(舌詩)다.

말은 글보다 영향력이 코고,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기가 어렵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앞 뒤를 가려 신중하게 해야 한다.

지도자가 되려면 함부로 말하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지도자는 남을 배려하고 주위를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욱이 요즘은 통신수단의 발달로 한번 내뱉은 말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왜 인간들은 말실수를 자주 할까?
근본 원인을 살펴보면 말하는 사람들의 지나친 자기 돌출 욕심 때문이다.

듣지 않고 제 말만 하기 때문이다.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자명하다.

듣는 대상이 어떤 사람이든 말하는 사람은 가장 효과적으로 생각을 전하려고 한다.

여기서 짧은 시간에 함축적인 내용을 전달하려다 보니 듣기에 거북하지만 머리에 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표현을 선호하게 된다.

여야 정치인들은 촌철살인의 날카로움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듣는 이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해 언론과 국민들을 의식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애쓴다.

듣는 이의 이해를 빠르게 돕기 위해 사용하는 비유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비유적 표현으로 사실과 벗어난 얘기가 구설수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지도자들이 잘못 비유 말을 해 해명하고 지탄을 받는 게 허다하다.

상대방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통쾌함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대로 듣는 이는 피할 수 없는 치욕과 수모를 느낄 수 있다.

공자께서는 사마우에 대한 가르침은 물론, 말에 대해 제자들에게 많은 말씀을 남겼다.

“군자는 먹는데 있어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고, 사는데 편안함을 구하지 아니한다. 일에는 민첩하고 말에는 신중하며 올바른 도를 가진 이를 따라 바르게 행동한다면, 학문을 좋아하는 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일에는 민첩하되 말에는 가급적 삼가는 자세야말로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말에 대한 말씀을 많이 남겼는데 한마디로 ‘말조심 하라’는 가르침이다.
사람은 말을 어눌한 것 같이 천천히 하고 행동은 민첩하여야 한다는 지혜가 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개에게 물린 사람은 반나절 치료 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뱀에게 물린 사람은 3일 치료 받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사람의 말에 물린 사람은 아직도 입원 중이다.

사람의 말이란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위험한 무기다.

말은 씨가 되는 법이다.
부정적인 말은 대개 부정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 행동의 결과도 부정적일 때가 많다. 반면 긍정적인 말은 실제 상황을 밝고 희망적으로 만들어준다.

말은 인격이다.
말하는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준다.
바르고 품위 있는 말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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