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민경욱 자한당 대변인은 6월 9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천렵(川獵·냇물에서 고기잡이)질'에 비유한데 이어 6월 11일 오전에는 페이스북에 "나도 피오르 해안 관광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여권에선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관광에 빗대는 막말로 비아냥대고 있다"고 했다.

알다시피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국회 문닫고 진짜 지역구 관리라는 천렵질은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다고 서로가 서로 탓을 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혈안이 되고 있다.

천렵은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다. 거기에 접미사 질이 붙어 천렵질이 되는 것이다. .

얼마전 걸레질과 접미사 ~질의 뜻을 기록한 적이 있다.

질의 뜻은 행동(짓)과 역할(노릇)두 가지다.
낚시질, 뒷걸음질, 비질은 행동을, 도둑질, 미장이질, 훈장질은 역할을 나타낸다. 질은 짓이 변한 말로 본래 의미 중립적인 말이다. 군것질, 땜질, 수꿉질, 저울질이 그 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비하의 의미로 질을 많이 사용한다.

막말 정치권에서 아나운서 출신인 한선교가 바닥에 앉아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던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한다"고 말했다.

본인은 걸레질로 공생하는 기자들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 말을 기자들은 그렇게 안받아들이는 모양이다. 더러움이나 때를 걸레로 닦거나 훔치는 일을 나타내는 걸레질을 사용하는 경우 누가 좋게 받아들일까?

부모질, 자식질, 의원질,선생질, 경찰질, 검찰질, 판사질, 재발질, 장관질 등의 말속에 질을 붙이면 누가 좋게 생각하겠나. 종교에도 사제질, 총회장질, 봉사질 등으로 표현하면 누가 좋아하겠나

갑질도 이런말이다.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인터넷에선 갑의 무한 권력을 꼬집는 ‘슈퍼 갑’, ‘울트라 갑’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갑처럼 군림하려 하는 사람을 일러 ‘갑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 한다.

널리 알려진 갑질은 대략 이런 것이다.

천렵
봄부터 가을까지 즐길 수 있으나 여름철에 더 많이 놀이되며 주로 남자들이 즐긴다. 여름철 피서법의 하나로 산수 좋은 곳을 찾아 찬물에 발을 담그고 노는 탁족(濯足)과 함께 행하기도 한다.

냇물이나 강가에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으며 헤엄도 치고, 또 잡은 고기는 솥을 걸어 놓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데 때로 농악이 따르기도 한다.

천렵할 때는 바람이 조금씩 불어야 고기가 잘 잡힌다고 한다.

정학유(丁學游) -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4월령

“앞내에 물이 주니/천렵을 하여보세/해 길고 잔풍(殘風)하니/오늘 놀이 잘 되겠다/벽계수 백사장을/굽이굽이 찾아가니/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봄빛이 남았구나/촉고(數罟)를 둘러치고/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반석(磐石)에 노구 걸고/솟구쳐 끓여내니/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이 맛과 바꿀소냐.”

원래 천렵은 고대 수렵사회(水獵社會)와 어렵사회(魚獵社會)의 습속이 후대에 여가를 즐기는 풍속으로 변모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도 천렵은 더위를 피하거나 여가를 즐기기 위한 방법으로 놀이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하여 그 양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천렵질은 국회의원질, 관료질, 재벌질 등 갑질이 최고의 천렵질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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