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베네수엘라 경제위기에서 배우는 4가지 교훈’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청주일보l승인2019.06.1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베네수엘라 경제위기에서 배우는 4가지 교훈’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베네수엘라 망국의 원인은 4가지다.

1.석유산업에 편향된 경제구조
2.과도한 복지
3.규제 위주의 관치경제
4.공직자 부정부패’를 경제파탄의 원인이다.

이 중 ‘석유의존 경제’를 뺀 나머지 셋은 한국경제의 위기요인과 대동소이하다. 유엔에 의하면 2014년 이후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난민 수가 인구의 10분의 1인 300만 명을 넘는다. 올해는 난민 수가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의 동서와 시의 고금을 볼 때, 한 국가의 ‘절정기와 쇠락기’는 겹친다. ‘팍스 로마나’가 그랬고, 백제 의자왕과 당 현종(玄宗)의 치세가 그랬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로마제국의 최전성기를 쇠망의 시작이라 봤다., 시오노 나나미도 <로마인 이야기>에서 제국의 판도를 최대로 넓힌 트라야누스, 죽을 때까지 드넓은 제국을 순행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 등 5현제가 위대한 로마라는 명성을 얻긴 했지만, 그들은 “안정될 때 위기를 생각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범했다”고 지적했다.

백제의 의자왕(재위: 641~660)도 등극 직후인 642년에 대야성(합천) 등 신라의 40여 개 성을 함락시켰고, 거듭되는 군사적 성공으로 즉위 초 긴장감의 끈을 놓고 말았다.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驕兵必敗·교병필패)’는 병법의 교훈을 망각했다. ‘촛불은 꺼지기 전에 가장 밝다’는 것을 의자왕은 몰랐다. 그 역시도 로마의 5현제처럼 안정될 때 위기를 생각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범해 망국의 군주가 되었다.

현대에 와서 나라가 망한 사례중 하나인 그리스와 베네수엘라가 그렇다.

그리스는 한 때 국민소득 5만 달러를 자랑했던 나라다.

아이러니하게도 1974년 군사정권시대가 끝나고 민주화가 성취되면서 올림픽을 개최하고 힘을 자랑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1975년 이후 중도우파와 중도좌파 정권이 번갈아가면서 30년간 집권했다.

민주화에 도취한 중도좌파 ‘사회당(PASOK)’ 출신의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 하에 공무원 숫자를 늘렸다. 20년 전 전체 그리스 내 직장인 대비 10% 수준이었던 공무원 비율은 2010년 25%까지 확대됐다.

ㄱ구민 4명중 1명이 공무원이었다. 거기에 일을하려면 공무원의 뇌물구조와 부정부패없이 불가능했다.

공공부문의 확대는 고스란히 정부 지출로 이어졌다. 그 결과 그리스의 2014년 GDP는 2010년 대비 25% 줄어들었다. 그리스는 선진국 중 처음으로 IMF 채무를 갚지 않은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유럽의 지진아로 몰락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세계 20대 부국이었지만, 1999년 차베스의 반미 사회주의 노선과 후계자 마두로의 노선 승계 결과로 망국의 벼랑 끝에 서게 되었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가진 나라,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잘 살던 나라’ 라는 수식어는 이제 빛바랜 박물관의 유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위의 예에서 봤듯, 강성했던 백제가 망하는 데에는 2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석유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도 20년 만에 망국의 길목에 서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상황이다.

공무원의 증가와 공무원이 포함되지 않은 부패를 찾기가 어렵다. 공무원이 있어야 일이 된다. 북한 배가 삼척항에 정박을 하고 돌아다녀도 신고가 있을 때까지 모른다. 인천의 붉은 수돗물은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돼 왔다.

아래는 아래대로 무분별한 저임의 외국 노동자들 때문에 힘들고, 위에는 위에 대로 부동산 투기와 부패 기득권 때문에 힘들다.

정치는 망치가 돼 실종된 지 오래다.

경제는 특정 분야에 의지하는 침체기다. 북한핵 등과 연관된 외교와 안보는 불안하다. 선거를 앞두고 예산증액과 이벤트만 보인다.

회광반조(回光返照). ‘해가 지기 직전에 잠깐 하늘이 밝아진다’, 꺼질 때 촛불을 유난히 밝다. 그 기세가 왕성할 때 조심해야 한다. 편안할 때 위기를 찾고, 위기에서 평화를 찾았음은 동서양의 진리다.

한비자는 망징편에서 나라가 망하는 원인을 47가지 사례를 들어 이여기 하고 있다.

"일찍이 구만리를 돌아다녀 보고 위아래 4000년 역사를 보았지만 한국 황제와 같은 사람은 처음 보았다." 이 말을 한 사람은 구한말 조선에서 활동한 사업가 겸 의사 겸 외교관 호러스 알렌이다.

칭찬인가, 조롱인가. 그 앞 문장에 답이 있다.

"한국 국민은 가련하다(韓民可憐)."(황현, '매천야록' 4권 1905년)

망국의 징조는 언제나 부패와 탐욕이다.


조선이 망할 때 원인을 생각해 보자.

1907년 7월 고종이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보낸 사실이 공개됐다.

7월 4일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고종에게 협박하며 말했다.

"일본에 저항하려면 은밀히 하지 말고 부디 대놓고 하시라. 우리가 적수가 돼 드리겠다."(구즈우 요시히사, '日韓合邦秘史·일한합방비사', 1926년) 조롱이었다.

일본에 공공연하게 맞설 돈도 군사도 인재도 없는 황제에 대한 조롱이었다.
청주일보  webmaster@cj-ilbo.com
<저작권자 © 청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주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   |   로그인   |    회원가입   |   회원약관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제호 : 청주일보 | 등록번호 : 충북아00152 | 최초 발행연월일 : 2009년 3월 30일 | 발행인 : 박창서 | 등록연월일 : 2015년 2월 23일(법인전환)
편집인 : 박창서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윤모 | 발행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대신로10번길 6-1 시사 B/D | 전화번호 : 043-232-0505 | 대표 메일 : news8419@hanmail.net
청주일보의 기사를 무단 전재 · 복사 · 배포 등을 금하며 이를 어길 시 저작권법에 저촉됨을 알려드립니다.
Copyright © 2019 청주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