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연꽃의 계절이 왔다.

번뇌 진창에 빠지기 전에는 연꽃을 피울수 없다

꽃말은 소외된 사랑, 신성, 청결, 당신은 아름답다.

※연꽃(Nelumbo)과 수련(Nymphaea)은 현재 학술적 기준으로 목 단위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흔히 생각하는 연꽃은 프로테아목 연꽃과이고 수련은 수련목 수련과이다. 옆에 있는 개연꽃(Nuphar japonica)도 수련과이다. 이 사실이 밝혀진 것은 1995년이다.

인도가 원산지인 연꽃은 연못 위에 둥둥 떠 있는 수생식물이라는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은 논이나 늪지의 진흙 속에서도 자란다.

관상용뿐만 아니라 식용, 약용으로 쓰이기도 해서 연의 줄기인 연근은 우리네 먹거리로 자주 이용된다. 이런 까닭으로 가끔 여름철 농촌에 가면 벼 대신에 연꽃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꽃이 아름답고 향도 있어서 연꽃축제도 심심찮게 열린다.

이집트 원산인 수련과 자주 헷갈리는데 구별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연꽃은 잎과 꽃이 모두 수면 위로 튀어나와 있지만 수련은 잎과 꽃이 모두 수면에 바짝 붙어서 나온다. 또한 수련은 씨앗이 그리 오래 못간다.

연잎은 물을 튕겨내는 성질이 있어 어느 정도 빗물이 차면 아래로 떨어뜨린다. 또한 흙탕물이 묻지도 않는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성질을 가진 연잎의 구조를 연구하여 절대로 젖지 않는 식기와 옷감을 만들어 냈다.

연꽃 씨앗은 생명력이 대단하기로 유명하다. 중국에서 발견된 1000년 묵은 씨앗이 발아된 적도 있고 일본에서는 2000년 묵은 씨앗이 발아하기도 했다. 정확하게는 연꽃 씨앗이 정말 괴악하게 단단하기 때문, 그 엄청난 단단함 때문에 망치로 때리거나 불로 지져도 멀쩡하다. 인공적으로 싹을 틔우게 하려면 줄톱으로 껍질을 까야 한다.

오래된 연꽃이 발아한 사례로는 한국에서는 아라홍련이라고 이름 붙은 종류가 유명하다.2009년 5월 경상남도 함안군 성산산성의 고대 출토현장에서 진공상태로 석화되다시피 한 점토 안에 잠자는 연꽃 씨앗 10개가 발굴되었다.

그 10개 중 2개를 지질화학연구소에 의뢰하여 검사한 결과 ''700년 전 연꽃 씨앗으로 측정되었다. 또한 해당 꽃씨가 살아있음까지 확인하여 함안군 연구센터에서 연꽃 씨앗 2~3개를 발아시켰으나 2개는 발아에 실패, 1개만이 싹을 틔우는 데 성공하였다.

발아한 꽃씨는 불과 1주일 만에 잎을 틔우면서 1달 만에 연잎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해당 해에는 잎만 무성하게 자라며 꽃을 개화하지 못했는데, 이듬해 2010년에 첫 꽃을 피워내는데 성공. 현대의 연꽃보다 더 날렵하고 가녀린, 옛 한국 불교화(佛畵) 등에서 보이는 바로 그 모양새였다.

함안군에서는 해당 연꽃을 포기이식 방법으로 무진장 많이 증식시키려는 시도를 했는데 그 역시 대성공. 대규모 아라홍련 연꽃습지를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사연이 워낙 각별한 꽃이라 연꽃만개 시기에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연꽃은 연씨를 가져와 경기도 시흥 관곡지에 심은 사숙재 강희맹이다.

사숙재는 세종의 처조카로서 세조의 이종사촌 동생이라는 특수한 위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사숙재의 모친 청송심씨靑松沈氏)가 세종의 왕비 소헌왕후(昭憲王后)의 여동생이었기 때문에 소헌왕후가 이모가 될 뿐만 아니라 결국 세종이 이모부가 되는 것이다.

강희맹(1424-1483)은 평소 농학 발전에 대해 깊은 연구와 관심을 기울였다. 세조 9년(1463년)에 중추원 부사로 진헌부사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오게 되었다.

중국에서 돌아올때 남경에 있는 전당지에서 연꽃 씨를 채취해 귀국한 후, 하중동 관곡에 있는 연못에 재배를 해본 결과 점차 널리 퍼질수 있었다.

매년 7월경 관곡지는 연꽃이 만발하여 아름다운 정경을 볼수 있다. 관곡지 주변에는 연꽃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어 관곡지와 함께 아름다운 연꽃의 향연을 제공한다. 연꽃의 개화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관곡지는 하중동 208번지에 위치한 작은 연못으로서 조선 전기의 유명한 관료인 강희맹이 명나라 남경(南京)에서 꽃은 흰데 끝부분만 옅은 붉은 빛을 띠는 전당강(錢塘江)의 연꽃씨를 가져다 심은 곳으로 유명하다.

지역 이름을 ‘연꽃고을(蓮城)’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장소다.

2004년 관곡지 주변 논에 연꽃을 많이 심어 수도권 시민들이 찾는 곳이 되었으니, 역사적 유래와 함께 시흥을 홍보하는 좋은 사례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으로부터 150여년 전인 1846년에 관곡지를 수리하고 쓴 책 『연지사적(蓮池事蹟)』이 남아있다.

『연지사적』의 저자는 당시 안산군수였던 권용정(權用正, 1844년 11월 6일~1848년 6월 25일 재임)이란 분인데, 이 분은 강희맹의 사위로서 관곡지를 소유하게 된 권만형(權曼衡)의 직계 후손이다.

연성정수장을 지나 물왕저수지 쪽으로 가다보면, 비석 세개가 길가에서 있는데, 그중 1848년에 세워진 비석에 “군수권후용정영세불망비(郡守權侯用正永世不忘碑)”라 쓰여져 있다.

여기에 기록된 권용정이 바로 『연지사적』을 쓴 그 분이다. 권용정은 안산군수로 부임한 뒤, 조상의 사적이 깃든 연못(즉, 관곡지)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잡풀이 무성하여 연꽃을 못 살게 하는 것을 보고 1845년 봄에 부역에 동원된 백성들을 시켜 연못을 수리하게 하였다.

수리하고 나니 그 해 여름에 다행히 강희맹 선생이 심은 것과 같은 전당홍(錢塘紅) 두 줄기가 자라났다 한다. 권용정은 관곡지를 잘 관리하기 위해 다른 일체의 부역(賦役)없이 오직 관곡지만 관리하는 연지기 6명을 두도록 하고 이 사실을 경기도 관찰사에게 보고하여 허락을 받아냈다.『연지사적』에는 그 여섯 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도문(李道文), 황차돌(黃次乭), 김춘복(金春福)?황해금(黃海金)?김만돌(金萬乭)?김삼손(金三孫)이 그들이다.

이 여섯 명은 앞에서 말했듯 일체의 부역은 물론 군역(軍役)과 환곡(還穀)도 면제받는 특혜를 받았고, 그것이 영구히 계속된다는 증명을 경기도 관찰사로부터 받을 정도로 관곡지 관리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만약 연지기에 결원이 생기면 해당 마을인 하중리의 백성중에서 충원토록 하였는데, 이들에게도 역시 같은 혜택을 주었다. 또 연지기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매를 쳤고(笞刑), 큰 죄를 지으면 쫓아내어 다른 사람으로 대신하도록 한 조항도 마련하였다.

조선 후기에 이처럼 특정한 곳을 관리하기 위해 지키는 사람을 두고, 혜택을 준예가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기 때문에 『연지사적』에 기록된 이러한 내용은 비단 시흥시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를 쓰는 데도 매우 귀중한 자료다.

관곡지란 명칭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조선 후기의 각종 지리지 및 관곡지의 현 소유주인 안동권씨 화천군파의 족보에는 모두 이 지역을 직곶(職串)으로 기록하고 있고, 실제 주민들도 ‘베실구지’, 또는 ‘벼슬고지’로 부르고 있는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벼슬(베실)’에 해당하는 한자(漢字)를 ‘직(職)’에서 ‘관(官)’으로, ‘구지(고지)’에 해당하는 한자(漢字)는 ‘곶(串)’에서 ‘곡(谷)’으로 바꾸어 표기함에 따라 ‘관곡지(官谷池)’란 이름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관곡지를 잘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 못지않게, 원래의 이름을 찾아 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유명한 연꽃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세미원과 연꽃의 시발지 시흥 관곡지 , 부여 궁남지, 상주 중덕지, 고성 상리 ,대구 안심, 경북 상주 공갈못, 제천 의림지, 전주 덕진지, 해주 부용지 등이다.

옛날부터 좋은 먹거리로 쓰이기도 했다.

연근과 연잎밥이 좋은 예. 또 차로 마시기도 하는데, 찻잎을 연꽃잎으로 싸서 재워두는 방식이나 연잎 자체를 말려서 찻잎으로 쓰는 방식이 TV 드라마에 소개된 적이 있다.

연꽃잎차는 세계 삼대 미녀인 양귀비가 애음한 다이어트차로 유명하다.

플라보노이드 함유로 몸속의 독소를 배출하여 다이어트 효과뿐만 아니라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또, 혈관 확장 작용이 있기 때문에,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기능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노점에서 연꽃을 삶아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우일, 선현경 내외가 신혼여행으로 유럽과 이집트를 오고 갈 때 프랑스에서 이걸 무척 신기하게 봤다고. 그런데 이후 연꽃을 먹는 방법을 그린 만화('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를 보면 먹는 방법이 딱 아티초크(잎이 꽃대에 붙은 부분만 먹는다,

잎을 다먹고 남은 꽃대 부분이 제일 맛있다 등등)여서 아티초크를 연꽃으로 착각한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 무안 백련차가 등록되어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장금이의 꿈8화에서는 연잎으로 만든 각종 요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연꽃빵이나 연잎빵을 파는 곳들이 있다.

연꽃의 씨앗을 연씨, 연밥, 또는 연자(蓮子)라고 부른다.
식용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껍질에서 떫은 맛이 나기 때문에 까는데, 껍질 깐 연밥을 한약재로 사용할 때에는 연자육(蓮子肉)이라고 부른다.

말린 것을 그냥 먹기도 하며 과거에는 간식 삼아서도 먹는다. 그리고 연자죽이라고 해서 연밥을 갈아서 죽처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잘 찾아보면 간단하게 타먹을 수 있는 연자죽 가루를 판다. 다만 좀 가격이 있는 편. 불교에서는 연밥으로 염주를 만들어 사용하면 공덕이 크다 하여 연밥 염주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1.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주변의 부조리와 환경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 서 아름답게 꽃피우는 사람을 연꽃같이 사는 사람이라 한다.이런 사람을 연꽃의 이제염오(離諸染汚)의 특성을 닮았다 한다.

2. 불여악구(不與惡俱)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물이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러떨어질 뿐이다. 물방울이 지나간 자리에 그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와 같이 악과 거리가 먼 사람, 악이 있는 환경에서도 결코 악에 물들지 않는 사람을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 한다.이를 연꽃의 불여악구(不與惡俱)의 특성을 닮았다고 한다.

3. 계향충만(戒香充滿)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한사람의 인간애가 사회를 훈훈하게 만들기도 한다.이렇게 사는 사람은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고결한 인품은 그윽한 향을 품어서 사회를 정화한다.한자락 촛불이 방의 어둠을 가시게 하듯 한송이 연꽃은 진흙탕의 연못을 향기로 채운다.이런 사람을 연꽃의 계향충만(戒香充滿)의 특성을 닮은 사람이라 한다.

4. 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바닥에 오물이 즐비해도 그 오물에 뿌리를 내린 연꽃의 줄기와 잎은 청정함을 잃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항상 청정한 몸과 마음을 간직한 사람은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 한다. 이런 사람을 연꽃의 본체청정(本體淸淨)의 특성을 닮은 사람이라 한다.

5. 면상희이(面相喜怡)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여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온화해지고 즐거워진다.얼굴이 원만하고 항상 웃음을 머금었으며 말은 부드럽고 인자한 사람은 옆에서 보아도 보는 이의 마음이 화평해진다. 이런 사람을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이런 사람을 연꽃의 면상희이(面相喜怡)의 특성을 닮은 사람이라 한다.

6. 유연불삽(柔軟不澁)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고 유연하다.그래서 좀처럼 바람이나 충격에 부러지지 않는다.이와같이 생활이 유연하고 융통성이 있으면서도 자기를 지키고 사는 사람을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을 연꽃의 유연불삽(柔軟不澁)의 특성을 닮은 사람이라고 한다.

7. 견자개길(見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하다고 한다. 하물며 연꽃을 보거나 지니고 다니면 좋은 일이 아니 생기겠는가? 많은 사람에게 길한 일을 주고 사는 사람을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 한다. 이런 사람을 연꽃의 견자개길(見者皆吉)의 특성을 닮은 사람이라 한다.

8. 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은 피면 필히 열매를 맺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꽃피운 만큼의 선행은 꼭 그만큼의 결과를 맺는다. 연꽃 열매처럼 좋은 씨앗을 맺는 사람을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한다.

9.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은 만개했을 때의 색깔이 곱기로 유명하다. 활짝핀 연꽃을 보면 마음과 몸이 맑아지고 포근해짐을 느낀다. 사람도 연꽃처럼 활짝 핀 듯한 성숙감을 느낄 수 있는 인품의 소유자가 있다. 이런 분들과 대하면 은연중에 눈이 열리고 마음이 맑아진다.

10. 생이유상(生已有想)
연꽃은 날 때부터 다르다. 넓은 잎에 긴 대, 굳이 꽃이 피어야 연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연꽃은 싹부터 다른 꽃과 구별된다. 장미와 찔레는 꽃이 피어봐야 구별된다. 백합과 나리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사람 중에 어느 누가 보아도 존경스럽고 기품있는 사람이 있다. 옷을 남루하게 입고 있어도 그의 인격은 남루한 옷을 통해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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