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헌혈의 가치를 알릴 것.-위정자들이 나 설 것.

▲ 안정적 혈액 수급을 위한 적정보유량은 5일치이다.【충북·세종=청주일보】
【충북·세종=청주일보】이성기 기자 = 곧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서울대는 이미 방학이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에 인구 절벽 진입으로 우리 사회가 갈수록 노인 인구가 넘쳐나고 암이나 중증질환의 환자가 증가하면서 혈액의 수요는 늘어나지만 실제 헌혈할 수 있는 인구는 줄어들어 혈액수급 불안이 점점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그리 어려운 예상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10대와 20대가 전체 헌혈의 71%를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사회가 미리 혈액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정말 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나는 본다. 과거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해서 헌혈률이 급감할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혈액사업은 국가가 위기관리를 해야 할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분야이다.

혈액은 아직까지 약처럼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 사람을 위해서 자기 몸의 일부를 내어주는 이타주의에 기초하지 않으면 혈액사업은 그 존립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혈액사업은 그 헌신성과 도덕성이 어느 사업 분야보다도 더 높이 요구된다.

우리나라 헌혈자들의 연령별 분포는 10대~20대가 71%를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이미 오래전 되어 굳어 버렸다. 중장년층의 헌혈율이 극도로 매우 낮다. 헌혈자의 95%는 학교 단체헌혈에서 처음 접한다.

헌혈의 가치를 모른체 수업을 땡땡이 치며 간식을 먹을 목적에 한다. 나 역시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처음 헌혈을 했다. 예비군이나 민방위 교육장을 가서도 마찬가지다. 헌혈하면 조기 귀가를 떡고물 삼아 헌혈하니 말이다. 이렇게 중장년층이 되면 그때서는 헌혈과 아주 멀어진다. 중장년층의 헌혈율이 낮은 이유다. 우리는 진중(珍重)하게 헌혈의 가치Value에 대해 들어보거나 교육 받은 적이 없다. 나 역시 지금 것 없으니 말이다.

물질적으로 배고품을 모르고 풍족한 이 시대에 사는 이 때에 빵을 준다고 일반인들이 헌혈에 나서줄까? 이제는 헌혈의 가치Value를 전하는 국가혈액사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낯선 분에게 눈물의 감사전화로 헌혈의 가치를 깨달았으며 충북 헌사모의 한 회원분은 자살을 시도 했다가 수혈을 받고 정기 헌혈자가 되었으며 각자 자신만의 헌혈 매니아가된 스토리가 있는데 이 분들의 공통점은 헌혈의 진정한 가치를 자기 스스로 또는 타인을 통해 깨닫고 정기 헌혈자가 된 것이다.

적십자사는 크게 두 가지의 사업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구호사업(대북 사업 포함)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혈액사업이다. 그 중 우리나라 혈액의 92%를 담당하고 있는 혈액사업은 원래 국가의 책무인데 적십자사에 위탁해 운영해오고 있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혈액사업을 독점적으로 하다 보니 이 오래되고 낡은 조직엔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문제점이 한 둘이 아니다.

여러 문제들 중 구조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채혈량이 곧 적십자사 혈액사업의 매출액으로 직결 된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미 말한 것처럼 헌혈자들에 대한 접근 방식이 여느 기업의 홍보 마케팅 방식과 그리 다르지가 않다. 헌혈하면 준다는 '영화표 1+1'이라는 발상은 적십자사가 헌혈을 어떤 시각으로 운영해 왔느냐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어떻게 헌혈을 접하고 경험하면 미래의 지속적인 헌혈자가 되게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채혈을 할 수 있을까가 늘 고민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바로 모두 매출액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혈액사업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게 바로 그 이유다. 현재 이 구조로는 앞으로 국가혈액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너무 늦기 전에, 그리고 일이 터지기 전에 체계를 바꾸자. 정부의 몫이다.

내가 생각하는 골든타임은 앞으로 5년이다. 노인인구는 더욱 늘 것이고 청소년은 줄 것이다.
중장년층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헌혈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위정자들이 나서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나서 헌혈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헌혈자들을 격려하고 좋은 헌혈문화를 가지도록 관심을 기울이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중 그 누구도 헌혈을 하거나 헌혈의 집을 방문 격려했다라는 소식을 나는 들어보지 못 했다.

대만은 우리에게 너무도 좋은 예이다. 마잉주 총통은 그가 타이페이 시장 시절 심각한 자국의 헌혈율에 관심을 갖고 본인 스스로가 나서 지금은 국민 헌혈율 8%의 WHO가 인정하는 모범 혈액자주국이다.

충북 출신의 노영민 전 국회의원이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이 심각함을 알리고 미리 준비하자는 마음에 유튜브 방송과 틈이 나는대로 혈자독에 대한 컬럼을 기재하고 있다.

나의 메아리가 어디까지 갈 지는 나는 모른다. 부디 국가의 위정자들이 청주의 구룡산 문제처럼 꼭 발 등에 불이 떨어져 호들갑을 떨지말고 제발 부디 이 문제를 지금처럼 방치하지 말고 TF팀을 꾸려 미리 준비하길 바란다.

같은 민족으로 북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 해 주는 것도 이해 하지만 그 어떤 것 보다 가치 있게 쓰일 예산이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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