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범 입시 토크】 고1 통합사회 단원과 개념의 관점에서 지상파, 종편 ‘연고주의 방송 프로그램’이 사회 이동성에 던지는 의문

(하단부) 칼럼 연계, 통합사회 수행평가, 토론, 독서 전공별 예시 공개 글 지상범 JSB진로진학연구소, 교육칼럼니스트

2025-11-13     청주일보

【청주일보】 청주일보 =

▲ 본 칼럼 관련, 고1 통합사회 단원과 개념

 

이 글은 최근 한국 방송계에 만연한 '누구의 누구' 중심의 연고주의 콘텐츠 제작 행태를 비판하는 데 주요 동기가 있다.

방송사가 개인의 사회 이동에 대한 기대를 제한하고 계층 고착화를 조장하는 비윤리적 행태를 고1 통합사회의 단원과 개념을 통해 비판하는 것이

이 글의 핵심 목적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에게 흥미를 주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사회적 함의가 내포됐다.

방송은 개인의 땀과 노력으로 획득되는 성취 지위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퇴색시키고, 태어난 배경인 귀속 지위의 특권을 미화하여 성공의 기준을 왜곡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방송은 성공이 연줄로 결정된다는 왜곡된 인식을 주입할 뿐 아니라, 시청자의 대리 만족을 계층 고착화에 대한 체념적 순응으로 유도하여 사회 비판 의식을 무디게 만든다.

이는 정의로운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본 칼럼은 대중 매체가 시청률이라는 상업적 논리에 매몰되어 공익을 방기하고, 평범한 이들의 사회 이동성에 대한 희망을 꺾는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하고자 한다.

능력과 노력의 가치를 회복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방송사의 공적 책임을 촉구하는 것이 이 글의 최종 목적이다.

 

1. 서론 : 연고주의의 확산과 공정의 그림자

최근 몇 년간 한국 방송계는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기업인 등 이른바 ‘성공한 소수’의 혈연(가족)과 지연(동향, 학연, 인맥)에 초점을 맞춘 관찰 예능 및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있다.

'OOO 가족의 일상', 'OOO 친구들의 모임' 등, 스타의 후광을 입은 주변 인물들이 방송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다.

물론 이러한 콘텐츠는 시청자에게 사적인 흥미와 대리 만족을 제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싸워온 연고주의(緣故主義)적 가치를 미화하고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회적 함의가 내포됐다. 

본 칼럼은 2022 개정 통합사회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사회 계층과 공정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이러한 방송 행태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정의로운 가치에 미치는 악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2. 본론 1 : 귀속 지위의 미화와 성취 지위의 퇴색

통합사회 교육과정은 개인의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

바로 귀속 지위(Ascribed Status)와 성취 지위(Achieved Status)다. 귀속 지위는 성별, 태어난 가문처럼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성취 지위는 개인의 노력, 능력, 교육을 통해 획득된다.

연고주의 프로그램의 출연진은 대부분 자신의 능력(성취 지위)이 아닌, 스타와의 관계(혈연 또는 지연)라는 귀속 지위 덕분에 대중의 조명을 받는다.

그들은 스타의 명성과 자본이라는 후광을 통해 이미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흥미를 넘어, 시청자, 특히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 세대에게 "성공은 공정한 노력보다 타고난 배경과 연줄에 의해 결정된다"는 왜곡된 메시지를 깊숙이 주입하는 것이다.

진정한 공정 사회는 개인의 땀과 능력으로 성취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방송이 귀속 지위의 특권을 화려하게 조명할수록, 대다수 평범한 이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무력감을 느끼게 되며, 성실한 노력과 공정한 경쟁을 통한 성공의 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시청자들이 이러한 특권층의 삶을 엿보며 얻는 대리 만족은 계층 고착화 현실에 대한 체념적 순응으로 이어져, 사회 비판 의식을 무디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3. 본론 2 : 사회 이동성의 위협과 ‘정의론적 관점’에서의 비판

연고주의 방송이 미치는 가장 심각한 악영향은 사회 이동성(Social Mobility)을 저해하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사회 이동성은 계층 구조 내에서 개인이 지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며, 이는 건강하고 역동적인 사회의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스타와 그 가족, 인맥으로 구성된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는 시청자들에게 계층 고착화 현상을 정당화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의론(Justice Theory)의 관점에서 더욱 첨예하게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히 존 롤스(John Rawls)의 정의론이 강조하는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Fair Equality of Opportunity)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롤스는 사회적 지위와 직책이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열려 있어야 하며, 재능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경과 관계없이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고 중심 방송은 스타의 인맥과 자본이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게 부와 명성, 심지어 방송 출연 기회까지 대물림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출발선의 불평등을 단순한 '개인의 행운'으로 포장한다.

이는 정의로운 사회가 지향해야 할 분배 정의(Distributive Justice)의 핵심인 '운의 임의성(arbitrariness of fortune)'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좌절시키고, 태어난 배경이라는 우연한 요소가 사회적 성공을 결정짓는 불공정한 현실을 순응하게 만드는 위험을 내포하는 것이다. 

롤스의 정의론적 관점에서 볼 때, 결과의 불평등은 차등의 원칙에 따라 용인될 수 있어도, 출발선의 기회에 대한 불공정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4. 본론 3 : 공정성 가치 훼손과 대중 매체의 공적 책임

통합사회 2 단원은 대중 매체의 역할과 공적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방송사는 시청률 경쟁이라는 상업적 논리에 앞서, 공익을 추구하고 사회 구성원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에 기여해야 할 막중한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연고주의 콘텐츠들은 시청률 지상주의와 더불어 제작의 안정성 및 위험 회피 심리에 매몰되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사회가 '조국(祖國)'을 넘어 '공정(公正)'을 핵심 가치로 요구하는 시대에, 방송은 정반대로 연고주의와 특권의 향유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다.

이는 대중의 인식 속에 절차적 공정성의 훼손을 기정사실화하고, 불평등 구조에 대한 비판 의식을 무디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방송이 담아야 할 것은 폐쇄된 특권층의 화려한 일상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지역,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능력과 노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성취를 쟁취하는 과정이다.

단순히 노력해서 '성공'한 모습만을 보여주라는 요구가 아니라,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삶의 가치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다원적 사회의 모습을 조명함으로써, 진정한 사회적 공정성이 살아 숨 쉬는 공동체를 시청자에게 보여줘야 한다.


5. 결론 : 공정한 미디어 환경을 위한 제언

연고 중심의 프로그램 제작 경향은 귀속 지위 미화를 통해 성취 지위의 가치를 훼손하고, 계층 고착화를 심리적으로 부추겨 사회 이동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는 정의론이 요구하는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을 훼손하는 방송사의 무책임한 행태라 할 수 있다.

방송사는 더 이상 시청률이라는 단기적 목표에 갇혀 사회 정의를 역행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서는 안 된다.

대중 매체로서의 공적 책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능력과 노력의 가치를 존중하는 성취 지위 중심의 다양한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삶의 방식을 조명해야 한다.

이는 건강하고 역동적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투자이며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기여다.

시청자들 또한 스타의 후광에 기대는 '누구의 누구'가 아닌, 자기 역량으로 당당하게 서는 '나 자신의 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방송사의 연고주의적 콘텐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능동적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발휘해야 한다.

특히 콘텐츠를 소비할 때, "이 사람이 능력이 아닌 연줄로 얻은 혜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청하는 비판적 자세가 요구된다.

공정한 사회는 모두의 노력과 감시를 통해서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 칼럼 연계, 통합사회 심화 탐구 예시 요약 재작성

본 칼럼은 연고주의 방송 비판을 통해 통합사회의 핵심 개념인 귀속 지위와 성취 지위, 사회 이동성, 그리고 존 롤스의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 등과 연계된 심화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시된 전공별 수행평가, 토론, 독서 활동은 이러한 지적 호기심을 탐구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적 아이디어를 제시할 뿐 정답은 아니다.

 

전공별 주요 탐구 주제 예시

• 신문방송/미디어학과는 미디어의 공적 책임과 윤리적 심의 기준 강화 방안을 연구하며 시청률과 공익성의 충돌을 다뤄 본다.
• 수학/통계학과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 이동성 지표를 개발하고 계층 이동 확률을 모델링하는 것이다. 통계적 공정성과 롤스 정의론을 비교 분석하는 토론을 진행한다.
• 철학/사회학과는 롤스의 정의론을 적용해 연고주의를 비판하고 능력주의의 역설이나 계층 재생산 이론을 탐구한다.
• 경상계열은 연고주의로 인한 경제적 비용(기회 비용)을 분석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경영 전략 관점에서 다루어 보는 것도 좋은 탐구 주제가 될 수 있다.
• 법정계열은 연고주의 방송에 대한 법적 규제 방안을 검토하며 표현의 자유와 공정성 충돌 문제를 논해 본다.
• 공학계열은 AI 알고리즘의 편향 문제를 분석하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시스템의 투명성 확보 방안을 기술적으로 설계해 본다.

이 예시들은 정답이 아닌 지적 탐구의 출발점이며 학생들은 수행평가, 토론, 독서 활동을 통해 칼럼의 비판적 관점을 각자의 학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활동은 교과서 단원과 개념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정성 있는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능동적 탐구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지상범 소장]

필자는 1970년, 충북 옥천 출생으로 대전 한샘학원에서 사회탐구 단과 강사로 데뷔했다.

이후 강남 대지, 대한국민 노량진 한샘, 비타, 비상에듀, 대성학원 외 부선서전, 대동학원, 대구 유신학원, 대전 제일, 대학학원 등의 전국 대형학원에서 사회탐구 강사로 활동했으며 최다지역 마감 경력을 가지고 있다.

㈜케이스, 아이퍼스트, imbc(이엠정보)에서 인강 강사로 활동했다.분당 중앙학원 근무시 전국모의고사 출제위원으로 3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10년 전 부터 ‘지역 교육격차’를 위한 공교육과 사교육 협력 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현재 JSB진로진학연구소장으로 전국의 많은 학생들을 컨설팅하고 있다.

또한 청주 청원고, 장성고, 익산고 등 전국 명문고에서 100여개 특강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