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은군 장안면 농민들 애타는 심정으로 대책 마련 호소

충북 보은군 장안면 권관씨가 자신의 논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촬영 주현주

【충북·세종=청주일보】 지상범 기자 = 충북보은군 장안면 세재 원액 유출 사건이 난지 3일차 논에 심어논 벼가 빨갛게 타들어가고 있어 일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뒤로한채 보은군 관계자들이 성의 없는 답변으로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지경에 이르고 있다. 

다음은 보은군 장안면 농민 권관씨가 토로한 안타까운 심정이다. 

27일  파랗게 자라야할 벼가 빨갛게 죽어가고 있는 자신의 논에서 만난 권관씨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에 벼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니 환장하겠다"며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줄 때만 반짝하더니 누구하나 관심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권씨는 " 약 2400평을 임대해  벼를 삼었는데 사고당일인 23일 마침 논에 물이 부족해 댄 것이 이렇게 됐다"며 빨갛게 죽어가고 있는 벼를 바라보았다.

권씨는 " 26일에는 보은군 환경과 농업기술센터, 세제원액을 누출한 A사 관계자들이 찾아왔지만 보은군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별다른 보상방법이 없다'는 말 뿐이고  가해자인 A사는  회사가 어려워 경매로 새로운 주인이 왔다 돈이 없고 중고차가 있는데 그거라도 팔아서 일부 변상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충북.세종=청주일보] 충북 보은군 장안면 권관씨가 논을 손으로 휘저어서 거품이 일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지상범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충북 보은군 장안면 권관씨가 논을 손으로 휘저어서 거품이 일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지상범기자

권씨는 " 지금도 논에 물을 휘저으면 거품이 일고 올챙이는 물론 개구리도 다 죽고 벼는 계속 말라 농기샌터에서도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했고 올해 농사도 문제지만 세제원액이 땅속으로 침투해 볓년동안 거품이 계속나와 농사를 장담할 수 없지만 누구하나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는 " 2400평에서 40kg기준 년간 80포대 정도 수확을 했고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 원 되지만 몇년동안 농사를 짓지 못하고 그 동안 투입된  농약 ,인건비, 트랙터 비용 등을 합하면 천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피해자 권씨 이외에도 물길을 따라 약 3KM구간에 논이 있는 황곡리 주민들도 불만이 팽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황곡리 윤윤용 이장은 "보은군 담당부서에 논,밭, 필지별 피해규모 조사 등을 문의했더니 이번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군에서는 법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전제조사된 면적도 없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충북.세종=청주일보] 충북보은군 장안면 세재유출사고로 빨갛게 타들어가는 자신의 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지상범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충북보은군 장안면 세재유출사고로 빨갛게 타들어가는 자신의 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지상범 기자

윤 이장은 " 경매로 새로운 주인이 등기부등본에 올라와 있는 날짜를 기준으로 소유권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 "이라며 " 농사만 짓고 사는 농임들이 잘 모르니 담당공무원이 전체 피해농민 모임 등을 주선해 사고자와 새로운 공장주 등과 면담 등을 주선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권관씨는 "화학을 바탕으로 세정제를 소분하는 공장에 따로 정화조  및 폐수처리시설 없이 지금까지 3번 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공장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뭔가 비정상적"이라며 "과연 보은군의 사고대책 행정이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비난했다.

보은군 환경과 담당자는 27일 통화에서 구인리와 황곡리 등 전체  피해면적 및 규모에 대해 묻자 "다른 일이 너무 많아 아직 조사된 것이 없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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