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공허한 메아리

 

【청주일보】 안창현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30분 가까운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OECD 국가 가운데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제를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나라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 △모든 경제지표가 견고한 회복의 흐름 △4% 이상의 성장전망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고교무상교육 시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이 강화 △분배지표가 개선되는 긍정적 성과 등을 거론하며 태평성대를 노래한 듯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2021년 대한민국은 살판난 나라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이렇게 좋아진 나라에서 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칠까요?

대통령 귀에만 나라의 근간인 서민들의 외침과 신음이 안 들리는 걸까요?

문재인 정부 최대의 실정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인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사라지게 한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능력 있는 장관을 그렇게 세우고도 왜 부동산 정책은 폭망한 것입니까?

LH를 필두로 한 전국의 땅 투기 광풍은 땅 한 평 없는 서민들의 꿈을 짓밟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법을 지키고 성실하게 살면 손해 보고, 불법, 탈법, 편법을 써서 돈만 벌면 되는 승자독식의 황금만능주의를 척결할 의지는 있는지요?

내로남불이 판을 치고 내가 하면 정의요, 옳은 것이고 남이 하면 틀리고 잘못된 것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언을 드립니다.

제발 남은 1년 만이라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민생 회복, 일자리 회복,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 해결이 될 수 있게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서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통해 무주택 서민, 신혼부부,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세요.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1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라며 “그 1년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수많은 위기 앞에서도 단결하며 전진했던 위대한 국민들과 함께 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라며 “모든 평가는 국민과 역사에 맡기고, 마지막까지 헌신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대로 실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할 때, 국민은 고통을 감내하고 따르겠지만, 남은 1년 동안 또 다른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때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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