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병원 길바닥에 환자 버리려 했던적 없다"

 

[청주일보유튜브]충북 시민연대 거동불편한 중국인 노동자 방치 시도한 충북대병원 규탄 시위

【청주일보】 김정수 기자 =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는 불법 체류자인 중국인 이주 노동자를 치료비가 쌓여가자 환자를 살던 컨테이너에 방치하려 했던 충북대 병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1일 오후 2시 충북대 병원 앞에서 진행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지만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며 거동도 하지 못하는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를 돌볼 사람이 없는 그가 살던 콘테이너에 방치하려 했던 충북대 병원의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6월 29일 내수읍 마산리 마을에서는 큰 소동이 벌어졌다.  뇌를 크게 다쳐 스스로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중국인을 충북대 병원 직원들이 살던 곳에 데려와 버리고 가려 했다. 

이를 본 주민들이 아직 치료가 더 필요하고 보호자조차 없는 환자를 그냥 놓고 간다는 것은 환자를 죽이는 일과 다름없다며 저녁 9시 30분까지 6시간 동안 격렬한 대립이 벌어졌다. 

환자가 살던 집에는 허리를 수술을 한 80대 노인이 혼자 살고 있는데, 만약 그대로 환자를 두고 갔다면 이웃들에 엄청난 고통과 불편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내수읍 주민들은 다친 사람을 완벽하게 치료하지 않고, 재활과 보호 대책조차 강구하지 않은 채 직원을 시켜 사람을 길바닥에 버리려 한 충북대병원의 처사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충북도를 대표하는 3차 의료기관인 국립대 병원이 환자의 건강 회복과 치료를 내팽개치고, 이윤이 되지 않는다고 무책임하게 버리려한 처사는 도저히 그냥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인 노동자 류홍림(59세) 씨는 10년 전에 한국에 들어와 일하다가 상가를 짓는 일을 하기 위해 3년 전에 내수읍에 들어왔다. 

[청주일보] 충북시민사회 단체 여대회의가 충북대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주일보] 충북시민사회 단체 여대회의가 충북대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업체가 부도가 나서 24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자, 이를 받기 위해 내수읍에 거처를 구하고 일용노동자로 혼자 살아왔다. 

내수읍 주민들은 이런 중국인 노동자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보증금도 받지 않고, 이웃처럼 따뜻하게 대하며 지금까지 살아 왔다. 

지난 4월 19일 옥상 난간에서 실족하여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신속히 후송하도록 조치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난 29일 충북대 병원에서 환자를 무작정 데리고 와서 버리려다가 이러한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충북대병원의 작태는 이주노동자의 건강권과 인권은 물론 어려운 이주노동자를 따뜻하게 대해온 내수읍 주민들이 쌓아온 인간 존중과 끈끈한 연대까지 한꺼번에 패대기쳐 버린 것이라고 맹 비난했다. 

충북대병원이 환자를 내다 버리려한 황당한 일이 벌어진 데에는 이주노동자의 삶과 인권에 대해 관심이 턱없이 부족한 충청북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코로나가 덮친 최근에는 더욱 이주노동자의 삶과 건강은 아예 관심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하다 다친 이주노동자의 치료비 지원 예산은 2013년 3200만 원에서 2021년 286만 원으로 십분의 일도 더 줄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충북도는 무엇보다 먼저 치료와 재활이 더 필요한 류홍림씨가 안정적으로 치유하며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대책과 방안을 수립하길 촉구한다.  

개가 길을 잃고 다쳐도 주인을 찾을 때까지 유기견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치료해 준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일을 하는 이주노동자가 다치면 치료조차 하지 않고 내다 버리려 하고, 이들을 보호하고 치료조차 받을 데가 없는 현실은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주노동자의 삶과 인권을 무시해온 정책을 반성하고, 어려운 이주노동자의 삶을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한다. 

충청북도, 충북대병원, 충북의료원 등의 관계 기관은 이주민에 대한 인권감수성을 회복하고, 이주민의 인권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수립하길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한편, 환자로 변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는 이미 20년이 넘었으며 이들을 관리하는 출입국 관리사무소 역시 불법체류자가 두발로 걸어다녀야 추방할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이주노동자가 법적인 보호를 받을수 있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청주일보]  충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가 충북대병원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청주일보] 충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가 충북대병원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충북대 병원 입장 

지난 4월19일 충북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옥상에서 떨어져 "열린 두개내 상처가 없는 미완성 뇌손상, 두개골 및 안면골의 상세불명 및 '열린두개내 상처가 없는 경막외 출혈'로 본원 외상센터에 119구급대를 통해 후송됐다. 

충북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은 응급수술을 진행했고 생존확률이 희박함에도 응급수술을 진행해 환자의 생명을 살렸고 70여일간 외상중환자실에서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수 있게됐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의료진과 환자 본인의 의사에 따라 퇴원절차를 진행했고 오랜 중환자실 생활로 근력이 약화된 환자의 편의를 위해 6월 29일 오후 3시경 원무과 직원 2명이 직접 차량을 이용해 환자를 주거지까지 동행했다고 밝혔다. 

원무과 직원 2명은 보호자가 없는 불법체류자 신분인 환자의 신변을 집주인에게 알리고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사에게 지원요청을 권고했다. 

이에 집주인을 비롯한 이웃주민들은 보호자가 없는 환자의 상태를 우려해 내수읍 행정복지센터의 지원이 명확히 확인이 될때까지 병원측에서 돌봐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원무과 직원 2명은 오후 9시경까지 주민들과 상의끝에 환자를 다시 병원으로 이송했으며외상중환자실에서 치료가 필요없는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대병원은 다시 돌아온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최근 신분을 보장받지 못한 다국적 불법체류자가 생명이 위급한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되는 경우가 번번히 방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이들 환자는 막대한 치료비를 낼수도 없으며 관련제도가 부족해 어느곳에서도 지원받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충북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이자 공공의료기관으로 인명의 소중함과 병원의 이익을 저울질 하지 않고 있으며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시하며 환자가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환자치료를 가장 첫번째로 여기고 있다. 

환자를 길바닥에 버리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앞으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소명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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